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의약품 위탁 생산 전문 SK팜테코
-2022년 글로벌 톱10 겨냥
-내년 상장 기대감 솔솔
SK바이오팜 ‘홈런’…다음 타자 될 SK 바이오·제약 계열사는?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7월 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이 코스피 사상 최초로 ‘따상(공모가 2배 가격에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에 ‘3연상(3일째 연속 상한가)’을 기록하면서 화제가 됐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허가를 받은 신약 2개를 보유한 회사라는 점에서 과거 바이오 버블 논란마저 잠재우는 분위기다.

SK바이오팜이 연구·개발(R&D) 역량과 신약 출시 등으로 시장의 호평을 받으면서 SK의 바이오 제약 사업 두 바퀴 중 한 축인 의약품 위탁 생산(CMO) 사업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주), 미국·유럽·한국 통합법인 SK팜테코 설립

SK(주)는 2005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당뇨 치료제를 첫 수주하면서 CMO 비즈니스에 처음 발을 들였다. 이후 2015년 SK바이오팜의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SK(주)의 직접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이 탄생했다.

SK(주)는 2017년 국내 기업 최초로 SK바이오텍을 통해 BMS의 아일랜드 생산 시설을 통째로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회사인 앰팩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글로벌 인수·합병(M&A)에 성공하면서 미국과 유럽에 잇따라 진출했다.
SK바이오팜 ‘홈런’…다음 타자 될 SK 바이오·제약 계열사는?
CMO 사업에서 SK(주)의 목표는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와 유럽 지역 공략이다. 최근 미국 란초코르도바 인근 새크라멘토에 CMO 통합법인 SK팜테코를 설립해 한국의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 아일랜드, 미국 앰팩을 통합 운영하기로 결정한 이유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특히 바이오 제약 혁신 기업이 밀집한 캘리포니아 지역에 한국 기업이 자리 잡고 글로벌 사업 확장을 본격화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지난 1월 통합법인 설립이 완료되면서 SK(주)가 지난 2년간 글로벌 M&A와 증설 등을 통해 짜 놓은 ‘미국·유럽·한국’ 삼각편대의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 지역 생산 기지의 생산 규모는 현재 연 100만 리터 수준이다.

SK팜테코는 세 곳의 생산 노하우와 기술력·판매망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을 계속 확장해 2022년 기업 가치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선도 CMO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세계적 고령화 추세와 만성 질환의 증가로 CMO 시장은 2023년까지 연평균 7%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의약품 생산 공정이 복잡해지면서 생산 시설을 보유하지 못한 신생 제약 업체는 물론 기존의 대형 제약사들도 전문 CMO에 의약품 생산을 맡기는 추세다.

SK(주)의 CMO 사업은 매년 약 20%의 영업이익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CMO 사업 전체 매출은 약 4800억원으로 인수 이전에 비해 세 배 가까이 성장했다.

SK(주) 관계자는 “향후 통합법인의 미국 내 상장과 글로벌 M&A 등 추가 성장 전략의 실행을 통해 글로벌 톱10 CMO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팜테코의 미국 생산 법인 앰팩은 지난 5월 미국 보건복지부가 약 1조원의 예산을 들여 진행하는 필수 의약품 확보 사업 컨소시엄에 유일한 민간 사업자로 이름을 올려 주목 받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팬데믹(세계적 유행)에 따른 의약품 부족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진 컨소시엄 사업자들은 플로·시비카·버지니아 커먼웰스대의 ‘M4ALL(Medicines for All Institute)’ 등으로 앰팩을 제외하고는 모두 의약품 관련 비영리 법인들이다.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 예방 대응본부(ASPR)와 플로가 체결한 계약에 따라 앰팩은 미국 내 생산 설비를 통해 원료 의약품을 생산해 플로에 공급하게 된다. 플로는 앰팩이 공급한 원료 의약품을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필수 의약품 생산에 사용하는 한편 미국의 전략 비축 원료 의약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앰팩은 이번 컨소시엄 참가로 미국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우수한 품질의 원료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독자 공급할 수 있는 CMO로 검증 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산 1호 신약 보유한 SK케미칼도 힘 보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SK케미칼도 SK그룹 차원의 바이오 제약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 부회장은 최태원 SK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SK케미칼은 1987년 생명과학연구소를 설립하고 삼신제약을 인수하며 제약 사업에 진출했다. 이어 선경제약(1990년), SK제약(1997년)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인투젠과 동신제약 등을 추가 인수하며 합성 의약품, 천연물 의약품, 바이오 의약품을 아우르는 사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SK케미칼은 1999년 국산 ‘신약 1호’인 위암 치료제 ‘선플라’를 출시했다. 2001년에는 천연물로 만든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를 개발했다. 2018년 7월에는 백신과 혈액제제 중심의 바이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백신사업부문을 분할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SK케미칼의 비상장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최초 3가 세포 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와 세계 최초 4가 세포 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 세계 둘째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국내 둘째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를 보유하고 있다.

SK(주)는 신약 개발을 담당하는 SK바이오팜과 CMO 통합법인 SK팜테코를 통해 신약 개발부터 의약품 생산, 마케팅까지 밸류 체인을 통합해 독자적인 사업 역량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 제약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표적 바이오 의약품이자 고부가 영역으로 꼽히는 항체 신약 개발 분야 플랫폼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SK바이오팜 ‘홈런’…다음 타자 될 SK 바이오·제약 계열사는?
SK(주)는 항체 발굴 관련 머신 러닝 기술을 보유한 벤처 기업 ‘허밍버드 바이오사이언스(2020년 5월)’, ‘하버바이오메드(2019년 10월)’ 등에 투자하며 바이오 분야 혁신 기술 선점에 나섰다. 업계는 SK(주)가 선제적 투자를 통해 후보 물질 디자인부터 발굴, 임상에 이르는 항체 신약 개발 전 단계의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SK팜테코의 한국·미국·아일랜드 생산 시설의 통합 운영 시너지가 본격화하고 기업 가치가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하반기 이후 SK팜테코의 100% 모회사인 SK(주)가 상장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바이오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유가증권시장과 바이오 종목에 대한 시장 평가가 후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미국 나스닥 중 어디에 상장할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SK(주)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경쟁력과 다양한 글로벌 투자,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확보한 혁신 기술 간 시너지를 통해 바이오 제약 사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5호(2020.07.11 ~ 2020.07.1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