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IPO 기대주① :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 카카오 계열사 상장 첫 주자…검은사막·배틀그라운드 배급 ‘대히트’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카카오 계열사 중 최초로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카카오게임즈가 8월 3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공모를 통해 카카오게임즈는 1600만 주의 신주를 발행한다. 공모 희망가는 2만~2만4000원, 총 공모 금액은 3200억~3840억원이다.

카카오게임즈는 하반기 기업공개(IPO)의 ‘최대어’로 꼽힌다. SK바이오팜으로 끓어올랐던 IPO 시장은 벌써부터 다음 주자로 카카오게임즈에 주목하고 있다. 8월 26~27일 수요 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후 청약 절차 등을 거치면 오는 9월 내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 계열사 상장 첫 주자…검은사막·배틀그라운드 배급 ‘대히트’
◆‘카카오톡’으로 손쉬운 접근성 확보

2016년 4월 다음게임과의 합병을 통해 PC게임과 모바일 게임을 아우르는 퍼블리셔(배급사)로 출범한 카카오게임즈는 2017년 11월 1일 카카오의 게임 사업 부문을 양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이들의 주 사업 영역은 게임 개발 자회사가 개발한 게임과 외부에서 개발한 게임을 소싱해 퍼블리싱하는 것이다. 현재 카카오게임즈는 프렌즈게임즈·엑스엘게임즈·애드페이지 등 자회사를 두고 PC와 모바일 게임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검은사막’, ‘배틀그라운드’, ‘패스 오브 엑자일’ 등이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한 유명 게임이다. 펄어비스가 제작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한 ‘검은사막’은 북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배틀그라운드’는 수년간 PC방 점유율 1위를 고수한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제쳤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란 평가를 듣고 있다.

올해 카카오게임즈는 PC 게임에서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엘리온’의 국내·해외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개발사 크래프톤이 5년의 시간을 투자해 개발한 ‘엘리온’은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로 화려한 그래픽과 극대화된 전투의 재미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모바일 게임에서는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Re:Dive)’, ‘테라클래식’, ‘달빛 조각사’ 등을 퍼블리싱했다. 특히 지난 7월 새로 선보인 ‘가디언 테일즈(콩스튜디오 제작)’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5위에 오르며 인기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레트로풍의 그래픽과 퍼즐 요소가 인기를 끌었는데 상장을 앞둔 시점에서 가디언 테일즈의 인기가 호재로 여겨지고 있다.

또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개발에서 독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카오프렌즈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고 있다. 프렌즈게임즈 등 게임 개발 전문 자회사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카카오프렌즈 IP 활용 게임, 소셜 네트워크 게임 등을 개발 중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장점은 카카오톡이라는 최고의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8월 3일 공개한 증권신고서에서 자사의 경쟁 우위에 대해 “빅데이터를 통한 타깃 마케팅과 함께 카카오톡 로그인, 원스톱 인증, 친구와 게임하기 등 쉽고 다양한 게임 접근성을 갖는다”고 설명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톡 플랫폼의 ‘카카오 게임하기’의 사업권을 보유한 회사로 응용 프로그램 개발 환경(API)만을 제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마케팅 상품으로 고도화할 수 있다. PC 게임에서는 포털 다음의 프런트 페이지에 게임 섹션을 운영함으로써 유저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퍼블리싱 사업을 통해 북미와 유럽 등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섬으로써 노하우를 갖췄다는 것도 강점이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펄어비스의 ‘검은 사막’을 북미와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최초의 MMORPG로 자리 매김시켰다. 이는 철저한 현지화와 커뮤니티 관리 등 유저와의 소통과 마케팅 분석이 주효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게임의 난이도로 인해 진입 장벽이 높을 것을 우려해 출시 초기 패키지 판매의 과금 방식을 도입했다. 또 영어 외에도 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 등의 언어를 제공했다. 유저들의 소속감을 위해 참여형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내부 운영팀이 직접 스트리밍과 유튜브 방송 등을 운영했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 계열사 상장 첫 주자…검은사막·배틀그라운드 배급 ‘대히트’
◆상장과 함께 ‘글로벌 퍼블리싱’ 초점 맞춰

유럽·미국·일본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는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글로벌 퍼블리싱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8월 14일 카카오게임즈 유럽 법인이 동남아 게임 서비스사 글로하우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모바일 게임 시장에 전진 기지를 두고 현지 시장을 직접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글로하우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로 카카오게임즈와는 지난 7월 230여 개국에 신작 모바일 게임 ‘가디언 테일즈’를 출시하며 협력한 바 있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올해는 카카오게임즈의 모바일 게임 글로벌 퍼블리싱 원년”이라며 “차별화된 강점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산업이 성장함으로써 상반기 게임업계의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 카카오게임즈의 2020년 상반기 매출액은 2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87억원으로 63.7% 늘어났다. 상장엔 더없이 좋은 시기로 평가 받는다. 최종경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심사 승인이 평균 69.5일이 걸리는 것에 비해 카카오게임즈는 42일 만에 빠른 심사 승인을 얻었고 34일간 수요 예측을 진행하는 등 일반적 상장 속도 대비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일정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약점으로 꼽히는 요소도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회사지만 게임 제작보다 퍼블리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게임 퍼블리싱 계약 종료 위험’을 투자 위험으로 꼽기도 했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가 국내에서 퍼블리싱을 진행하던 ‘검은 사막’은 2019년 5월 퍼블리싱 계약이 종료됐다.

만약 인기 게임의 퍼블리싱 계약이 종료되면 해당 게임에서의 매출 발생이 감소하는 것은 당연하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게임즈의 매출액 향상을 일으킨 주요 게임 ‘배틀그라운드’, ‘달빛 조각사’는 모두 퍼블리싱 게임이다.

게임 산업 전반에 드리운 불안 요소도 있다. 2010년 이후 성장한 모바일 게임은 자본력을 갖춘 대형 모바일 게임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동시에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또 2018년부터 시행된 주52시간 근무제로 야근이나 철야가 어려워지면서 게임 신작 출시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내 게임업계가 약 3년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으로 대중국 수출길이 막혔다는 것도 해결해야 할 요소다.

카카오게임즈의 상장으로 IPO 시장은 달아오르고 있다. 8월 말 수요 예측을 진행할 카카오게임즈의 공모 금액은 3200억원으로 상당히 큰 규모다. 이소중 SK증권 애널리스트는 “SK바이오팜 상장에 이어 카카오게임즈 상장으로 공모 시장의 일반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고 상장 예정인 기업들의 공모 시점이 연내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의 공모 희망가 기준 예상 시가 총액은 약 1조5100억~1조8000억원으로 장외 시가총액 4조5000억~5조원보다 현저히 낮다. 따라서 공모주를 확보하기 위한 막대한 자금이 유입돼 높은 경쟁률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 애널리스트는 “청약 대금 중 환불된 금액 일부가 공모 시장에서 재투자돼 유동성 장세가 IPO 시장에서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며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들의 청약으로 하반기 IPO 시장의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1호(2020.08.22 ~ 2020.08.2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