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tech=AI 케이스스터디 - LG CNS]
- 빅데이터연구센터 중심 100여 명의 AI 연구 인력이 기업 경영 솔루션 개발 중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AI 활용]LG-CNS, ‘시각지능·언어지능·데이터지능’ 기술 개발 집중
인공지능(AI)의 한국어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 문제 중 일부다. LG CNS는 2018년 12월 누구나 무료로 연구하고 참여할 수 있는 AI 언어 모델 테스트 사이트 ‘코쿼드(KorQuAD)’를 열었다. 코쿼드는 AI의 기계 독해 학습과 검증을 위해 한국어 위키백과로부터 추출한 표준 데이터 10만 개로 구성돼 있다. 데이터셋에서 추출한 내용을 질문으로 만들어 제시하고 AI 모델이 답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AI의 독해 능력은 최근 경쟁이 치열한 챗봇을 고도화하는 데 필요하다. 나아가 자연어 Q&A에 활용된다. 기계 독해(MRC)의 핵심은 문제에 대한 정확한 답을 주는 것이다. 검색 엔진과 같이 답이 들어 있을 법한 문서가 아닌 구체적인 문장을 제시한다. LG CNS는 한국 최초로 코쿼드를 오픈한 데 이어 MCR 기술을 활용한 기업용 챗봇 등 다양한 AI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 언어 모델 테스트 사이트 ‘코쿼드’ 열어
LG CNS 빅데이터연구소에서 이와 같은 AI 기술 연구와 개발을 책임진다. 빅데이터연구소는 6개월 단위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이는 딥러닝 기술을 빠르게 습득해 조직에 필요한 형태로 응용하기 위해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조직으로 지난해 4월 출범했다. 100여 명 규모의 조직으로 크게 AI기술팀·AI서비스플랫폼팀·AI컨설팅팀으로 분류된다.


이주열 LG CNS 빅데이터연구소장은 “기업들의 고민은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관한 것”이라며 “이를 돕기 위해 AI 기술 개발에서부터 사업 발굴, 컨설팅까지 연구소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AI의 활용 범위를 잘 설정하는 것도 연구 조직 운용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LG CNS빅데이터연구소는 AI를 세 가지 분야로 범주화해 각각의 영역에서 제품화를 시도하고 있다. 사람의 눈을 대신하는 ‘시각 지능’, 사람의 말을 대신하는 ‘언어 지능’, 정형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이터 지능’이 그것이다.


시각 지능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고 인지하는 것이다. 국내외 제조 공장이 많은 LG그룹의 특성을 살려 제조 공장에서의 품질 판정에 이 시각 지능을 사용하고 있다. ‘DAP 비전’으로 불리는 딥러닝 판정 모델은 제조 공장 라인의 비전 검사, 즉 불량 판정에 쓰인다. 일정한 품질 관리가 가능해 공장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빅데이터연구센터는 비전 검사에서 역량을 쌓은 시각 지능을 최근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 5월엔 AI를 엑스레이 장비에 결합해 기업·기관의 정보 유출을 원천 차단하는 ‘AI 엑스레이 영상 분석(가칭 AI 보안요원)’ 기술을 개발해 선보였다. 각종 건물 출입구에 설치된 엑스레이 장비가 촬영한 가방과 외투 등의 사진을 AI가 분석, 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는 저장 매체나 전자 기기를 찾아내는 기술이다.


LG CNS ‘AI 보안요원’은 가방이나 외투 안의 저장 매체를 0.3초 만에 모두 식별한다. 숨겨 놓은 저장 매체를 AI가 발견하면 모니터상에 ‘USB 99.0%’, ‘메모리 카드 85.5%’와 같이 저장 매체 이름과 판단 결과에 따른 확률을 같이 표시한다. 엑스레이 검색대 벨트도 정지시킨다. ‘메모리 카드 85.5%’는 식별된 저장 매체가 메모리 카드일 확률이 85.5%이고 다른 저장 매체일 확률은 14.5%라는 의미다.


또한 ‘상품 인식’에도 시각 지능이 쓰이고 있다. 최근 무인 점포가 늘어나는 만큼 셀프 계산대의 활용도가 높다. 일일이 바코드를 찍지 않아도 상품을 계산대에 올려 놓으면 사진을 찍어 자동으로 포스단말기에 전송한다. LG CNS는 GS편의점과 협업해 사물 인식 자동 결제가 가능한 무인 편의점을 본사 3층에 설치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마스크를 쓴 사람만 입장할 수 있는 AI 안면 인식 출입 시스템도 이와 같은 시각 지능을 활용한 서비스다.
[AI 활용]LG-CNS, ‘시각지능·언어지능·데이터지능’ 기술 개발 집중
[AI 활용]LG-CNS, ‘시각지능·언어지능·데이터지능’ 기술 개발 집중



목적 지향의 기업용 챗봇 개발
언어 지능은 챗봇이 대표적인 활용 분야다. LG CNS 빅데이터연구소는 특히 목적 지향의 기업용 챗봇 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 주로 쓰이는 기업용 챗봇은 고객 접점의 영역에서 솔루션을 제공한다. 룰베이스(Rule-based)와 딥러닝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챗봇으로 자연스러운 대화 시나리오를 유도하는 데 특징이 있다.


LG CNS는 기업 내부에 쌓여 있는 문서를 학습해 임직원들을 위한 가상의 봇을 선보일 목적으로 시범 테스트에 나섰다. 질문의 의도를 찾아 답만 알려주는 고도화된 검색 엔진인 셈이다.


이와 함께 데이터 지능을 통해 기존에 풀기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기 감지’가 가능하다. 보험사의 사기 보험 청구를 AI가 찾아내는 시스템이다. 가상의 사기 데이터를 증폭해 학습하면 기존 분석으로 찾기 어려운 패턴을 찾아낼 수 있다. 이 기술은 개인의 맞춤형 서비스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주열 연구소장은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일반 소비자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아니다”며 “B2B 영역에서 AI의 영향력이 더 크고 확산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빅데이터연구소는 향후 ‘과제 발굴’에 초점을 맞춰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AI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인터뷰] 이주열 LG CNS 빅데이터연구소장
“기술과 실무 파트에서 이해될 때까지 대화”
[AI 활용]LG-CNS, ‘시각지능·언어지능·데이터지능’ 기술 개발 집중
이주열 LG CNS 빅데이터연구소장은 AI의 미래에 대해 “직원들마다 일을 능동적으로 보조해 주는 AI 에이전트가 생겨 직원들은 사람만이 창조적 아이디어나 핵심 의사 결정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빅데이터연구소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AI빅데이터연구소는 인공지능(AI) 응용 및 적용을 위해 필요한 기술과 역량을 미리 준비하는 역할을 한다. LG CNS는 AI를 고객의 업무를 지능화·효율화·자동화하는 범용적 도구로 정의한다. AI 연구와 활용에서는 실용성을 원칙으로 삼는다. 즉, 현장 활용 중심으로 AI 기술 적용 시 실제 고객 가치가 만들어질 수 있는지와 고객이 사용할 수준으로 확보하기 위해 고려할 사항과 리스크는 무엇인지 또는 점진적 발전은 가능한지 큰 방향성으로 보고 있다. AI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할 수 있는 수준까지 할 수 있다는 원칙하에 연구 아이템과 수준을 정의하되 한 가지 예외적으로 대규모 정보를 처리해야만 가능한 일은 AI가 사람 수준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가정하고 있다.”


AI 연구 분야는 어떻게 발전해 왔나.
“LG CNS는 2016년 1월부터 AI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엔 시각 지능 기술 국한과 개념 검증 수준이었다. 지금은 언어 지능과 데이터 지능 등으로 기술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수준도 상용 기술 수준으로 발전했다.”


AI 과제 발굴에서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은 무엇인가.
“업무 전문가와 AI 기술 전문가의 소통 횟수다. AI가 어려운 점은 복잡한 기술 내용 때문에 AI를 깊게 이해하지 않으면 무엇이 가능하고 불가능한지 알 수 없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는 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업무 전문가와 기술 전문가의 티밍(teaming)이 필요하고 어쩔 수 없이 서로가 이해할 때까지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 또 AI 기술에만 매몰되면 안 된다. 상상력 발휘도 필요하다. 그래서 어렵다.”


기업들은 AI를 통해 어떤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나.
“기업들은 AI를 통해 먼저 내부 업무 운영을 혁신해 기본적인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AI로 지능화·자동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 수요 증가와 고객군 다양화를 저렴하게 해결하는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다.”


AI가 바꾸는 기업의 미래는 어떤가.
“직원들마다 일을 능동적으로 보조해 주는 AI 에이전트가 생겨 직원들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창조적 아이디어나 핵심 의사 결정만 하게 되는 먼 미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단기 목표는 다양한 AI 사업과 기술 경험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갖춘 AI 역량을 다지는 것이다. AI 하면 고객이 LG CNS AI빅데이터연구소를 제일 먼저 떠올릴 만큼 시장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신뢰받는 AI 전문 조직으로 성장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


chari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2호(2020.08.31 ~ 2020.09.0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