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특명! 신사업 발굴 : 80년대생 재계 뉴 리더 12]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HGS’ 알짜 자회사로 키우고 그룹 ‘디지털 전환’ 주도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현대가(家) 3세인 정기선(38)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은 지주사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하면서 현대중공업의 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와 현대글로벌서비스 공동 대표이사 등 공식 직함이 3개나 된다. 정 부사장은 다양한 직함만큼 현대중공업그룹의 주요 신사업을 직접 챙기며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신성장 동력 발굴에 힘쓰고 있다.

특히 정 부사장의 주요 성과에서 현대글로벌서비스(HGS)를 빼놓을 수 없다. 2016년 설립된 조선 기자재 애프터서비스(AS) 계열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선박 서비스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크다는 점에 착안해 정 부사장이 설립을 주도한 회사다. 현대글로벌서비스의 공동 대표를 맡고난 뒤 정 부사장은 본사가 있는 부산 해운대에도 거처를 마련해 서울·부산·울산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HGS’ 알짜 자회사로 키우고 그룹 ‘디지털 전환’ 주도


◆ 전년 대비 68%나 늘어난 HGS 매출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환경 규제 속에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실적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 부사장의 지휘 아래 친환경 선박 개조·유지·보수 사업과 스마트 선박 개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올해 상반기 매출 4981억원, 영업이익 62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매출 2967억원 대비 68%나 증가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매출 증가의 원인이 계열사 간 내부 매출이 아닌 친환경 선박 개조·유지·보수 사업 부문 등 신사업 확장을 통한 성과라는 점이다. 신사업 실적에 힘입어 내부 매출액 비율 역시 설립 첫해인 2016년 62.7%를 기록한 이후 2017년 35.6%, 2018년 34.8%로 계속 감소했고 2019년에는 약 4분의 1 수준인 17.7%까지 낮아졌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선박의 디지털화에 발맞춘 선박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하며 그룹 내 알짜 자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월 현대중공업그룹의 통합 스마트 선박 솔루션(ISS)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디지털 관제센터를 부산 해운대구 본사에 설립한 데 이어 선박 생애주기 관리 사업과 선박 운항 솔루션 사업 등 사업 확장을 위한 선박 모니터링센터도 준비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정 부사장이 공들이는 분야는 디지털 전환이다. 디지털 혁신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에 속하는 조선업을 뛰어넘어 인공지능(AI)·디지털·로봇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데도 정 부사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대표적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은 KT와 2019년 5월 ‘5G 기반 스마트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올해 2월 AI 1등 국가를 목표로 출범한 ‘AI 원팀’에 함께 참여하는 등 지능형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 공장 등 전방위 협력을 이어 가고 있다. 그룹의 로봇 기업인 현대로보틱스도 KT와 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계약을 했다.

정 부사장은 “앞으로 제조 업체의 경쟁력은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읽고 변화하는 것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KT와의 폭넓은 사업 협력을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이 ‘디지털 혁신’으로 세계 리딩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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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2호(2020.08.31 ~ 2020.09.0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