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제 1298호 (2020년 10월 14일)

윤관석 “공정거래법, 경제계 의견 수렴하되 기계적 타협은 안 할 것”

기사입력 2020.10.12 오전 10:20

[주목 이 정치인]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

“원칙 지키되 업계 합리적 근거 제시 땐 대안 가능


기업하기 좋은 환경 위해 보완 입법할 것”


“주식 양도세 대주주 요건 3억원으로 인하, 재검토 필요


“공정거래법과 노동법 묶어 버리면 통과될 법안 없어


“CVC법안, 보류 아닌 신중 검토…최적 대안 찾을 것


윤관석 “공정거래법, 경제계 의견 수렴하되 기계적 타협은 안 할 것”


[홍영식 대기자] 국회 정무위원회는 올해 정기 국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경제 관련 상임위원회다. ‘기업 규제 3법’ 중 하나인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 대기업 지주회사에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 주식 소유를 허용하는 CVC 법안,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상당수를 매각하도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 등 정무위에 소관 쟁점 법안들이 수두룩하다.



특히 경제계가 “기업들을 고사 상태로 내모는 입법 독재”라며 경제 단체 간 공동 저지에 나선 공정거래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소관인 상법 개정안과 함께 정기 국회 최대 관심 법안이다. 윤관석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 소속)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법 개정 방향과 원칙은 유지하되 업계와 야당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을 것”이라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해 보완 입법도 하겠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안 등 쟁점 법안 처리 원칙과 방향은 무엇입니까.


“정무위는 정쟁의 한복판에서도 협치와 합리적인 입법을 지향해 온 전통이 있어요. 쟁점이 많은 법안일수록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접점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공정거래법안에 대한 경제계의 우려가 큽니다. 국회를 방문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과 어떤 얘기를 나눴나요.


“기업 상황이 어려우니 잘 챙겨달라고 했습니다. 건의 사항을 담은 자료도 받았어요. 법 개정 방향과 원칙은 유지하되 법안 심사 과정에서 업계와 적극 소통하겠다고 했습니다.”



▶법안 심사 과정에서 경제계 의견을 수렴해 보완 또는 절충 가능성이 있습니까.


“이 법안이 처음 나온 것은 아니에요. 지난 20대 국회 때도 발의됐다가 폐기됐죠. 내용을 보면 아주 우려할 만한 것은 많지 않다고 봅니다. 기본 방향은 이 법안들을 처리하는 것입니다. 다만 법안 심사 과정에서 업계가 어려워하는 점이 뭔지 듣고 더 좋은 안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논의할 예정입니다. 접점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공정거래법에 대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큰 틀에서 찬성을 나타냈지만 세부 내용에 들어가면 여야 간 이견이 큰 쟁점들이 적지 않습니다. 민주당은 올해 정기 국회에서 이 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여야 간 합의가 어려울 경우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그런 상황을 가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충분한 토론에도 합의안이 잘 도출되지 않으면 타협도 모색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입법 취지와 원칙을 최대한 살린다는 전제 아래 타협을 모색해야지 적당히 기계적인 중간 수준의 안으로 수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토론과 논쟁 과정 속에서 대안을 찾아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입법 과정의 묘미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에선 지난번 여당이 부동산 3법을 단독 처리한 것처럼 이번에도 ‘거여(巨與)’의 힘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느냐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관련법은 시기적으로 급박함이 있었죠. 그때는 야당이 심사 자체를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이번에는 김종인 위원장이 ‘문제없다, 해 보지도 않고 그러느냐’고 몇 차례 얘기했기 때문에 법안을 내용적으로 접근하면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공정거래법과 상법 등을 김 위원장이 추진하겠다고 한 노동법 개정과 연계하겠다는 뜻을 밝힌데 대해선 어떻게 봅니까.


“그렇게 되면 통과되는 법이 없습니다. 서로 내용이 다른 거잖아요. 노동 문제는 다 같이 고민해 봐야 하는 것이긴 합니다. 하지만 각각의 상임위원회에서 심사해야지 최소한의 근거도 없이 묶어 버리겠다고 하는 것은 야당 원내대표로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입니다.”



▶공정거래법 가운데 지주회사의 자회사 의무 보유 지분율을 끌어올린 것은 ‘무분별한 재벌 그룹의 지배력 확장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지주회사 전환에 따라 많은 비용이 지출되면서 고용과 투자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두 가지를 지적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지분율 상향이 전례 없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시행하던 기준으로 복귀하는 거죠. 또 하나는 일반지주사 전환은 의무가 아닌 기업들의 자발적 선택이며 이번 입법은 기존 지주사들에는 적용되지 않고 신규 지주사 전환사들에만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어디까지나 일반 지주사 전환에 따른 기업 지배 구조 개선과 기업 이미지 제고, 세제상의 혜택 등을 기업들이 스스로 판단해 전환 여부를 선택하는 것이지 정부가 강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순환 출자에 대해 의결권 제한 규제를 신설한 것과 관련해 경영권 위협 우려가 제기됩니다.


“순환 출자는 자본이 부족하던 시절 대기업들이 가공 자본을 일으켜 사업 영역을 확장시키기 위해 고안했던 편법적인 방식이죠. 주식회사 제도를 정상화해 여러 부작용을 막고 소수 소액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진작부터 개선이 필요하다고 누차 지적해 온 사안입니다. 또 기존에 순환 출자 구조를 갖춘 일부 대기업집단에 이를 해소하고 지배 구조를 건전화하도록 권고해 온 지도 여러 해가 지났습니다. 지금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대기업집단에 대해 신규 순환 출자 형성, 강화를 금지하고 있는데 이번 법 개정안은 상호출자제한집단 지정 이전에 이미 환상형 출자 구조를 갖추고 있는 기업들이 법 적용을 받지 않게 되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어요. 경영권을 갖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지분을 보유해 지배력을 갖추는 것이 주식회사 제도의 기본이라고 봅니다. 정상적 합리적 윤리적인 책임 경영을 하면 우려할 게 없어요. 하지만 우리가 혹시 놓치고 있는 것이 있고 경제계가 그 근거를 제시하면 법안 심사 과정에서 합리적인 대안도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전속 고발권 폐지에 따라 고발 남발에 의한 경영 차질 우려도 제기됩니다.


“기업하는 분들이 불필요한 수고를 하게 되고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을 염려하는 것 자체는 이해합니다. 다만 기존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권 독점이 공정 경쟁 질서를 보호하기 위한 시장 감시 등에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이 많아 절충안으로 가격 담합, 공급 제한, 시장 분할, 입찰 담합  등 중대한 경성 담합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소송 남발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해 보완 입법도 하겠습니다.”



▶사익 편취 규제 대상을 강화한 것에 대해선 규제를 피하려고 지분을 매각하면 사업 축소 또는 포기해야 하고 경영권 공격 방어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큽니다.


“이 규제는 특정 회사에게 시장가보다 현저히 비싼 가격에 일방적으로 일감을 몰아주는 등 비정상적인 사익 편취 행위에 한해 적용됩니다.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갖춘 계열사 상품과 용역을 정상적으로 거래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까지 규제하는 것이 아니죠. 그런데 왜 규제를 피하려고 경영권 취약을 무릅쓰고 지분을 매각하고 사업을 축소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여러 우려들 때문에 김진표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은 단계적 입법과 균형 맞추기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속도 조절 의미로 들립니다.


“공정거래법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충분히 토론했습니다. 기업들이 우려할 만한 조항들이 완화되거나 빠졌습니다. 입법 취지에 반하는 내용만 아니면 열린 자세로 법안 심사에서 검토될 수 있게 여야 간사들과 협치할 겁니다.”



▶정무위 소위원회에서 대기업 지주회사들도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설립을 허용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심의를 보류했습니다. 스타트업의 몸집을 키우기 위해 자금이 풍부한 대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줘야 한다는 취지인데 좌절되는 겁니까.


“아닙니다. 보류라기보다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검토하자는 쪽에 방점을 둔 것입니다. 금산 분리 규제와의 충돌 때문에 균형감을 갖춘 신중한 입법이 요구되는 사안이어서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투자 활성화와 대기업 지배 구조 개선, 거시 경제 안정성까지 두루 고려해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쟁점 법안일수록 신속성도 중요하지만 최소한의 숙의는 거쳐 처리해야 뒤탈이 적습니다. 각계 의견을 두루 고려해 최적의 대안을 도출하게끔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윤관석 “공정거래법, 경제계 의견 수렴하되 기계적 타협은 안 할 것”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 약력  : 1960년 서울 출생.?서울 보성고·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졸업.?민주개혁을위한인천시민연대 사무처장. 19~21대 국회의원(인천 남동을). 민주당?정책위원회 부의장.?새정치민주연합 수석사무부총장. 더불어민주당 제5정책조정위원장·수석대변인·제21대 총선 공약기획단장·정책위 수석부의장



▶증권거래세와 양도차익세를 동시에 부과하는데 대해 이중과세라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2023년 양도 차익 과세를 전면적으로 하게 되면 증권거래세는 폐지돼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증권거래세가 처음 도입됐던 당시 입법 취지를 살펴봤어요. 금융실명제 등 제도적 기반이 부재한 상태에서 양도소득세 과세가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거래세를 도입한다고 돼 있습니다. 양도세 전면 도입 때 이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다만 거래세가 농어촌특별세와 연계돼 있어 세제 당국과 면밀한 분석과 대안 검토를 함께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할 수 없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개인 투자자도 공매도 참여를 활성화하는 법안들이 나오고 있는데 정무위에서 정기 국회 때 어떤 결론을 낼 예정입니까.


“여야 의원들이 관련 법안들을 발의하고 있고 금융위원회도 여러 대안을 검토하고 있죠. 공매도 금지 2차 연장 시한이 끝나기 전 남은 5개월 동안 최적의 대안을 마련할 수 있게 공청회 개최 등 다양한 노력을 할 예정입니다.”



▶내년부터 주식 양도세 대주주 요건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에 대해 논란이 큽니다.


“3억원 보유 기준의 적정성에 대해 재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특수 관계인 합산 문제도 전향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게 당정 간 소통하고 협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yshong@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8호(2020.10.12 ~ 2020.10.1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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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10-12 1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