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285호 (2020년 07월 13일)

‘식사’와 ‘면도’ 구독 서비스 신청해 보니…개인 취향 파악한 맞춤형 서비스 ‘대만족’

기사입력 2020.07.13 오후 03:25

[커버스토리=고객을 구독자로 만든 뉴 비즈니스 18=직접 체험한 구독 경제①]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구독이 가져다주는 매력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구독자가 돼 보기로 했다. 유치원생 아이가 있는 38세 기혼남의 ‘삶의 질’을 높여 줄 구독 서비스는 무엇이 있을지 검색했고 그 결과 ‘식사’와 ‘면도’를 구독 아이템으로 정했다.

식사는 최근 들어 일상생활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외식을 자제하고 거의 모든 식사를 집에서 해결하고 있다. ‘매일 집에서 무엇을 먹어야 하나’라는 새 고민이 생겼다.

면도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종종 불편함을 느껴 왔다. 남성 직장인들이라면 매일 아침 자라난 수염을 깎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면도날 가격이 만만치 않다 보니 보통 3주 넘게 이용하는 편인데 전날 아침만 해도 말짱했던 날에 녹이 슬어 있는 경우가 있었다.

집 안 구석구석을 뒤져도 새 면도날이 없어 수염을 깎지 못한 채 출근했던 기억도 있다. 녹이 슨 날로 면도를 하다가는 살이 베이기 십상이다.  그래서 현대그린푸드가 지난 3월 선보인 ‘그리팅’이라는 새벽 식사 구독 서비스와 스타트업 와이즐리에서 제공하는 면도 구독 서비스를 7월 3일 각각 신청하고 본격적인 ‘구독 생활’을 즐겨보기로 했다.



◆구독1
[그리팅] : 아침마다 건강식이 문 앞에


1.메시지와 함께 도착한 그리팅 박스  2.아이스팩 대신 종이 안에 물을 얼려 만든 보랭재를 사용했다  3.포장을 뜯기전 모습. 식사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적힌 설명서도 있다  4.한 끼는 메인 요리와 채소를 재료로 한 반찬 등 두 개로 구성됐다

1.메시지와 함께 도착한 그리팅 박스 2.아이스팩 대신 종이 안에 물을 얼려 만든 보랭재를 사용했다 3.포장을 뜯기전 모습. 식사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적힌 설명서도 있다 4.한 끼는 메인 요리와 채소를 재료로 한 반찬 등 두 개로 구성됐다

 

식사 구독은 수많은 기업들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그리팅을 구독하기로 한 것은 유독 ‘건강’을 강조한 점이 끌렸기 때문이다.

‘우리집 밥상주치의’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영양 식재료를 사용해 식사를 제공한다는 설명이 마음에 들었다. 서비스 주체인 현대그린푸드가 대기업 구내식당과 대형 병원 등에서 급식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업체라는 점도 한몫했다. 위생을 고려할 때 믿고 먹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구독을 위해선 먼저 회원 가입을 한 뒤 어떤 식사를 배송 받을지 정해야 한다. 선택지는 총 4개다. 당뇨 예방을 위한 ‘저당 식단’, 고단백 면역 식단인 ‘웰니스 식단’, 칼로리가 낮은 샐러드로 구성된 ‘라이트 식단’, 이 모든 식단을 골고루 선택할 수 있는 ‘마이 그리팅’ 중 한 개를 고르면 된다.

기자는 웰니스 식단을 받아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당뇨나 체중 감량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라 이런 결정을 내렸다. 식단을 정하면 구독을 원하는 기간(최소 1주~최대 2주), 하루에 몇 끼를 받을지(최대 2끼)와 함께 배송 희망일을 지정해야 한다. 배송 희망일은 일요일을 제외한 최대 3번을 지정할 수 있다. 무료 배송은 2회까지만 해주며 3회째부터는 3000원의 비용이 든다.

1주일 동안 총 6끼를 월·화·수(7월 6~8일)에 걸쳐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하루에 두 끼 식사가 새벽 시간에 배송되는 셈이다. 결제비용은 1회 유료 배송비 3000원을 포함해 총 5만5800원이 책정됐다. 한끼 가격은 8800원이다.

가격을 안내받은 뒤 식사 메뉴를 결정해야 했는데 선택의 폭이 그리 많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요일마다 3가지 메뉴가 준비돼 있다. 원하는 메뉴를 두 개 정하고 결제까지 마치며 배송을 기다렸다.

첫 배송 전날인 7월 5일 오후 그리팅에서 ‘내일 주문한 상품이 도착한다’는 알림 메시지를 보내줬다. ‘내가 구독자가 됐다’는 사실을 비로소 체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출근 준비를 위해 오전 7시쯤 일어나 습관적으로 휴대전화를 켜자 ‘그리팅 배송이 완료됐다’는 메시지가 떠 있었다.

현관문을 열어 보니 그리팅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힌 박스가 놓여 있었다. 기대를 안고 포장을 하나하나 뜯어 나갔는데 곳곳에서 친환경 배송을 고려한 흔적들을 엿볼 수 있다. 박스에 사용되는 테이프는 비닐이 아닌 종이 테이프였다. 또 박스를 열자 재활용이 불가능한 아이스팩 대신 종이 안에 물을 얼려 만든 보랭재가 들어 있었다.

식사는 한 끼당 두 개의 밀봉 용기로 나눠 제공됐다. 하나의 용기는 메인 요리가 담겼고 나머지 하나는 반찬들로 채워져 있었다. 유통 기간이 3일이라 당장 먹지 않더라도 냉장 보관한 뒤 배고플 때 먹어도 된다.

구성과 맛도 좋았다. 반찬들은 모두 채소를 재료로 만들어져 건강한 식단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메인 요리도 맵거나 짜지 않았다. 건강을 추구하는 이들이 꾸준히 구독할 만한 서비스다. 3일간 아침과 저녁을 그리팅으로 해결했는데 향후 계속해 구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모든 것이 만족스러울 수는 없다. 특히 그리팅은 따로 밥을 제공하지 않는다. 메뉴 선택의 폭이 좁은 것과 함께 이 부분이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구독2
[와이즐리] : 합리적 가격과 디자인에 만족


1.와이즐리 상품이 담긴 박스. 배송이 늦어 아쉬웠다  2.박스를 뜯자 제품들과 함께 창업자들의 편지가 들어 있었다  3.전체적으로 가격 대비 상품 구성이 알차고 디자인이 고급스럽다

1.와이즐리 상품이 담긴 박스. 배송이 늦어 아쉬웠다 2.박스를 뜯자 제품들과 함께 창업자들의 편지가 들어 있었다 3.전체적으로 가격 대비 상품 구성이 알차고 디자인이 고급스럽다

와이즐리를 통해 신청한 면도 구독도 긍정적인 경험이었다. 와이즐리는 정기적으로 면도날과 면도 크림을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신청 단계부터 개개인의 면도 성향을 꼼꼼하게 파악하고 배송 주기를 결정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와이즐리 구독자가 되기 위해선 반드시 설문을 거쳐야 한다. 얼마나 자주 면도하는지, 피부가 지성인지 건성인지, 면도할 때 주로 어떤 불편을 느끼는지 알려줘야 한다.

설문을 토대로 면도기·면도날·면도크림·로션 등에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 주는데 그중 원하는 것만 선택해 받으면 된다. 기자는 면도기와 면도날 4입, 면도 크림을 구독하기로 했다.

결제 금액은 총 1만2800원. 첫 구독자에겐 면도기가 무료로 제공된다. 5중 면도날 4개(8900원)와 면도 크림(150mL·3900원)만 더해져 이 금액이 책정됐다. 앞선 설문 조사에서 ‘하루에 한 번 면도한다’고 응답했는데 이를 고려해 8주에 한 번씩 면도날과 크림을 제공받기로 했다. 

일단 가격에서는 합격점을 줄 수밖에 없었다. 유명 브랜드 면도날은 보통 가격이 개당 4000원이 넘는다. 와이즐리의 면도날은 개당 2000원 수준으로 절반에 불과하다. 면도 크림도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20% 정도 저렴하다. ‘싼 게 비지떡’일 수 있는 만큼 얼마나 가성비를 낼 수 있을지 더 궁금해졌다.

배송은 예상외로 오래 걸렸다. 7월 3일 주문을 완료했는데 7월 7일에서야 집 앞에 상품이 도착했다. 당장 면도기가 필요한 이들은 이를 감안해 일회용 면도기를 준비하는 것이 좋을 듯해 보인다. 그런데 제품 또한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앙증맞은 박스부터 면도기와 면도 크림의 디자인과 외관이 고급스러웠다.

제품에 동봉된 ‘창업자들이 보내는 편지’도 인상 깊었다. 면도기가 생필품 중에서도 유독 비싼 이유는 한 회사의 ‘독과점’ 때문이라며 정직한 가격과 좋은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에서 와이즐리를 설립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면도기를 직접 사용하기 전 기존에 쓰던 유명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 봤다. 면도기의 외관만 놓고 보면 오히려 와이즐리 제품이 더 세련된 이미지로 다가왔다.

기존에 쓰던 면도날보다 와이즐리의 면도날이 세로 길이가 약 2mm 정도 짧았는데 이것은 장단점이 있었다. 작은 만큼 수염을 깎기 위해 더 많이 면도기를 위 아래로 움직여야 할 수밖에 없다. 다만 코밑처럼 잘 닿지 않는 부분에 자란 수염을 깎을 때는 작은 크기가 장점으로 작용했다.

오랜 기간 한 회사의 제품만 사용했던 상황이라 처음에 면도하는 느낌이 조금은 낯설었지만 이내 적응해 나갔다. 절삭력 등에서 이전에 사용하던 제품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면도를 마무리했다. 약 8주 후에 새 면도날과 크림이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에 선택한 구독은 모두 만족스러웠다. 원하는 것을 적어낸 뒤 여기에 걸맞은 이른바 ‘맞춤 서비스’를 제공받은 만큼 취향을 저격하기에 충분했다. 왜 많은 소비자들이 구독에 열광하는지 이번 체험을 통해 가늠할 수 있었다. 필요한 것을 잘 파악한 뒤 서비스를 구독하면 일상생활이 더욱 편해질 수 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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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5호(2020.07.11 ~ 2020.07.1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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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07-15 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