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②] 인터뷰 이경종 엔씨소프트 게임AI랩 실장

“최고의 AI 회사가 목표…AI 기술이 게임 경쟁력 가를 것”
엔씨소프트가 인공지능(AI)에 투자한 지 10년이 흘렀다. 국내 게임업계는 물론 정보기술(IT) 기업을 통틀어도 엔씨소프트의 AI 투자는 한 발 앞섰다고 볼 수 있다. 게임뿐만 아니라 언어AI, 지식AI, 비전AI, 스피치AI 등 AI센터, NLP센터 아래 5개의 랩을 운영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AI를 통해 그리는 미래는 무엇일까.

이경종 엔씨소프트 게임AI랩 실장은 “엔씨소프트는 최고의 AI 회사가 될 것”이라며 “향후 게임 경쟁력은 AI가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10년동안 엔씨소프트의 AI 기술은 얼마나 발전했나.
“엔씨소프트는 그동안의 연구개발을 통하여 세계적인 수준의 AI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 이제 본격적인 실용화 적용을 진행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AI에 투자를 시작한 2011년에는 AI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다. 더구나 게임회사에서 AI를 연구·개발(R&D)하는 것을 설명하고 이해시키기에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금은 게임뿐만 아니라 언어·음성·시각·의사결정 등 다양한 방면에 걸쳐 AI를 연구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AI를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도구’로 정의하고 있다.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지속적인 개선, 다양한 활용 등을 염두에 두고 AI 기반 기술 중심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게임 사용자 입장에서 AI 도입을 통해 게임을 편리하게 이용하거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나.
“AI 기술을 적용하면 크게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UX) 개선, 게임의 그래픽 품질 향상, 다양하고 풍부해진 게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먼저 AI 기술은 게임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선할 수 있다. 음성 인식, 자연어 인식, 영상 인식 기술 등을 통해 불편한 게임 조작 방식을 사람 친화적인 방식으로 바꿀 수 있다. 특히 조작 방식이 PC에 비해 어려운 모바일 게임은 이런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선과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게임 그래픽 품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딥러닝을 이용한 렌더링 품질 향상, 딥러닝 기반의 자연스러운 캐릭터들의 움직임과 반응을 생성하는 기술들은 이미 아주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다."
“최고의 AI 회사가 목표…AI 기술이 게임 경쟁력 가를 것”
-게임 회사 입장에서는 어떤 장점이 있나
"AI 도입을 통해 기존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다. 게임업계는 항상 콘텐츠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6개월간 콘텐츠를 개발해도 사용자들에게 소모되는 기간은 1개월도 걸리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AI 기술들은 기존에 게임을 제작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 다양하고 많은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게 할 수 있다. 게임의 레벨을 자동으로 디자인하는 기술이나 실제 사람 영상으로부터 사람의 외모를 그대로 캐릭터로 옮길 수 있는 기술이 대표적이다.”

-향후 게임 분야에서 AI 기술 도입은 어느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나.
“게임 제작 과정은 AI 기술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사람이 게임을 즐기는 데 AI가 도움만 주는 수준을 넘어 AI들이 만들어 가는 창의적이고 독특한 세상에 사람이 뛰어들어 몰입할 수 있는 가상 세계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전에는 게임 내 AI 기술이 매우 한정적인 영역에서만 적용돼 왔지만 최근에는 아트·사운드·시네마틱 제작 등 모든 분야에 AI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딥러닝을 중심으로 한 AI 기술은 점차 게임의 새로운 기술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AI 기술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 현재 AI 기술은 모든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만큼 새로운 사업 모델과 수익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가 AI 기술 개발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궁금하다.
“‘엔씨소프트=AI 컴퍼니’다. 즉 엔씨소프트가 최고의 AI 기술 회사가 되고 AI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와 즐거움을 주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차세대 엔씨소프트 게임은 AI 기반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될 것이다. 어떤 게임보다 편리한 게임 인터페이스, 마치 실사 영화를 방불케 하는 게임 화면과 영상, 사람으로 착각이 들만큼 생동감 있는 게임 캐릭터 등 AI 기술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1호(2020.08.22 ~ 2020.08.2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