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282호 (2020년 06월 22일)

바이오 신약 개발에 속도 내는 한미약품

기사입력 2020.06.22 오후 06:05

-자체 플랫폼 ‘랩스커버리’ 기술 시장에서 주목
-국내 최다인 32개 파이프라인 보유 중

(사진) 실험 중인 한미약품 연구원. /한미약품 제공

(사진) 실험 중인 한미약품 연구원. /한미약품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한미약품이 자체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퍼스트 인 클래스’ 바이오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랩스커버리는 바이오 의약품의 약효 지속 시간을 늘려 약물 투여 횟수와 투여량을 줄이는 기술이다.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를 통해 계열 내 최고 신약(베스트 인 클래스)을 넘어 최초 신약(퍼스트 인 클래스)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롤론티스, 하반기 FDA 허가 기대

한미약품은 국내 최다인 32개의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절반 이상인 17개가 랩스커버리 기반의 바이오 신약 파이프라인이다.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용 바이오 신약 ‘롤론티스’다. 한미약품의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은 지난해 10월 24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롤론티스의 시판 허가를 신청했다. 허가 여부는 올 하반기 결정된다.

한미약품은 2012년 롤론티스를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했다. 스펙트럼은 골수억제성 항암화학요법으로 호중구감소증이 발생한 초기 유방암 환자 643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조 터전 스펙트럼 사장은 “롤론티스는 가장 혁신적인 호중구감소증 치료제가 될 것”이라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관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롤론티스의 국내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 5월 8일 롤론티스의 허가 신청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내년 상반기께 출시될 예정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개발해 시판한 바이오 신약 중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제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개발한 31개 신약 중 바이오 신약은 3개뿐이다. 이 가운데 두 제품은 발매하지 않았거나 품목이 취소됐다. 나머지 한 제품은 연매출이 5억원대에 그치고 있다. 국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700억원이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의 독자적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바이오 신약 중 글로벌 상용화 단계에 가장 근접해 있다”며 “롤론티스의 성공을 기반으로 제약 강국을 향한 발걸음이 더욱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또한 비만 치료용 바이오 파이프라인으로 개발해 온 ‘HM12525A’를 약물 재창출을 통해 새로운 신약으로 개발하고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용 바이오 신약으로 개발 중인 ‘HM15211’은 단일 타깃 경구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로 주목받는다. HM15211은 FDA로부터 원발 경화성 담관염과 원발 담즙성 담관염 치료를 위한 희귀 의약품으로 각각 지정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희귀 의약품 지정(Orphan Drug Designation)은 희귀·난치성 질병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치료제 개발과 허가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세금 감면, 허가 신청 비용 면제, 동일 계열 제품 중 처음으로 시판 허가 승인 시 7년간 독점권 부여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한미약품이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바이오 신약 파이프라인 ‘HM15136’은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선천성 고인슐린증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최근 EMA로부터 인슐린 자가 면역 증후군 치료를 위한 희귀 의약품으로 추가 지정되기도 했다. 현재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한미약품의 바이오 신약 파이프라인 중 FDA와 EMA로부터 희귀 의약품 지정을 받은 사례는 8건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바이오 신약 파이프라인 중 다수가 글로벌 제약 기업들과 파트너링을 협의 중인 상태”라고 말했다.

◆합성 신약 개발도 차질 없이 추진

바이오 신약 개발에 속도 내는 한미약품


한미약품은 기존 합성 신약 개발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아테넥스에 라이선스 아웃한 경구용 항암 신약 ‘오락솔’의 효과를 확인한 임상 2상 중간 결과가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올해 ASC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 5월 29일부터 사흘간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발표에 따르면 피부 혈관육종 임상 환자 26명 중 평가가 가능한 환자 22명(나이 중간값 75세)에게서 임상적 효과가 나타났다. 22명 모두 종양 크기가 축소됐고 완전 관해(CR) 27.3%(6명). 부분 관해(PR) 22.7%(5명), 안정 병변(SD)이 50%(11명)를 기록했다.

존슨 라우 아테넥스 최고경영자(CEO)는 “현재까지 확인된 오락솔의 효과는 매우 고무적이고 고령 환자에게도 내약성이 우수하다”며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최적의 혈관육종 치료제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락솔에는 주사용 항암제를 경구용으로 전환하는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인 ‘오라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오락솔은 2011년 미국 아테넥스에 라이선스 아웃됐다. 2018년 FDA로부터 혈관육종 치료 희귀 의약품, 지난해 EMA로부터 연조직육종 치료 희귀 의약품으로 각각 지정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혁신 신약 개발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열정을 갖춘 기업”이라며 “제약 강국을 향한 혁신과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2호(2020.06.20 ~ 2020.06.2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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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06-24 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