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1289호 (2020년 08월 10일)

KB금융이라 쓰고 ‘리딩 뱅크’라고 읽는다

기사입력 2020.08.10 오전 11:22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KB금융, 올해 금융지주 중 가장 양호한 실적 거둘 전망
-푸르덴셜 인수 효과 본격화

그래픽 배자영 기자

그래픽 배자영 기자


[한경비즈니스=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2020 상반기 은행·신용카드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손 충당금 적립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이 2분기 중 서프라이즈 수준의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주가는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펀드에 이어 옵티머스·젠투파트너스 등 금융회사들이 판매한 사모펀드 관련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글로벌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로 경기 불확실성이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중금리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3~4월의 최저점 수준을 모두 하락 경신하는 등 금리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결국 은행주 상승의 촉매는 은행 펀더멘털 등 내부 요인보다 외부 요인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일인 보유 지분 10% 제한으로 인해 국민연금 등 기관들의 국내 대형 은행주 매수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향후 은행주들의 주가 흐름은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여부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 약세 기대와 이에 따른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 패시브펀드의 한국 시장 매수 등이 선행돼야 은행주에도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수 있다. 최근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대규모로 순매수하고 있는 점은 암시하는 바가 크다. 삼성전자 순매수에 이어 한국 경제의 대표성을 갖는 은행주에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곧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실적을 확인한 이후 투자하는 외국인들의 후행성을 감안할 때 은행주 수급이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KB금융은 비이자 이익 부진에 따라 1분기 중 어닝 쇼크 수준의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2분기에는 비이자 손익 부분이 회복되고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9820억원의 순익을 냈다. 코로나19 추가 충당금을 제외한 경상 대손 충당금이 1660억원에 불과해 자산 건전성도 흔들림 없이 매우 양호했다. 여기에 캄보디아 프라삭(PRASAC) 인수에도 불구하고 보통주 자본 비율이 12.8%에 달하는 등 은행 중 자본 비율도 가장 높다.

◆칼라일의 투자도 긍정적

또한 4분기부터 인수·합병(M&A)을 진행 중인 푸르덴셜생명의 그룹 연결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푸르덴셜생명의 분기 경상 순익 400억원과 염가 매수 차익 약 1500억~2000억원 인식 등으로 4분기 실적도 매우 양호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KB금융의 올해 연간 추정 순이익은 약 3조3000억원 내외로, 2019년 순익 규모와 별 차이가 없는 유일한 은행일 것으로 전망된다. 푸르덴셜생명도 추가 연결되면 분기 경상 순익은 1조원에 육박하게 되는 만큼 확고한 리딩 뱅크의 지위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순익이 작년보다 적어지지 않는다면 주당 배당금 또한 낮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배당 수익률도 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배당 매력도 상당히 뛰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그룹이 세계 3대 사모펀드 운용사 중 하나인 미국 칼라일그룹에서 2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것도 긍정적이다. 칼라일은 KB금융이 자사주를 활용해 발행한 교환사채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교환 가격은 주당 4만8000원으로 KB금융의 주가보다 30% 이상 높다. 칼라일의 총투자 규모는 약 5000억원으로, 나머지 2600억원으로 KB금융을 추가 매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KB금융의 수급에 상당히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KB금융은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발행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67%로 높일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부코핀은행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러한 점이 인수 가격에 반영된 만큼 부실 은행을 하나 더 추가 인수하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인도네시아 내 자산 규모 14위 중형 은행의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 타 금융지주사 대비 약점으로 꼽히던 글로벌화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9호(2020.08.08 ~ 2020.08.1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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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08-11 1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