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CEO] 최형희 두산중공업 대표, ‘친환경 에너지 기업’ 재도약 위한 발판 마련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두산중공업은 현재 큰 경영 위기에 빠졌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탈원전·탈화력을 외치며 친환경 에너지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의 주력 사업인 원자력 발전과 화력발전 등에서 수주 기반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시장은 작아졌지만 중국·러시아 업체 등과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수주를 따내기가 더 어려워졌다. 두산중공업의 신규 수주는 2015년 8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1000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자연히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국내외 종속회사의 주식 손상 등으로 4000억원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계속 적자가 이어지며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두산그룹은 그룹의 중심인 두산중공업을 살리기 위해 돈이 되는 핵심 자산을 내다 팔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했다.

두산중공업을 이끌고 있는 최형희 대표의 고민 역시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지금의 위기가 해결되면 최 대표는 두산중공업의 체질을 완벽하게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기존의 원전·화력발전에 치중된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2023년까지 신사업 비율을 50%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와 관련한 중·장기 포트폴리오를 수립하고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의 재탄생을 목표로 하는 상황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 내부적으로 가스터빈·신재생·서비스를 비롯해 수소·3D프린팅 등의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가스터빈은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국내 발전사를 대상으로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풍력은 5.5MW 모델의 국제 인증을 획득하는 등 수주 확대의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최 대표는 “신사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재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100대 CEO] 최형희 두산중공업 대표, ‘친환경 에너지 기업’ 재도약 위한 발판 마련
이 같은 신규 사업이 본격화돼 수익이 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예컨대 가스터빈 시장만 보더라도 제너럴일렉트릭(GE)·지멘스·미쓰비시-히타치파워시스템(MHPS) 등 3개 회사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시장에 뛰어든 두산중공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존의 주력 사업도 끈을 놓지 않을 방침이다.

최 대표 역시 임직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 구조 유지를 위해 기존 사업에서 지속적인 매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중공업은 기존 주력 사업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작업에도 한창이다.

원전 사업은 국내에서의 신규 수주가 막혀 있는 상황을 고려해 국가 차원의 협력과 원천 기술을 활용한 재배 영업 등 다양한 접근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enyou@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3호(2020.06.27 ~ 2020.07.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