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CEO]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 비정유 사업 다각화…과감한 투자 지속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샐러리맨 신화’로 잘 알려져 있다. 1985년 현대오일뱅크에 입사한 이후 다양한 직무를 맡아 왔다. 생산본부 생산부문장과 전무, 부사장을 거쳐 안전생산본부장 부사장과 신사업건설 본부장을 겸임했다다. 2018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회사 내부 사정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2011년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연구·개발(R&D) 기능을 통합한 중앙기술연구원이 설립될 때 초대 원장을 맡았을 만큼 R&D를 중요시하며 새로운 분야의 학습을 강조해 왔다.

강 사장은 현대오일뱅크가 비정유 부문 사업에 진출하는 초석을 닦았다. 현대오일뱅크는 화학 사업에서 각 국내외 업체들과 합작 사업 형태로 제품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일본 대표 정유사인 코스모오일과 합작 설립한 현대코스모는 연간 164만 톤의 파라자일렌과 벤젠 등 방향족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케미칼 설립으로 현대오일뱅크는 원유로부터 혼합자일렌·파라자일렌 등으로 이어지는 아로마틱 석유화학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100대 CEO]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 비정유 사업 다각화…과감한 투자 지속
롯데케미칼과 손잡고 진행하는 중질유 원료 석유화학단지(HPC) 증설은 창사 이후 최대 규모다.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2016년 11월 현대케미칼 공장을 대산공장 부지에 준공했다. 2021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 등 올레핀 계열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2조7000억원 규모의 HPC 프로젝트다. HPC가 가동되면 현대오일뱅크는 아로마틱뿐만 아니라 올레핀 석유화학 분야에도 진출하게 돼 종합 석유화학 회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강 사장의 또 다른 강점은 현장 관리직으로 직원들과의 소통 능력이다. 그는 대산 공장 현장에서만 34년의 경력을 쌓은 석유화학 공정 전문가다. 대산 공장의 안전 가동을 책임졌고 직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공정 개선과 혁신에 앞장서 현대오일뱅크의 성장에 주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받는다. 사장 취임 직후에는 1주일에 2~3회는 대산 공장으로 출근하며 HPC 건설 계획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정유 업황은 유가 폭락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 1분기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강 사장은 정유 업황의 불황 속에서도 투자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최근 정기 보수를 끝마친 대산 2공장의 재가동에 앞서 설비를 시험 가동하고 있다. 대산 2공장은 현대오일뱅크의 원유 정제 능력인 하루 52만 배럴 가운데 36만 배럴을 담당하는 주력 공장으로서의 가동 여부가 현대오일뱅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산 2공장을 재가동하면 매출 회복에 그치지 않고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vivajh@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3호(2020.06.27 ~ 2020.07.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