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284호 (2020년 07월 06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집·인테리어…‘R·V·C’가 뜬다

기사입력 2020.07.06 오전 09:44

- 집 구조 바꾸고, 작은 창 내고, 벽 색깔 바꾸고
- 우리 집의 화려한 변신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집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 영향이다.

집은 이제 단순히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주거의 개념을 넘어 사무실이자 휴식처이자 트레이닝 공간 등으로 다변화 중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집을 만드는 건설사를 비롯해 인테리어 관련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핵심은 R(공간 재배치 : Relocation), V(환기 : Ventilation), C(색깔 디자인 : Color interior)다.

◆ 집·인테리어 변화 1
- R 공간 재배치


삼성물산이 개발해 공급하고 있는 알파룸과 가변형 벽체.

삼성물산이 개발해 공급하고 있는 알파룸과 가변형 벽체.



최근 홈 퍼니싱 기업 이케아는 ‘라이프 앳 홈 2020’ 보고서를 통해 ‘변화된 공간 만들기’가 인테리어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집을 사무실로 사용하고 거실을 운동 공간으로 바꾸는 등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파트 거주자들이 과거보다 다양한 공간 활용이 가능한 구조를 선호하면서 최근 아파트 분양 시장에도 ‘가변형 벽체’를 채택한 단지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가변형 벽체는 가족 구성원의 수나 공간의 쓰임새에 따라 방 하나를 넓게 사용하거나 두 개로 쪼개 자녀 방이나 서재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변형이 가능한 설계다.

과거 아파트들이 한 번 설계된 구조를 변형하기 어려운 형태였다면 이제는 입주 후에도 원하면 공간을 취향에 맞게 변형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런 가변화 벽체를 적용한 아파트들은 수요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월 경기도 수원시에서 분양된 ‘매교역 푸르지오 SK뷰’는 전용면적 84㎡에 알파룸을 적용해 서재나 학습 공간, 또는 수납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고 침실1, 2 통합 옵션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이 단지는 1순위 청약통장 15만6505개가 몰렸고 평균 145.7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인천시 부평구에서 분양된 ‘힐스테이트 부평’은 전용면적 84㎡에 알파룸을 적용해 다양한 공간 활용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단지는 1순위 평균 84.29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가변형 벽체 아파트는 지방에서도 인기다. 지난 6월 경상남도 창원시에서 반도건설이 분양한 ‘성산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는 가구 내 팬트리, 알파룸, 가변형 벽체, 안방 서재 등 특화 설계를 적용해 소비자들을 그러모았다.

전체 439가구 모집(특별 공급 226개 제외)에 총 5495건이 접수돼 평균 12.52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반기 분양을 앞둔 아파트들 대부분이 가변형 벽체 도입을 준비 중이다. 공간 재배치는 인테리어업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베란다와 다용도실 인테리어다. 조금이라도 공간을 활용하려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LG하우시스 등 국내 인테리어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이미 베란다를 활용할 수 있는 바닥과 벽 마감재를 출시하며 대응에 나섰다.

◆ 집·인테리어 변화 2
- V 공기를 깨끗이


현대건설이 개발한 공기 정화 시스템 H클린알파 2.0.

현대건설이 개발한 공기 정화 시스템 H클린알파 2.0.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환기’에 특화된 집과 인테리어가 주목받고 있다. 건강하고 쾌적한 실내 생활을 위해서는 환기를 통해 실내 공기 질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 널리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첨단 제균 시스템 기술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우선 현대건설은 바이러스 살균·환기 시스템인 ‘H클린알파 2.0’을 도입했다.

현대건설의 특허 기술인 H클린알파 2.0은 초미세먼지를 줄여 주면서 바이러스·박테리아·곰팡이 등을 동시에 제거하는 환기 시스템이다.

상업·의료·복합시설 등의 환기 시스템과 공조 장비 내부의 오염을 최소화하고 실내 공기 질 향상, 장비 성능 개선 및 에너지 절약에 효과가 있는 광 플라스마 기술을 접목했다.

현대건설은 이 기술을 한남3구역 재개발 현장에 최초로 제안했다. 앞으로 분양하는 디에이치, 힐스테이트 단지와 오피스텔 등에 기본 또는 유상 옵션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대림산업도 ‘바이러스 제로 시스템’을 도입했다. 차량이 출입하는 진입로부터 곳곳에 열화상 카메라를 비치해 발열을 감지한다. 신발 소독 매트와 신발장 살균기를 통해 위험 요소와 오염 물질을 1차로 걸러낼 수 있다.

환기와 관련된 상품은 인테리어업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형 창호다. 주방 공간에 주로 사용되는 소형 창호는 그동안 큰 호응을 받지 못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인테리어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주방 공간을 색다르게 꾸미려는 시도가 많아지면서 소형 창호 교체 붐이 일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시야나 조망권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얇고 세련된 소형 창호를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창호 기업들이 창호 프레임 두께를 대폭 줄인 ‘슬림’ 제품 마케팅에 한창이다.

LG하우시스는 지난해 상반기 폴리염화비닐(PVC) 소형 창호 대비 프레임 두께를 40% 줄인 ‘LG 지인(Z:IN) 창호 유로 시스템9 미니(mini)’를 내놓았다.

프레임 두께를 줄인 이유는 탁 트인 조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히 환기구와 창호 손잡이를 창호의 한쪽 편으로 배치해 답답했던 시야 문제를 개선했다.

제품 출시 당시만 해도 소비자들이 낯설어했지만 지금은 찾는 이가 부쩍 늘었다. 이런 시장 판세에 최근 KCC도 유리 면적을 늘려 시원한 개방감을 주는 ‘주방 전용 시스템 창호’를 내놓았다.

창호 대비 프레임 두께를 60% 줄이고 손잡이와 환기창을 창호 한쪽에 배치했다. 시야를 가리는 부분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이건창호 역시 주방 전용 시스템 창호 라인업을 강화했다.

◆ 집·인테리어 변화 3
- C 똑같은 색깔은 싫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DIY 페인트.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DIY 페인트.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 안 색깔에 변화를 주는 인테리어 관련 제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DIY(직접 제작) 인테리어용 페인트 매출의 신장세가 눈에 띈다.

인테리어업계에 따르면 지난 3~5월 KCC의 인테리어용 페인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늘어났다. 특히 지난 4월 새로 선보인 친환경 수성 페인트 ‘숲으로 올인원’은 지난 6월 기존 인테리어용 페인트 제품보다 2배 이상 팔렸다.

같은 기간 노루페인트의 인테리어용 페인트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증가했다.

DIY 인테리어용 페인트 시장은 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KCC와 노루페인트는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B2C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종합 건자재 기업인 현대L&C가 지난 3월 말 선보인 벽지 형태의 벽장재도 인기다. 인테리어 필름 기술을 활용한 벽장재 ‘보닥월’의 4~5월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정도 증가했다.

인기에 힘입어 현대L&C는 DIY 인테리어 시장을 겨냥한 B2C·B2B 겸용 신제품도 대거 선보였다. 최근 인테리어 필름 ‘보닥’ 신제품 60여 종을 출시하며 제품 종류를 430여 종으로 확대했다. 또 대리점 개설 등 본격적인 영업망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4호(2020.07.04 ~ 2020.07.1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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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07-08 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