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1294호 (2020년 09월 16일)

‘논 테슬라’ 연합의 마지막 퍼즐 현대차

기사입력 2020.09.14 오후 02:20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논 테슬라’ 연합의 마지막 퍼즐 현대차
-테슬라가 포문 연 모빌리티 시장…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서 새 먹거리 찾을 현대차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 전기차가 1회 충전으로 최대 1026km를 주행했다. 현대차와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드 관계자들이 7월 24일 독일의 유로스피드웨이 라우지츠 레이싱 경기장에서 시험 주행을 관람한 뒤 환호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 전기차가 1회 충전으로 최대 1026km를 주행했다. 현대차와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드 관계자들이 7월 24일 독일의 유로스피드웨이 라우지츠 레이싱 경기장에서 시험 주행을 관람한 뒤 환호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한경비즈니스=김준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 2020 상반기 자동차·타이어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2020년에 들어서며 자동차는 이동 수단에서 데이터 플랫폼으로의 변화 기로에 직면해 있다. 자동차 제조 매출은 연간 2500조원(이익 130조원)의 시장이지만 자율주행에 기반한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의 매출은 연간 7000조원(이익 2100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 자동차 섹터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인 테슬라는 모빌리티 데이터 플랫폼의 핵심 가치 사슬을 수직 계열화해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의 변화는 지난해 기준 세계 판매량의 1%도 차지하지 않는 테슬라가 30배 이상의 판매를 기록 중인 폭스바겐과 도요타보다 더 높은 가치를 평가 받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이동 수단으로서의 매력적 순수 전기차(BEV)’를 제조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한 가치 평가였다. 데이터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복합 기술 내재화와 이에 기반한 ‘모빌리티 플랫폼’을 제시했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자동차, 이동 수단에서 데이터 플랫폼으로 변화

과거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의 핵심은 가치 사슬 중 자율주행 솔루션 제공 업체들이라고 여겨졌다. 구글의 자회사 웨이모와 같은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들은 데이터 비즈니스 모델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독차지하기 위해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을 거부했지만 최근 들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차는 비교 우위의 ‘코어 이피션시(동일 거리÷동일 무게 기준 전력 소비량)’를 바탕으로 지난 2분기 글로벌 BEV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기존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집중형 아키텍처에 기반한 무선 펌웨어 업그레이드(FOTA : Firmware Over The Air) 기능을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아이오닉 5 또는 eG80, 도메인 퓨전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테슬라 초기 모델 S나 X 수준의 제한적 FOTA 예상). 또한 5년간 90조원의 투자를 통해 가치 사슬 전반에 대한 기술 내재화와 기술 제휴를 진행 중이다.

상품 경쟁력이 뛰어난 BEV 개발, FOTA가 가능한 집중형 아키텍처 구현, 이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확대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가치 사슬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결국 관련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OEM들에 투자 재원은 현재의 자동차 제조 판매 비즈니스에서의 성과다. 중차대한 변화의 길목에 들어선 자동차 업종은 안타깝게도 지난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산과 소비 절벽을 경험했다.

영업 실적 훼손에 의한 투자 가능 재원의 증발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실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의 반영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타 글로벌 OEM과 달리 전년 대비 소폭 축소에 그치거나 오히려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똑같은 시장 수요 저하 과정에서도 출시 신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선호에 기반한 가동률 방어와 인센티브 축소에 근거했다. 지난 1분기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OEM 중 테슬라와 함께 단 세 곳뿐인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을 개선한 업체였다. 2분기에는 OEM 대부분의 적자 전환 기조 속에서도 흑자 영업 실적 기록을 지켜 냈다.

이 같은 차별화는 결국 판매 성과에 근거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8년 2분기 시작된 새로운 상품성의 신차 출시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볼륨 시장에서 지속적 판매 점유율 확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판매 역량 차이에 따른 실적 차별화는 궁극적으로 투자를 위한 영업 현금 흐름 확보에서도 큰 차이를 유발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산업의 구조적 헤게모니 변화 시기에서는 준비를 위한 재원 차이가 새로운 ‘데이터 플랫폼 비즈니스’ 구현 개화 단계에서 유의미한 격차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차는 모빌리티 데이터 비즈니스 전개를 위한 ‘논 테슬라’ 연합군의 경쟁력 높은 ‘마지막 퍼즐’이다. 제조가 아닌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내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4호(2020.09.14 ~ 2020.09.2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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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09-15 0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