정치 제 1282호 (2020년 06월 22일)

추경호 “연금 충당부채 포함 땐 나라 빚 2500조…그래도 펑펑 써”

기사입력 2020.06.22 오전 09:08

[주목 이 정치인]


국가 부채 비율 45% 이하로 묶는 법안 낸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

- “1인당 빚 5000만원…이대론 경제 위기 부르고 빚·암울한 현실 미래 세대에 떠넘기게 돼”



- "기축통화 아닌 국가 중 부채 비율 50% 넘는 나라 거의 없어"


-"복지제도 완비, 고령화 거친 선진국과 채무 비율 비교는 무책임"


-"이 정부, 뉴딜이란 근사한 이름으로 재정을 정치적으로 활용"


-"부채 비율 60%도 괜찮다며 한가하게 재정 운용할 상황 못돼"


-"AI 발달로 일자리 줄기 때문에 기본소득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논리 비약"


-"기업이 열심히 일해 생기는 이익을 나누자는 초과이익공유제는 불공정"



추경호 “연금 충당부채 포함 땐 나라 빚 2500조…그래도 펑펑 써”


[한경비즈니스 =  홍영식 대기자·성상훈 한국경제 기자·사진=서범세 기자] 미래통합당의 대표적 ‘경제통’으로 꼽히는 추경호 의원은 최근 ‘전환기 한국 경제 포럼’을 주도적으로 만들어 주목 받고 있다. 대결이 일상화된 국회에서 통합당뿐만 아니라 김민석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참여해 대한민국의 발전 방향을 모색해 보자는 것은 화제를 모을 만하다.



추 의원은 특히 국가 부채 비율에 대한 걱정이 많다. 국가 부채 비율을 45% 이하로 유지하도록 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재정은 최후의 보루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을 빙자로 정부가 허리띠를 풀듯 방만한 재정 지출을 하고 있고 이대로 가다간 미래 세대에게 빚과 암울한 경제 현실을 떠넘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환기 한국 경제 포럼’은 어떤 활동을 합니까.



“한국 경제가 대전환기에 있습니다.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쪽으로 무역 환경이 바뀌면서 우리 경제·사회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어요. 글로벌 공급망·노동·교육·금융 등 환경 변화로 생산성과 경쟁력 확보, 사회 안전망 보강 숙제까지 안게 됐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전반적으로 다루기 위해 통합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합니까. 여권은 ‘전시 상황’이라며 재정 투입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높여 재정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전시 상황이라면서도 실제 대응은 전시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시를 빙자해 방만한 재정 지출을 하고 있어요. 전시 상황이라면 불요불급한 재정을 조정하는 등 그에 맞게 대응해야 합니다. 경제성장률 1~2%가 예상되는데 재정 지출 증가는 9% 이상 됩니다. 금년도 예산을 이미 재정 지출 확대 쪽으로 편성해 그건 그것대로 집행하면서 추가로 더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것은 전시 상황에 맞는 대응이 아닙니다. 정치적인 목적의 재정 지출이에요. 뉴딜을 내세운 것은 새로운 프로젝트로 경기를 부양해 보겠다는 뜻인데 이미 예산이 편성된 사업들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도 하지 않고 코로나19 위기 대응이라는 이유로 재원을 급하게 쓰겠다는 것은 추가경정예산 명분에도 맞지 않습니다. 뉴딜 내용을 보면 단순 집행, 시급하지도 않은 ‘단기 알바’성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것이죠. 이미 편성된 동일한 사업에 대한 예산을 집행하지도 않고 뉴딜이란 이름으로 쓰려고 합니다. 뉴딜이라는 근사한 이름으로 재정을 정치적으로 활용할 게 아니라 정작 어디에 얼마나 필요한지, 얼마나 시급한지, 추경은 그 목적에 맞게 쓸 것인지 점검해 봐야 합니다. 또 금년도 예산으로 이미 편성된 사업 중 집행 성과를 평가해 가면서 추가로 얼마가 더 필요한지 검토해야 해요. 뉴딜이라는 이름으로 성급하게 집행해 혈세를 낭비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됩니다.”



▶‘여권에선 “불난 집의 불을 끄는 데 물 걱정할 때 아니다”며 재정 투입을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불을 끄는 것과 아무 상관없는 데 예산을 쓴다는 게 문제예요. 불을 끄는 예산이 아니라 한가하게 근사한 새 집을 짓는 데 쓰겠다는 겁니다. 이미 편성돼 있는 예산을 살펴본 다음 모자라면 추가로 투입해야지 언덕 위에 근사하게 집을 짓는 데 사용하겠다는 것은 맞지 않아요. 이런 식으로 예산을 운영하는 것은 결국 정치적 목적으로 혈세를 낭비하게 되는 겁니다.”



추경호 “연금 충당부채 포함 땐 나라 빚 2500조…그래도 펑펑 써”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 약력 : 1960년 대구 출생. 대구 계성고·고려대 경영학과·미국 오리건대 대학원 졸업. 행정고시 합격(25회).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금융정책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조정실장. 20~21대 국회의원. 미래통합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국가 부채를 두고 논란이 많습니다. 여권은 60%까지 가도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재정 건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좌·우파 정권과 관계없이 재정 건전성은 금과옥조로 지켜 온 것이죠. 왜 중요하냐 하면 한국은 소규모 개방 경제입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우려가 큽니다. 이런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선 재정 여력이 있어야 합니다. 평소 알뜰하게 살아야 그게 가능하죠. 지금 가계 부채도, 기업 부채도 높기 때문에 최후의 보루로 재정이 막아 줘야 합니다. 또 우리는 기축통화국이 아닙니다. 금도 자원도 많지 않습니다. 결국 위기 상황에서는 휘청거릴 수밖에 없어요. 그나마 지금까지 재정이 건전해 환율이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죠. 만약 재정이 부실했으면 환율이 폭등하고 해외 자본도 들어오지 않고 국내 자본도 이탈할 겁니다. 그러면 경제 위기로 이어지는 거죠.”



▶‘국가 부채 비율이 45%를 넘지 않도록 하는 재정 준칙 법안을 제출했는데 왜 45%입니까.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재정 준칙을 가지고 있어요. 유럽연합(EU)은 1991년 통합을 위한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맺을 때 60%로 설정했죠. 그 당시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의 국가 부채 비율이 6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 상태보다 조금 낮게 준칙을 정한 겁니다. 우리도 이를 기준 삼아 현재 국가 채무 비율에 맞게 그렇게 설정한 거예요. 그리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부채 비율이 평균적으로 110%가 된다고 하는데 통계가 잘못됐어요. 80%가 넘는 수준입니다. OECD 평균이 그렇더라도 미국과 일본 같은 특수한 국가를 빼고 유럽 국가 중 유로화를 쓰지 않는 덴마크·스웨덴 같은 국가는 채무 비율이 40~50% 언저리예요. 기축통화를 쓰지 않는 국가 중 부채 비율이 50%가 넘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리고 OECD 다른 국가들과 한국을 평면적으로 비교하면 안 됩니다. 다른 국가들의 복지 시스템은 1960~1970년대에 완비됐고 고령화도 1980년대에 진입했어요. 반면 한국은 최근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속도도 몇 배 빨라요. 앞으로 고령화에 따른 지출 소요가 눈에 빤히 보입니다. 이런 인구 구조에 대응하려면 앞으로 세금이 급증하거나 채무 비율이 엄청나게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이 시점에서 복지 제도가 완비되고 고령화도 달성된 선진국들의 채무비율과 비교하는 것은 무책임한 발상입니다.”



▶‘갈수록 복지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고 세수와 국내총생산(GDP)도 늘어난다는 보장이 없는데 45% 유지가 가능하겠습니까.



“국제 신용 평가 회사인 피치는 한국 국가 부채 비율이 2023년 46%가 되면 신용 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죠. 2015년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정부의 예산 추계서를 보고 부채 비율 마지노선인 40%가 무너진다고 질타한 적이 있습니다. 현 경제 수준이나 고령화에 따른 복지 지출 소요를 감안할 때 40%를 넘어가면 재정 건전성이 타격 받을 수 있어요. 그래서 40%를 마지노선으로 삼아 왔는데 앞으로 방만하게 운영하면 경제 위기, 금융 위기의 단초를 제공하게 됩니다. 장기 재정 전망을 보면 필연적으로 빚더미를 남기거나 세금 폭탄을 넘기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알뜰살뜰하게 재정을 운용해야 합니다. 45%라는 게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만 계산한 겁니다. 게다가 비영리 공공 기관까지 포함하면 50% 가까이 되죠. 공기업 부채까지 포함하면 규모가 훨씬 더 커져요. 2년 뒤 국가 부채가 10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공기업 부채까지 합하면 최소 500조원을 더 추가해야 합니다. 여기에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충당 부채가 1000조원 정도 있는데 이것은 채무에 계산하지 않고 있어요. 이를 포함하면 국가 채무는 2400조~2500조원이 됩니다. 1인당 빚이 5000만원 수준이 되는 거죠. 그래도 돈을 더 못 써 난리입니다. 엄청난 부채를 안고 있는데 60%도 괜찮다며 한가하게 재정을 운용할 상황이 아닙니다. 이대로 가다간 빚과 암울한 경제 현실을 미래 세대에게 떠넘기게 됩니다.”



▶‘기본소득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본소득을 어떻게 정의하고 논의하느냐가 먼저죠. 그런데 주장하는 사람마다, 찬반을 표현하는 사람마다 머릿속에 그리는 기본소득이 다 달라요. 원래 기본소득이라고 하면 재산과 소득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일정 금액을 주는 것이죠. 이를 통해 최소한의 생활을 가능하게 하자는 겁니다. 유럽 등 이 분야 전문가들이 제안할 때 총 국가 경제 규모의 25%는 기본소득으로 지출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국의 경제 규모가 1900조원 정도 되니까 500조원 가까이 지출돼야 한다는 거죠. 그걸 모든 국민들에게 뿌리면 1인당 매달 80만~100만원 정도 됩니다. 만약 이렇게 기본소득을 정의하면 한 해 전체 예산과 맞먹는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이냐가 문제죠. 실업 수당 등 기존 복지 제도를 없애자고 하는데 기존 수혜자들이 동의하겠습니까. 50조원 조금 넘는 각종 소득 공제, 세액 공제를 다 없애 조달하자는 사람도 있어요. 서민·노동자·농민들의 교육비·의료비 공제와 생산 활동과 관련된 지원인데 이걸 어떻게 없앱니까. 혹자는 남북한 평화 시대에 국방비를 대거 삭감하자고 주장하는데 안보 상황이 엄혹한데 일리 있는 주장입니까. 또 로봇세·데이터세·국토보유세 등 증세를 얘기하는데 엄청난 조세 저항에 직면할 겁니다. 그래서 기본소득 규모를 확 줄여 월 30만원 주는 게 어떠냐, 연 10만원 주는 게 어떠냐고 하는데 이게 기본소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사탕발림하듯 푼돈 주는 것밖에 안 되죠. 그래서 기본소득 논의는 신중해야 합니다.”



▶‘인공지능(AI) 발달 등으로 예상되는 실업 증가에 대비해 사회 안전망을 확보해 주자는 게 기본소득제의 취지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왜 일자리가 줄어듭니까. 로봇이 일자리를 줄이기 때문에 기본소득을 실시하자는 것은 논리 비약이 너무 심합니다. 러다이트(산업혁명이 실업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로 기계 등을 파괴) 운동이 일어났을 때 일자리가 줄었습니까.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 게 없습니다. 사라지는 일자리가 있지만 추가로 생성되는 일자리가 더 많아요. 예를 들면 시골에는 일자리가 없어지지만 판교에는 일자리가 엄청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할 거죠. 그래서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논리 비약으로 국민들을 현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쇠퇴하는 분야에서는 실직자들이 발생하지 않겠습니까.



“경제 환경 변화로 일자리를 잃을 수 있죠. 그래서 고용보험이 있습니다. 실직자들에게 단순히 돈을 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일자리를 탐색하게 만들고 교육 훈련을 시키는 겁니다. 땅 파는 기술이 필요 없게 되면 기계를 움직이는 훈련을 해야죠. 스웨덴은 이런 식으로 일자리 적응 훈련을 시켜 소득을 높입니다. 일자리를 잃었다고 돈을 주지 않아요. 그랬다면 베네수엘라·아르헨티나 같이 되죠.”



▶‘박원순 서울시장은 기본소득 말고 전국민고용보험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회 안전망을 촘촘히 해야 한다는 데는 찬성합니다. 하지만 전국민고용보험 용어 자체가 맞지 않습니다. 정치적 용어예요. 고용보험은 실업에 대비한 사회 안전망입니다. 주부·학생·초고령자 등 애초에 고용 시장에 들어올 의사가 없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런데도 전국민고용보험이라고 하는 것은 정치적 수사입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됐지만 지지부진합니다.



“인하해도 모자랄 판이지만 현실적으로 인하는 어렵습니다. 최소한 동결해야 합니다. 현 정부 들어 급격하게 올라 OECD 최상위 수준이 됐습니다.”



▶‘여권이 21대 국회 시작부터 협력이익공유제 법안·공정거래법·상법개정안 등 기업 규제법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해선 어떻게 봅니까.



“심히 우려되는 부분이 많아요. 반공정 법안을 쏟아내고 있는 겁니다. 각자 열심히 일해 생기는 이익을 국가가 가져간다는 것은 공정하지 못한 거예요. 이 정부는 시종일관 기업인들의 의욕을 북돋우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기를 죽이는 정책만 쏟아내고 있어요. 총선 압승의 여세를 몰아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기업을 옥죄는 정책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에 기업인들이 앞으로 2년간 어떻게 기업을 경영할지 걱정하고 습니다.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민간 부분의 역할이 70~80% 정도 되고 정부는 20% 정도 돼요.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국가가 80%를 담당하는 경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초유의 잘못된 경제 운영입니다.”



 yshong@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2호(2020.06.20 ~ 2020.06.2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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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06-22 0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