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CEO]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혁신 ‘DNA’로 연간 매출 100조원 달성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지난해 현대자동차는 연간 매출 100조원을 달성했다. 2018년 9월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취임 후 1년여 만에 이뤄 낸 성과다.

창업자인 할아버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도, 아버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뤄내지 못한 업적을 일궜다. 이에 그룹 안팎에선 ‘정의선의 리더십’에 칭찬 일색이다.

최근 수년간 ‘C·A·S·E(커넥티드·자율주행·공유·전기차)’ 격변을 맞아 어려움을 겪던 와중에 이뤄 낸 호실적이어서 정 수석부회장의 리더십 평가는 더욱 돋보인다.

사실 정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당시만 해도 현대차는 암울했다. 2018년 10월 현대차그룹은 2010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10%를 넘나들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1%대로 주저앉았다. 미래 차 분야에서도 뒤처졌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외부에선 ‘현대차그룹이 반등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줄을 이었다.

이때 정 수석부회장은 그 누구보다 빠르게 조직을 정비했다. ‘1세대 경영인’이 퇴진한 자리는 현시점에 맞는 외부 출신 전문가들로 채웠다.

특히 외국인을 처음 연구개발본부장에 앉히는 등 오랫동안 지배해 온 ‘순혈주의’도 깼다. 또한 그동안 주를 이뤘던 내연기관·기계 전문가 대신 정보기술(IT) 전문가도 대거 영입했다. 이러한 정 수석부회장의 조직 혁신이 시장에 통하면서 현대차는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100대 CEO]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혁신 ‘DNA’로 연간 매출 100조원 달성
현재 정 수석부회장은 전동화·자율주행·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시장 리더십을 가시화하고 사업 전반에 걸친 체질 개선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전동화 시장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전용 플랫폼 개발과 핵심 전동화 부품의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해 총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계획도 세웠다.

자율주행 분야와 관련해서는 미래 차의 핵심인 자율주행 분야는 앱티브와의 미국 합작 법인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혁신적인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2023년에는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정 수석부회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미국·유럽·아시아 등 주요 지역에서 법인을 설립해 사업 실행을 추진하고 단계별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말 로스앤젤레스시에 설립한 모빌리티 서비스 법인 모션랩(MoceanLab)을 통해 카셰어링 사업을 본격화했다.

러시아에서도 지난해 모스크바에서 선보인 차량 구독 서비스 ‘현대 모빌리티’를 주요 지역에서 시행 중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 같은 미래 사업 분야를 성장시키기 위해 그룹 총투자를 연간 20조원 규모로 크게 확대하고 향후 5년간 총 10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3호(2020.06.27 ~ 2020.07.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