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282호 (2020년 06월 22일)

‘워밍업은 끝났다’…출범 1년 만에 본격 확장 나선 쿠팡이츠

기사입력 2020.06.22 오전 10:51

[비즈니스 포커스]
-서울 전 지역으로 주문 배달 서비스 확대
-‘합병 잡음’ 커진 배민 주춤할 때 점유율 높이기

쿠팡이 지난해부터 시범 운영 중이던 음식 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 서비스를 최근 본격화했다. /쿠팡 제공

쿠팡이 지난해부터 시범 운영 중이던 음식 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 서비스를 최근 본격화했다. /쿠팡 제공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쿠팡이 배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19년 5월 새롭게 선보인 쿠팡이츠 서비스를 1년 만에 본격화했다. 쿠팡이츠 서비스 지역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한정했다가 점차 확대해 온 쿠팡은 지난 6월 1일 동대문구·종로구, 6월 8일 강북구·성북구·중랑구, 6월 15일 노원구·도봉구 등으로 지역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현재 쿠팡이츠는 서울 전 지역에서 주문·배달이 가능하다.

쿠팡은 여전히 서울 지역만 서비스하는 것일 뿐 배달 사업이 본격화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쿠팡이 5년 만에 연예인을 앞세워 모바일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광고 마케팅을 시작한 것을 들어 1년간 소극적으로 운영하던 쿠팡이츠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시했다고 본다.

그렇다면 왜 하필 지금일까. 쿠팡은 지난 5월 부천과 고양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해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아직 사태는 현재 진행형이다.

폐쇄됐던 고양물류센터는 방역을 마치고 15일 만에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앞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던 고양물류센터는 아직 폐쇄 중이다. 집단 감염 피해를 본 노동자들이 집단 산재 신청과 집단 소송을 추진하고 있어 여러모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쿠팡은 왜 갑자기 쿠팡이츠 마케팅에 돌입했을까.

업계에서는 경쟁사인 배달의민족이 딜리버리히어로와의 합병 과정에서 불거진 독과점 이슈와 수수료 체계 개편 등의 논란으로 여론이 악화한 틈을 타 쿠팡이 점유율 올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 국내 배달 시장 99% 점유한 독일 기업

국내 배달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성장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는 산업 중 하나이지만 배달의민족(55.7%)·요기요(33.5%)·배달통(10.8%) 등 업계 1~3위가 무려 99%를 점유하고 있어 신규 진입이 쉽지 않다.

업계 2·3위인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가 지난해 말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까지 인수 계획을 밝히면서 사실상 한 업체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을 장악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딜리버리히어로와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워밍업은 끝났다’…출범 1년 만에 본격 확장 나선 쿠팡이츠



남은 1%의 점유율도 경쟁이 치열하다. 이커머스 기업인 위메프와 유통 대기업인 롯데도 각각 자체 배달 앱인 위메프오와 롯데이츠를 통해 배달 앱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쿠팡이 경쟁을 불사할 만큼 배달 앱 시장이 고성장하고 있고 로켓배송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면 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쿠팡이츠는 ‘1주문 1배달’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배달원이 여러 개의 배달을 소화해 음식이 식어 오는 일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직 제휴한 가맹점이 많지 않기 때문에 ‘1주문 1배달’ 전략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1주문 1배달을 제외하고는 경쟁사와 비교되는 차이점은 아직 없다.

쿠팡이츠는 독립 앱이지만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쿠팡 앱으로 로그인하게 돼 있다. 또 쿠팡이 보유한 자체 간편 결제 서비스인 ‘쿠페이’까지 고려하면 이 같은 쿠팡이츠와 쿠팡 앱 연동 방식을 통해 쿠팡이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월간 사용자 수(MAU)가 10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고객을 쿠팡이츠로 끌어들여 충성 고객의 자물쇠 효과(lock-in effect)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배달 앱 시장 경쟁이 치열하지만 결국 쿠팡이츠를 통해 쿠팡이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배달 시장은 기존 식당 배달에서 완제품·비식품까지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쿠팡은 2018년 전날 밤에 주문하면 새벽에 식품을 배달하는 새벽 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에 이어 지난 5월부터 매일 오전 10시 전까지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당일 오후 6시까지 배송하는 ‘로켓프레시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쿠팡이 식료품 배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머지않아 쿠팡이츠도 음식 배달뿐만 아니라 전국의 로켓배송 물류망을 이용해 배달의민족 B마트와 같이 밀키트·신선식품·생필품을 배달하는 초소량 실시간 즉시 배송까지 언제든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이미 그러한 움직임은 여러 차례 감지됐다. 대표적으로 지난 2월 쿠팡이츠는 전국에 1만4000개 이상 점포를 보유한 GS25와 손잡고 편의점 상품 배달을 시작했다. 현재는 편의점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차후에는 쿠팡의 트레이드마크인 로켓배송 시스템을 결합해 강력한 플랫폼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츠는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쿠팡의 또 다른 혁신 서비스다. 쿠팡은 지난해 자사 뉴스 룸에서 쿠팡이츠를 소개하며 “쿠팡이츠는 로켓배송을 통해 쌓은 쿠팡의 정보기술(IT) 기술력과 물류 노하우, 서비스 마인드를 바탕으로 주방 없는 시대의 일상을 감탄이 나올 만큼 편리하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쿠팡이츠를 통해 음식 배달뿐만 아니라 강력한 로켓배송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로 확장을 지속할 계획이다.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쿠팡 앱 활성 이용자 수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워밍업은 끝났다’…출범 1년 만에 본격 확장 나선 쿠팡이츠



‘워밍업은 끝났다’…출범 1년 만에 본격 확장 나선 쿠팡이츠


◆ 쿠팡이츠로 쿠팡 매출 확대도 노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지금이 배달 사업을 본격화할 적기라는 판단도 있지만 추가 투자 유치를 고려한 신사업 본격화라는 분석도 나온다. 2018년 11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4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쿠팡은 지금까지 총 3조9586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대규모 물류 인프라를 필요로 하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유지·관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추가 투자 유치를 위해선 쿠팡이 자사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새로운 비즈니스로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므로 지난 1년간 소극적으로 운영하던 쿠팡이츠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쿠팡이 아마존의 성공 방식을 따른다는 점에서 아마존의 배달 사업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마존은 2017년 오프라인 매장인 홀푸드를 인수하며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2015년 아마존 레스토랑을 출시하며 배달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었던 아마존은 4년 만인 2019년 배달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2016년에도 아마존 레스토랑 UK를 설립했다가 2년 만에 문을 닫은 바 있다.

아마존이 배달 플랫폼 사업은 접었지만 관련 투자는 꾸준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마존이 배달 사업을 포기했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2019년 5월 영국의 딜리버루에 투자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인도의 물류 인력 5만 명을 채용해 물류 배송과 음식·신선식품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서 철수했던 우버이츠 역시 해외에서는 음식 배달뿐만 아니라 식료품 배달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쿠팡이츠도 단순 음식 배달 사업에 그치지 않고 식료품 배달 사업 등 쿠팡의 새로운 서비스로 이어지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ahnoh05@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2호(2020.06.20 ~ 2020.06.2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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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06-25 1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