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CEO]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 조선업 패러다임 대전환기…스마트 중공업 선도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평사원으로 입사해 40여년 만에 그룹의 총사령탑인 회장직에 오르면서 샐러리맨의 신화를 새로 쓴 인물이다. 2019년 11월 그룹 회장직에 오른 권 회장은 강력한 리더십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조선업 불황과 대우조선 합병이라는 난제를 해결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몇 년간 격동의 세월을 보냈다. 수주 절벽, 경쟁국의 거센 추격, 4차 산업혁명 등 생존을 위한 끊임없는 도전에 직면해 왔다. 권 회장은 이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선제적인 구조 조정과 사업 분할, 지배 구조 개편 등 적극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며 현대중공업그룹의 내실을 탄탄히 다지는 데 집중했다.

2014년 9월 현대중공업 사장에 부임했던 권 회장은 당시 3조원이 넘는 적자를 내던 현대중공업의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강도 개혁 작업에 착수했다. 권 회장은 기술과 영업 중심으로 조직을 전면 재편하고 조직을 이끌 젊고 능력 있는 리더를 발탁했다. 이와 함께 주식과 부동산, 국내외 법인 등 비핵심 자산들을 잇달아 매각하는 등 핵심 사업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재무 구조를 크게 개선시켰다.

권 회장은 2017년 4월 시장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기술과 품질 중심의 경영 전략’을 발표하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4개 독립 법인으로서의 새 출발을 선포했다. 현대중공업 내 한 울타리 안에서 영위하던 사업들을 현대중공업·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현대로보틱스 등의 독립 법인으로 출범시켜 각 사업에 맞는 신속한 의사 결정과 적절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틀을 다졌다. 이에 따라 4개 회사 모두 분할 첫해 흑자를 달성했다.
[100대 CEO]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 조선업 패러다임 대전환기…스마트 중공업 선도
현대중공업그룹의 가장 큰 현안인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건의 성공적인 완료도 권 회장의 손에 달려 있다. 지난해 KDB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 계약을 체결하며 권 회장은 ‘조선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지켜낸다는 막중한 책임까지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

기업 결합이 마무리되면 권 회장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4개 조선사를 영업과 설계, 생산에 최적화할 계획이다. 새롭게 출범한 한국조선해양을 컨트롤 타워 겸 세계적인 연구·개발(R&D)·엔지니어링 전문 회사로 발전시켜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킨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기술 중심의 조선, 에너지 그룹으로 도약해 스마트 중공업 시대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올 초 신년사에서 권 회장은 ‘기술 중심 경영’의 그룹 지향점을 밝힌 바 있다. 권 회장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대비하는 ‘최첨단 조선, 에너지 그룹으로 변신해야 한다”며 “그룹의 모든 조직·제도·방식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변화시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ahnoh05@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3호(2020.06.27 ~ 2020.07.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