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천재 121명의 창업비밀노트
《하마터면 삼성 갈 뻔 했잖아⟫ 한경잡앤조이 출간
티클·탈잉 창업 과정 등 담아


이성언 예드파트너스 대표(34)는 2018년 미국행 비행기에서 본 뉴스를 통해 창업 아이템을 찾았다. 어린이들이 손 소독제를 먹어 문제가 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유기화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먹을 수 있는 손 소독제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미국 정부로부터 안전성을 인정받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식품안전청(EFSA)에 먹을 수 있는 식품 첨가물로 등재됐다. 예드파트너스가 항균·항바이러스 소재로 개발한 ‘먹는 손 소독제’의 탄생 스토리다.

한경 잡앤조이가 국내 스타트업 CEO들의 창업이야기를 한데 모은 단행본 ‘하마터면 삼성 갈 뻔 했잖아’를 발간했다. 책의 주인공인 121명의 CEO는 2019~2020년 상반기까지 한경잡앤조이에 실린 ‘대학 스타트업 CEO 특별판’의 인터뷰이들이다. 고려대·국민대·동국대·연세대·인하대 등 5개 대학 소속 CEO들과 은행 및 대기업들이 액셀러레이팅 중인 CEO들이 창업을 결심한 계기부터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야심찬 포부 등을 담았다.

창업 전문가들은 호소한다. ‘똑똑한 사람들이 앞서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취업하기보다는 창업을 해야 한다’고. 그리고 대한민국의 ‘천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눈앞에 드리워진 열매를 수확하기보다 황폐한 가시밭을 일구기 시작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를 바꿀 이들 젊은 천재들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강상윤 대표는 “페이스북 같이 세상을 바꿀 기술을 만들어보자”며 잔돈 자동 저축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티클’을 만들었다고 한다. 티클은 요즘 거대 은행들을 흔들고 있다. 김윤환 대표는 공강 시간을 PC방이나 당구장에서 헛되이 보내는 후배들을 보면서 재능 공유 플랫폼 ‘탈잉’을 구상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5년간 탈잉의 누적 방문자는 500만명에 달한다.

‘스타트업의 보고’라 불리는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 출신도 많다. C랩에서 차차세대 갤럭시 폰 콘셉트를 발굴하던 김화경 대표는 OCR광학문자인식 기술을 활용해 화장품 정보를 ‘찍검(찍고검색)’하는 스타트업 ‘로켓뷰’를 설립했다. C랩의 크리에이티브 리더이자 보안 전문가 이재영 대표는 ‘회사’라는 천장을 넘기 위해 퇴사 후 온디바이스(On-Device) 마이데이터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에스앤피랩’을 창업했다.

김광현 창업진흥원장은 추천사를 통해 “121개 스타트업 창업자의 성공 비결은 예비 스타트업에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기 고양시정)은 “젊은 친구들의 새로움을 갈구하는 열정은 우리 경제의 미래”라고 적었다. 이어 “도전을 가로막아서는 안된다. 내가 정치에서 하고 싶은 것이 바로 이것”이라며 “도전은 아름답다”고 2030 스타트업 CEO들을 격려했다.

이 책은 창업에 관심 갖는 대학생이나 예비창업자들에게는 인사이트를 주고, 대학의 창업교육용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일부 아이템은 이미 투자자(VC)들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다. 부동산이나 주식에서 재미를 못 본 사람들은 이 책에 나온 아이템에 주목해 볼 것을 제안한다.

이도희 한경 잡앤조이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