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포스트 코로나 리딩 기업 30]
CJ대한통운, ‘언택트 소비’로 택배 물량 급증…물류 설비 투자로 ‘1위’ 굳힌다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소비 활동이 언택트(비대면)로 전환되면서 택배 물동량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택배 물동량은 전년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중에서도 한국 1위 택배 업체인 CJ대한통운의 성장은 더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물동량이 급증했지만 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췄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 ‘언택트 소비’로 택배 물량 급증…물류 설비 투자로 ‘1위’ 굳힌다
◆소량 상품 효율적으로 처리해 생산성 높여

올해 상반기 한국의 택배 물동량이 20% 증가한 상황에서 CJ대한통운의 물량은 29%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 또한 2019년 말 47.6%에서 2020년 2분기 51%로 상승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경제 활동이 이어지면서 CJ대한통운의 택배 물량은 23% 증가하고 점유율은 50%를 웃돌며 독보적 1위 사업자 위치를 고수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택배 처리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단순히 물동량 증가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정연승 애널리스트는 “물량 증가로 택배 기업들은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택배 고객을 선별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그간 이커머스의 성장으로 물량은 꾸준히 늘었지만 소량 물량이 다수를 차지해 택배 단가는 하락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전체적 물량이 급격히 증가한다면 향후 택배업계는 수익성 향상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택배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물류 산업 내에서 업체들의 운임 협상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CJ대한통운은 물류 시설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9월 최신 자동화 설비에 1600여 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택배 분류와 배송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다. 전체 택배 물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소형 상품을 종전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MP(Multi Point)’ 시스템을 내년 말까지 총 77곳에 설치한다. MP는 하나의 작업 라인으로 운영하던 기존 택배 터미널에 분류 시설을 추가 설치해 상품 크기에 따라 중대형 상품은 1층, 소형 상품은 2층으로 나눠 동시에 운영하는 형태다.

가장 큰 장점은 택배 중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MP 시스템을 통해 집화 터미널에서 각 택배 상자의 배송 지역 단위까지 자동으로 분류하고 행낭 묶음 단위로 포장해 허브 터미널로 보낸 후 추가 작업 없이 배송 터미널로 전달한다. 중간 재분류 과정이 사라지면서 허브 터미널의 생산성이 높아졌다.

CJ대한통운은 MP를 비롯해 휠 소터(택배 물품 자동 분류기)와, 정밀화물적체시스템(ITS) 등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접목하고 있다. 스마트 물류 기술 투자를 통해 향후 급격히 증가할 물동량 증가에 원활히 대응하면서 택배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굳힐 수 있게 됐다.

올해 창립 90주년을 맞은 CJ대한통운은 물류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예고했다.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일상에서 물류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CJ대한통운은 사회적·경제적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고객 중심의 물류 프로세스를 설계해 나갈 예정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물류 시장에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전국의 물적·인적 인프라를 촘촘하게 구축하고 새로운 배송 모델을 만들어 고객의 편의성을 한층 더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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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8호(2020.10.12 ~ 2020.10.1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