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농업은 부자로 가는 추월 차로다…인류 생존에 필수인 1차 산업에 4차 산업 적용
맨땅에서 100억원을 일군 농사꾼의 이야기 [서평]
[한경비즈니스 = 배성분 한국경제신문i 편집자] 귀농, 귀촌 하면 예쁜 주택에 소소하게 텃밭도 가꾸고 마당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는 즐거운 생활을 상상할 것이다. 하지만 귀농·귀촌하겠다고 선택했다면 제대로 된 아이템과 시스템으로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무작정 계획 없이 왔다가는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원래의 삶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다양한 작물을 농사짓는 방법과 관련된 서적, 각종 회사와 관공서에서 배포하는 안내서·홍보물들은 많지만 실제로 직접 땅을 밟으며 농사를 지어보지 않는다면 농사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없다. 설령 농사를 지어 실패하고 작물을 망쳐 손해보더라도 직접 경험으로 축적돼야 자기 것이 되고 자신만의 농사 아이템을 찾으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이 책의 지은이는 박람회·농업 교육 등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고 새로 배운 것은 실제 농사에 적용해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 테스트하고 긍정적이라면 도입했다. 또한 매일 새벽 일찍 일어나 하루에 다섯 시를 두 번 맞이하는 부지런한 자세로 성실하게 살았다. 그렇게 40년 넘게 농업과 축산업을 경영한 결과 맨손으로 땅에서 100억원을 일궜다.

논밭 200마지기 소유, 한우 300마리 사육, 새마을훈장 수상까지 각종 타이틀을 섭렵한 지은이를 두고 사람들은 ‘최고경영자(CEO)’라고 부른다. 그런데 기존의 익숙한 CEO의 이미지와는 뭔가 다르다. 편안한 작업복에 장화를 신고 모자와 장갑을 착용한 뒤 트럭을 몰아 사업장으로 씩씩하게 가는 바로 ‘장화 신은 CEO’기 때문이다. ‘농촌 경영자’이자 ‘농부’인 그는 스스로도 ‘CEO’라고 부른다. ‘큰골농장’이라는 브랜드의 주인으로 살아오면서 사업을 구상하고 사업장을 구축한 뒤 확장해 왔기 때문이다. 그는 인공지능(AI)을 말하고 빅데이터를 논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지만 인류가 생존하는 데 꼭 필요한 1차 산업에 4차 산업을 적용해 더욱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처럼 ‘장화 신은 CEO’는 모든 현대 산업의 땅이고 거름이며 아버지와 같은 이들이다. 그들은 식물과 동물, 땅과 하늘, 즉 자연을 이용해 땀과 노력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지은이는 남들보다 10년을 미리 산다는 생각으로 인생의 목표를 세울 때도 남들보다 목표 달성 시기를 10년 앞당겼다. 가령 평균 퇴직 시기가 60세라면 그는 50세에 평균 60세 이상이 가질 수 있는 재산이나 사회적 활동을 준비해 뒀다. 우선 ‘논 100마지기’를 인생의 목표로 삼고 담배 농사를 시작하면서 어떻게 수확량을 증가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했고 현대식 공장을 지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결론을 실행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받는 방법을 조사했고 정부 지원금을 토대로 연초 생산 공장을 지을 수 있었다. 또한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시기에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남들은 2가지 정도의 복합 영농을 할 때 벼·과수·축산·담배 등 총 4가지 품목을 선점했다. 2가지만 해도 1년이 팍팍한데 어떻게 4가지를 하느냐고 주변에서 말릴 때도 그는 선택을 끝까지 밀고 나갔다. 그 결과 처음에는 3마리였던 소가 6마리가 되고 6마리가 12마리가 되더니 7년째 되는 해에는 100마리를 훌쩍 넘는 소를 갖게 됐다.

성공은 준비돼 있지 않은 이에게 오지 않는다. 정확하고 정밀하게 계획하고 원하는 이에게 다가온다. 지은이는 40년간 사업을 해오며 매일 수기로 일지를 작성했다. 수십 권이 쌓여 이제는 보관하기도 벅찰 정도지만 조금이나마 목표에 근접했는지 하루를 평가하고 돌이켜 보기 위해 꾸준히 기록했다.

흘린 땀과 일군 땅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한우 파동을 총 9차례나 겪으면서도, 각종 수입 개방으로 타격을 입으면서도 기본에 충실하며 성실했던 지은이를 통해 목표가 있는 성공하는 삶이 무엇인지 충분히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 주의 책]
맨땅에서 100억원을 일군 농사꾼의 이야기 [서평]
초격차 : 리더의 질문
권오현 지음 | 쌤앤파커스 | 1만8000원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원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까지 오른 권오현 전 회장. 그의 33년 경영 전략을 담은 ‘초격차’는 2018년 출간 즉시 국내 기업과 리더는 물론 해외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20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 임기를 마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그가 다시 돌아왔다. 저자는 그동안 공개 석상에서 ‘초격차’에 대해 부연 설명하거나 즉흥적으로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 스타트업 창업가, 가업 승계자, 전문 경영인 등과 같은 중소·중견 기업의 리더들과 만나면서 ‘초격차’로부터 뻗어 나온 현실적 질문과 다양한 고민을 함께 나눴다.

이 책은 ‘리더’, ‘혁신’, ‘문화’ 등 3개 장으로 나뉘며 리더들과의 만남에서 비롯된 총 32개의 고민과 질문에 저자가 직접 대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모든 조직의 리더들이 ‘초격차’로 향하는 길목에서 반드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을 충실하게 담았다.
맨땅에서 100억원을 일군 농사꾼의 이야기 [서평]
팬데믹 1918
캐서린 아놀드 지음 | 서경의 역 | 황금시간 | 1만8000원
1918년부터 1919년까지 맹위를 떨친 대유행병(팬데믹), ‘스페인 독감’에 관한 이야기다. 책은 스페인 독감이라는 치명적인 질병의 무자비한 횡보를 따라가면서 그 질병에 직면했던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가족과 이웃, 친구와 동료를 수없이 잃어야 했고 절차를 갖춘 매장 등 죽은 이의 존엄을 지켜줄 여유조차 없던 참혹한 이야기가 또 다른 팬데믹 시대를 지나고 있는 21세기에 충격을 안긴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희생된 사람은 어림잡아 3800만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스페인 독감은 발생한 지 첫 25주 안에만 25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역사가들로부터 ‘흑사병보다 더 많은 희생자를 낸, 역사상 가장 큰 의학적 대학살’이라고 불린 것이 하나도 이상할 게 없었다.
맨땅에서 100억원을 일군 농사꾼의 이야기 [서평]
돌팔이 의학의 역사
리디아 강 외 지음 | 부희령 역 | 더봄 | 2만5000원
상식 밖의 의학 세계사이자 위험한 약과 엉터리 치료(의사)의 세계사다. 매혹과 공포, 조금은 어둡고 용의주도한 유머로, 때론 믿기조차 힘든 ‘인류의 의료 사고·과실의 역사 그리고 엉터리 약과 돌팔이 치료법’을 자세하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놓는다. 기괴한 약에서부터 너무나 위험한 치료까지 무지막지하고 엉터리이고 단도직입적으로 사기를 치는 의사들과 과학자들, 무당들과 약장수 등등이 만든 기이하고 병적으로 우스운 약 67가지의 치료법들을 총망라한다. 물론 진짜로 환자를 치료하고자 하는 선의와 동기가 좋은 것도 있었다. 하지만 의학(과학)에 대한 무지몽매함으로 더 나쁜 치료 결과를 내는 경우도 허다한 게 의학의 세계사였다는 것을 이 책은 실증한다.
맨땅에서 100억원을 일군 농사꾼의 이야기 [서평]
사람만 남았다
한의상 지음 | 한스미디어 | 1만6000원
뜨거운 열정과 희망으로 자신의 길을 우직하게 걸어온 우리들제약 한의상 회장의 경영 에세이다. 정열적인 사업가이자 위기 상황에서의 문제 해결 능력이 탁월해 ‘해결사’로도 불리는 한 회장은 젊은 시절부터 다양한 직업을 경험하며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련 속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귀중한 인생의 지혜를 얻었다. 그는 어떤 재산보다 값진 것으로 ‘사람’을 내세운다. ‘사람을 중시하라’는 경영 철학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끊임없이 만들어 왔던 그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황금 같은 인사이트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가난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지독한 배고픔과 설움, 병마와 싸우면서도 끊임없이 희망의 빛을 찾았던 그의 여정이 담겨 있다.
맨땅에서 100억원을 일군 농사꾼의 이야기 [서평]
프롬 빅 투 스몰
손창현 지음 | 넥서스BIZ | 1만6800원
저자는 성수연방·아크앤북·띵굴 등 다양한 핫 플레이스를 연달아 공개하며 공간 플랫폼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오티디코퍼레이션의 대표다. 건축공학과를 졸업해 10년간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하다가 직접 해보고 싶은 유혹을 참지 못하고 오티디코퍼레이션을 시작했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도 혁신의 여지가 있다고 믿어 ‘셀렉트 다이닝’이라는 개념을 기획해 다양한 식음료(F&B) 모델을 론칭했고 잇달아 성공시켰다. 그는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새로운 공유 리테일 플랫폼을 만들어 가는 비즈니스 리더다. ‘버려진 공간에 어떻게 사람들을 오게 만들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해 재미있는 것들을 많이 만들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3호(2020.09.07 ~ 2020.09.1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