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 CEO 20] 이순형 세아제강지주 회장, 서민적 리더십으로 100년 기업 이끈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이순형 세아제강지주 회장은 남다른 섬세함과 신중함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다. 한번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확실히 밀어붙이는 업무 추진력으로 그룹의 경영 기반을 다지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지 않고 조용하게 기업의 본업에 몰두하는 경영을 추구한다.

이 회장은 평소 “기업은 서민적이고 건전해야 하며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아는 산업의 기초가 되는 철강재를 생산하는 기업인 만큼 세파에 휩쓸리거나 흔들리지 않아야 하며 경영자부터 바른 판단을 하고 회사의 이익을 고려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회장이 갓 입사한 신입 사원부터 몇 십 년을 근무한 임원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정직한 자세와 신뢰의 중요성을 당부하는 이유다.

이 회장은 2013년 형이었던 고(故) 이운형 회장의 뒤를 이어 세아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절대 우위의 경쟁력’을 천명하며 100년 기업을 향한 세아의 비전을 제시해 왔다. 특히 올해 급변하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때문에’가 아니라 ‘불구하고’에 방점을 두고 능동적 태도와 도전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이 회장은 임직원에게 혁신의 일상화를 통해 조직 전체가 기업가 정신으로 충만해진다면 크고 작은 성과가 쌓여 위기 상황에도 절대 우위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문한다. 원가, 품질, 연구·개발(R&D), 고객 관계, 사회적 신뢰 등 전 방위적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당부한다.
[고성장 CEO 20] 이순형 세아제강지주 회장, 서민적 리더십으로 100년 기업 이끈다
이 회장의 당부 사항에는 인재와 현장 경쟁력 강화도 빠지지 않는다. 특히 생산 현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는 일은 직접 챙길 정도다. 새해 근무 첫날에는 세아타워에 있는 모든 사무실을 돌며 일일이 직원들과 악수하고 덕담을 건넨다. 매년 정기적으로 국내외 사업장과 공장을 방문하며 현장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그의 행보는 회사에 대한 임직원들의 믿음으로 이어지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2014년 세아제강의 이탈리아 강관 업체 ‘이녹스텍’ 인수, 2015년 세아베스틸의 ‘포스코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 인수, 2016년 세아제강의 미국 휴스턴 OMK튜브와 라구나튜블라 인수 등을 진두지휘했다. 세아특수강 해외 현지 생산 법인 신설과 각 사 글로벌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세아그룹이 글로벌 철강 전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는 채비를 마쳤다. 특히 2016년 미국 휴스턴 강관공장 인수는 확산되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파고를 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 산업사를 통틀어 유례를 찾기 힘든 철강업계 불황과 예측 불가능한 경영 환경 속에서 불황을 타파하기 위해 고민할 것”이라며 “100년 기업을 바라보는 세아그룹의 체력을 다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3호(2020.06.27 ~ 2020.07.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