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CEO]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국내 대표 투자금융그룹으로 ‘우뚝’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최대 주주인 김남구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3월 20일 정기 주주총회에 이어 이사회를 열고 김 대표이사 부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2011년 부회장으로 선임된 후 9년 만의 승진이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 회장은 1987년 동원산업 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1991년 한국투자증권 전신인 동원증권 대리로 입사한 뒤 30년간 금융업계에 몸담으며 지금의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일궈 냈다.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실전 업무를 익혔기 때문에 업을 꿰뚫는 전문성과 통찰력으로 ‘전문 경영인보다 더 전문 경영인다운 오너 최고경영자(CEO)’로 꼽힌다.

또한 의사 결정이 빠르고 경영권 갈등이 없는 ‘오너 체제’의 장점을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한국투자금융지주를 국내 대표 투자금융그룹으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19년 말 연결 기준 자기 자본 5조476억원, 자산 규모 60조8538억원을 보유 중이다. 한국투자증권 등 8개 자회사와 한투신탁운용 등 40개 손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전년 대비 62.3% 증가한 859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매출은 26.8% 늘어난 10조7136억원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김 회장은 대학 졸업 후 동원산업 평사원으로 2년간 근무한 뒤 일본 게이오대 경영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난다.

석사 학위를 받고 귀국한 1991년 김 회장은 당시 세계 1위였던 원양 어선 회사인 동원산업에 복귀하는 대신 업계 6~7위였던 한신증권(동원증권의 전신) 명동지점 대리로 입사해 금융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미 세계 톱클래스에 오른 회사보다 발전 가능성과 미래 가치가 큰 증권사를 택한 것이다.

이후 채권·정보기술(IT)·기획·뉴욕사무소 등 증권업의 여러 분야를 두루 섭렵하며 주요 실무를 익혔고 1998년 자산운용본부 상무이사·전무이사·부사장·전략기획실장을 역임하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100대 CEO]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국내 대표 투자금융그룹으로 ‘우뚝’
2003년 동원금융지주 대표이사를 맡았고 2004년 동원증권 대표이사를 겸임했다. 이듬해인 2005년 한국투자증권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2017년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대주주가 되면서 은행지주로 변모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자기 자본 4조원이 넘는 초대형 투자은행으로 진화했다.

또한 자산운용사·저축은행·벤처캐피털·헤지펀드·사모펀드(PEF) 전문 운용사 등 전 사업 부문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어 가며 업계를 선도하는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김 회장은 ‘사람’과 ‘책’에서 경영 아이디어를 구한다. 특히 그의 인재 사랑은 정평이 나 있다. 인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직접 찾아나서는 열정을 보인다.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3호(2020.06.27 ~ 2020.07.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