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288호 (2020년 08월 03일)

‘달리는 별장’…튜닝 규제 풀고 성장하는 캠핑카 시장

기사입력 2020.08.03 오후 06:04

[커버스토리=자연 속 힐링 슬기로운 캠핑 생활]
- 8년 만에 19배 성장
- 올해 자동차관리법 개정으로 ‘날개’ 달아


‘달리는 별장’…튜닝 규제 풀고 성장하는 캠핑카 시장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즐거운 마음으로 떠나는 여름휴가. 서해안 고속도로를 한창 내달리고 있는 찰나 창밖을 바라보던 딸아이가 말한다.

“우와 저 차 엄청 좋다. 저 차 이름이 뭐야?” 딸아이의 손가락을 바라보니 캠핑카다. 정확한 차종은 모른다.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한 연예인이 저 차를 타고 캠핑을 다니던 모습을 보며 부러워했던 기억만 있다.

잠시 뒤. 이번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뒤에 연결된 카라반이 지나간다. 역시나 딸아이가 물어본다. “이 차도 캠핑카야? 저기서 자면 엄청 좋겠다. 아빠 우리도 저 차 사면 안 돼?”

순간 드는 생각. “저 차가 얼만데….” 비쌀 것이라는 지레짐작에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던 캠핑카 앞에 큰맘 먹고 예약한 호텔이 초라해진다. 그 후에도 10대 가까운 캠핑카가 옆을 스쳐 지나갔다. 이때 문득 드는 생각. “한국에 이렇게 캠핑카가 많았나.”

◆ 국내 도로 달리는 캠핑카는 무엇이 있나

요즘 캠핑카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여유롭고 부유한 사람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캠핑카가 아니다. 자기만족 시대, 캠핑족의 증가가 어우러지며 캠핑카 오너들이 급증하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최근엔 3000만원 중반대 보급형 모델부터 1억원대의 고급형 모델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캠핑카의 성장세를 부추겼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등록된 캠핑카는 2만4869대다. 2011년에 1300대였으니 8년 만에 19배 늘어났다. 연간 신규 등록 대수는 2017년 1989대였던 것이 지난해 3325대로 2년 만에 67%나 증가했다.

현재 국내에 등록된 캠핑카는 동력의 여부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캠핑 시설과 함께 자체 동력을 이용할 수 있는 차량 모터홈과 자체 동력 없이 캠핑 시설만 갖추고 차량 후면에 연결하는 형태의 카라반(캠핑 트레일러)이다.

우선 모터홈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캠핑카의 대명사라고 보면 된다. 이동 수단과 거주 공간이 일체형으로 제작된 자동차로 욕실·싱크대·화장실 등 생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모터홈은 차량 품목에 따라 버스형 캠핑카(미니버스 포함), 화물차형 캠핑카(트럭 캠프), 승합차형 캠핑카(승합차 튜닝)로 구분된다.

우선 버스형 캠핑카는 11인승 이상 버스 형태의 캠핑카를 말한다. 완성차로 출시된 차량과 튜닝차가 있는데 현재 국내에 등록된 완성차는 모두 수입 차량이다.

수입 버스형 캠핑카는 1억원부터 최고 수십억원을 호가한다. 국내에서 튜닝한 버스형 캠핑카의 가격은 버스 연식과 옵션에 따라 다른데 최소 3000만원대에서 억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튜닝 버스형 캠핑카로 인기가 높은 모델은 현대자동차의 카운티와 에어로타운 롱바디, 기아자동차의 콤비와 뉴그랜버드 등을 꼽을 수 있다. 버스형 캠핑카는 넓은 면적만큼 다양한 시설을 갖출 수 있고 4인 이상 가족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화물차형 캠핑카는 차량과 캠프를 붙여 만든 완성차와 일반 트럭에 캠프를 얹어 캠프만 탈·부착할 수 있는 튜닝카가 있다.

화물차형 캠핑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벤츠·포드·에드원·로드트랙·밴텍·미라지 등 수입차 업체에서만 판매했는데 올해 7월부터는 현대차도 초소형 트럭 포터2 기반 캠핑차 포레스트(POREST)를 출시했다.

특장차 회사인 성우모터스가 포터를 캠핑카로 개조하고 이를 현대차가 판매하는 구조다. 캠핑 등 야외 활동이 활성화되면서 관련 애프터 마켓(출고 후 개조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트럭형 캠핑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튜닝카는 1톤 또는 1.4톤 트럭에 캠프를 올린 것으로, 캠프와 트럭이 따로 분리되기 때문에 평소 분리해 트럭만 몰고 다닐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마지막 모터홈은 자동차와 미니 펜션이 한 몸에 들어 있는 승합차형 캠핑카다. 3~4년 전만 해도 완성차는 수입차가 주를 이뤘는데 최근에는 현대차의 그랜드스타렉스 캠핑카, 쏠라티 캠핑카, 르노삼성의 마스터 등이 완성차를 출시하며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물론 승합차형 캠핑카 역시 완성차보다 튜닝카가 더 많다.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완성차는 품목에 따라 4000만원대에서 억대의 가격이 형성돼 있지만 튜닝카는 500만~1500만원 정도만 투자하면 된다.

승합차형 캠핑카로 인기가 높은 차량은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와 쏠라티, 기아차의 그랜드 카니발 등이 있다.

자체 동력이 없는 카라반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제작하는 차량이 없다. 커치맨·바인스버그·아디리아·하비·펜트·루나 등 해외 10여 개 업체에서 수입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몇 천만원부터 수억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일상생활을 할 때에는 카라반을 떼어낼 수 있기 때문에 편의성이 높지만 변속기나 엔진과 같이 자동차로서의 기능은 하지 못한다. 그 대신에 모터홈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카라반은 1대의 차량으로 포함하기 때문에 차량 등록을 해야 하며 번호판도 부착해야 한다. 특히 750kg 이하 중량의 모델은 기존 운전면허증으로도 가능하지만 750kg 초과 3톤 이하라면 소형 견인차 면허가 필요하다. 그리고 3톤을 초과하면 대형 견인차 면허증을 소지해야 한다.

◆ 경차 레이도 캠핑카로 만든다

‘달리는 별장’…튜닝 규제 풀고 성장하는 캠핑카 시장
한편 앞으로 캠핑카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부터 튜닝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의 캠핑용 자동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승인한 캠핑카 튜닝 대수는 3214대로, 지난해 동기(1119대) 대비 2.9배로 급증했다. 이는 작년 연간 캠핑카 튜닝 대수(2195대)를 이미 넘어섰다.

월별로는 올해 1월 162대에서 2월 206대, 3월 454대, 4월 616대, 5월 739대, 6월 1037대로 매달 튜닝 대수가 늘어났다.

관련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돼 시행된 것은 2월 28일부터다. 이전까지는 11인승 이상의 승합차만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어떤 종류의 차량도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도록 법이 바뀌었다.

기존에는 캠핑카가 승합자동차로만 분류돼 있었다. 승합자동차가 아닌 승용·화물차 등은 캠핑카로 튜닝하는 것은 불법이었다. 하지만 캠핑카 차종 제한이 폐지되면서 승용·승합·화물·특수차 등 모든 차종을 활용해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경차 캠핑카 기아차 레이 캠핑카 로디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제작 업체 측에 따르면 로디의 튜닝을 위해선 최소 3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한편 캠핑카 시장이 커지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선 구매 문제인데, 캠핑카를 살 때는 아무리 다양하고 편리한 기능을 갖춰도 가격이 너무 비싼 차량을 구입하는 것은 금물이다. 캠핑 횟수가 많지 않으면 나중에 애물단지가 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캠핑카를 운전할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차량이 크고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과속은 금물이다. 최고 시속 100km 미만으로 운행하고 고속도로에서는 반드시 하위 차로로 달려야 한다.

트레일러 카라반은 고속 주행 시 중심을 잃고 좌우로 흔들리는 ‘스웨이’ 현상이 나타날 우려도 크다. 또한 캠핑카 내부에는 다양한 캠핑 용품이 있는 만큼 주행할 때는 내부 물건들을 고정해 둘 필요가 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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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8호(2020.08.01 ~ 2020.08.0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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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08-04 0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