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298호 (2020년 10월 14일)

‘포스트 코로나’ 이끌 대표 기업은?…셀트리온·삼바·NC·키움증권 ‘톱5’

기사입력 2020.10.12 오후 03:32

[커버스토리=포스트 코로나 리딩 기업 30]
-331개 기업, 상반기 매출·영업이익·시가총액 평가… ‘비대면’·‘친환경’ 기업도 고속 성장

‘포스트 코로나’ 이끌 대표 기업은?…셀트리온·삼바·NC·키움증권 ‘톱5’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은 2008년 불어 닥친 금융 위기 때와 비교될 정도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을 어렵게 만들었다. 기업들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이를 말해준다. BSI는 기업의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지표다.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 체감 경기가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 추세를 보였던 지난 3월 BSI는 54를 기록하며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낙폭(11포인트 하락)을 보였다. 4월에는 51을 기록하며 2008년 12월 금융 위기 이후(당시 51)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최근 들어 점차 회복 중인 추세이지만 여전히 지난해를 크게 밑도는 모습이다. 코로나19가 기업 경영 활동에 큰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수치다.

하지만 이 같은 어려움이 모든 기업들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코로나19라는 ‘돌발 악재’를 오히려 ‘기회’ 삼아 큰 폭으로 성장한 기업도 있다. 한경비즈니스는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도 급성장한 기업들이 어디인지 직접 조사했다. NICE평가정보에 의뢰해 전년도 매출 5000억원이 넘는 상장사(331개)를 대상으로 ‘포스트 코로나 리딩 기업 30’을 선정했다.

이번 조사는 상반기 매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 상반기 영업이익, 시가총액 증가율(전년 말 대비) 등 3가지 항목을 평가 잣대로 삼았다. 각 항목별 순위를 산출한 후 이를 합산해 상위 30위(공동 순위 포함 31개)를 뽑았다.



◆성공적인 방역 성과로 ‘K바이오’ 날개


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글로벌 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K바이오’ 열풍이 결코 심상치 않음을 엿볼 수 있다. ‘톱3’를 모두 제약·바이오 기업이 휩쓸었다. 한국의 발 빠른 코로나19 진단 키트 생산과 성공적인 방역 성과 등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후광 효과’를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셀트리온그룹의 국내외 위상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것을 조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세 개 부문의 순위를 더했을 때 셀트리온헬스케어가 1위, 셀트리온이 3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두 회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등 바이오 의약품의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다. 즉 셀트리온이 바이오 의약품을 만들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유통 판로 개척과 마케팅 등을 통해 전 세계에 판매한다. 함께 성장할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올해 두 회사는 이른바 ‘바이오시밀러 3형제’라고 불리는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가 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유럽·북미·아시아 등 글로벌 전 지역에서 고르게 매출이 증가했다.

‘포스트 코로나’ 이끌 대표 기업은?…셀트리온·삼바·NC·키움증권 ‘톱5’
특히 혈액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미국 처방이 크게 늘며 실적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 헬스케어 정보 서비스인 심포니헬스에 따르면 트룩시마는 미국 출시 8개월 만인 지난 6월 16.4%의 점유율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2위)의 활약도 돋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CMO)을 주력으로 한다. 제약사가 생산을 의뢰하면 이를 맡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9월까지 거둔 수주액은 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수주액(약 3100억원)보다 6배나 많은 수주를 이미 올렸다. 특히 유럽의 제약사로부터의 수주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매출 1조 클럽 가입이 사실상 유력해 보인다.



◆‘집밥족’ 확산에 음식료 업종 함박웃음


음식료 업종에서 가장 많은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 리딩 기업에 이름을 올린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하이트진로(14위)·삼양식품(17위)·농심(18위)·대상(23위)·오리온(27위) 등 5개 기업이 올해 매출·영업이익·시가총액이 고르게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인은 간단하다. 코로나19가 야기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바로 ‘집밥 트렌드’이기 때문이다. 감염 우려에 따른 외출 자제와 재택근무,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 등에 따라 외식 대신 집에서 식사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이런 식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자연히 관련 기업들은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조사 결과에서도 이런 추세가 고스란히 나타난 셈이다.

수많은 음식료 기업들이 올해 실적이 상승한 상황인데 그중에서도 이 기업들의 성장세가 유독 돋보였던 비결은 한국과 함께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 증가를 동시에 이뤄 낸 점을 꼽을 수 있다.

한정된 내수 시장을 벋어나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에 눈을 돌리며 판로 확대에 주력해 온 것이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해외 국가들에서는 한국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심각한 양상을 보이는 만큼 비상 식품을 찾는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불닭 브랜드를 앞세운 삼양식품은 중국과 미국 등에서 라면 매출 수요가 크게 늘며 올해 2분기 수출이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오리온도 마찬가지다. 중국·베트남·러시아 등 해외 법인이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은 중국과 미국에서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고 대상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 시장에서 판매가 늘어나 실적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하이트진로는 일본과 필리핀 등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 확대도 있었지만 그보다 한국에서 신제품 출시 효과가 터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로이즈백 소주와 테라 맥주 등 지난해 선보인 신제품들의 점유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고 이에 힘입어 하이트진로의 실적과 주가 역시 꾸준히 상승 곡선을 보이고 있다.  



◆동학개미가 이끈 증권 업종 호황


코로나19가 야기한 주식 투자 열풍은 증권사들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게 된 배경이 됐다. 키움증권(5위)·유진투자증권(7위)·미래에셋대우(10위)·이베스트투자증권(21위) 등 4곳이 포스트 코로나 리딩 기업 30 명단에 포함됐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증권사들의 실적을 바라보는 전망은 어두웠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2월 이후 기관과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대거 팔아 치웠고 주가지수는 고꾸라졌다. 주식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증권사들에 대한 전망이 좋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내 반전이 일어났다. 개미라고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평생 없을 기회’라며 매도 물량을 적극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주식 투자 열풍이 일어났고 이들을 빗대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기관과 외국인에 맞서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상황을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표현이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자 증권사들 역시 올해 상반기 큰 폭의 실적 증가세를 기록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1분기 암울한 실적을 보였지만 2분기 반등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증권사들 가운데 개인 투자자 비율이 30%로 가장 높은 키움증권의 매출 상승세가 단연 돋보인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할 때 매출 상승률이 무려 247.33%에 달한다.

키움증권은 지점 없는 100% 온라인 서비스 제공을 표방하며 출범한 인터넷 증권사의 시초다. 업계 최초 비대면 주식 거래 서비스인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과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주식 거래의 접근성을 크게 개선하며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증권사가 됐고 코로나19를 맞아 그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됐다.



◆‘비대면’·‘집콕’ 관련 업종도 부각 


‘비대면’과 ‘집콕’이라는 새로운 트렌드에 부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나 이런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 역시 코로나19를 계기로 한껏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6위)는 국민 메신저로 등극한 카카오톡 기반의 광고 및 ‘선물하기’ 등 커머스 사업을 비롯해 게임과 만화 등 콘텐츠 사업 호조에 힘입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이제 생필품은 마트가 아닌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구매하는 것이 대세가 됐다.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집 앞에 전달하는 택배 회사들이 바빠질 수밖에 없다. CJ대한통운(30위)은 밀려드는 주문량과 비례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계속 늘고 있다.

기업들의 회의나 미팅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것이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가 중심인 DB하이텍(9위)은 서버와 PC 관련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수요도 점차 회복되는 추세인데 전자 부품 업체인 LG이노텍(12위)은 이런 흐름에 편승하며 포스트 코로나 리딩 기업 30에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셀트리온그룹의 국내외 위상이 이전보다 높아진 모습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셀트리온그룹의 국내외 위상이 이전보다 높아진 모습이다.

엔씨소프트(4위)도 지난해 말 야심차게 출시한 신작 게임 ‘리니지2M’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는 해석이 나온다. 외출을 꺼리고 집에 머무르는 ‘집콕’ 족이 생겨나면서 게임 수요가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인테리어 수요도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이는 올해 상반기 한샘(30위)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두게 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건설 업종도 4곳이 포함됐다. 코오롱글로벌(15위)·한진중공업(19위)·한라(20위)·동부건설(22위)이 주인공이다. 그중에서도 코오롱글로벌의 활약이 눈에 띈다. 지속적으로 신성장 동력을 찾고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 기회로 작용했다.

모듈러 건축 기술을 예로 들 수 있다. 미래 건설 시장을 이끌어 나갈 핵심 기술로 판단하고 기술력 확보에 주력해 왔고 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현재 모듈러 건축 기술은 모듈형 음압 병동을 빠르게 건축할 수 있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국립중앙의료원과 30병상 규모 3층짜리 모듈형 음압 병동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준공을 앞둔 상태다.

‘친환경’과 관련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선전한 것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한국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점차 커지는 추세가 실적과 시총에 반영됐다.

풍력 타워 생산 능력 세계 1위라고 평가 받는 씨에스윈드(27위)는 올해 들어 전 세계 각지에서 풍력발전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혜를 보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도 증가했지만 시총 증가율이 가장 눈길을 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9월 18일까지 주가가 189.47% 상승했다. 향후 친환경 트렌드가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동나비엔(29위)도 정부가 4월부터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친환경 콘덴싱보일러 설치 의무화에 나서면서 올해 실적과 시총 모두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모듈러 건축 기술 외에도 풍력단지 공사 및 발전 운영 등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사업 실적을 쌓아가고 있는데 이에 따라 올해 주가가 더 가파르게 상승 할 것으로 분석됐다.


enyou@hankyung.com


[커버스토리=‘포스트 코로나 리딩 기업 30’ 기사 인덱스]

-포스트 코로나 이끌 대표 기업은?...셀트리온·삼바·NC·키움증권 ‘톱5’

-셀트리온헬스케어, 세계가 주목하는 ‘K바이오’...램시마·트룩시마 글로벌 판매 ‘약진’

-엔씨소프트, 집콕으로 늘어난 게임족·‘리니지2M’ 흥행 대박...하반기도 줄줄이 신작 대기 중

-키움증권, 동학개미 그러모으며 상반기 매출 증가율 1위...해외 주식 거래 19배 ‘쑥’

-카카오, 비대면 시대 이끄는 ‘언택트 대장주’...상반기 톡비즈·해외 콘텐츠 선전

-DB하이텍, 수요 늘어나는 시스템 반도체...전력·센서 등 특화 파운드리에 집중

-LG이노텍, 글로벌 1등 제품 앞세워 소재·부품 시장 주도...미래차 부품 개발 가속 페달

-하이트진로, ‘테진아’로 소맥 마케팅...코로나19도 뚫었다

-코오롱글로벌, 그린뉴딜 바람타고 풍력 사업 급성장...‘차세대’ 모듈러 건축 투자도 결실

-씨에스윈드, 풍력 타워 생산 능력 ‘세계 1위’...독보적 기술력·글로벌 수요 증가에 시총 2조 돌파

-한샘, 생활의 중심 공간 된 ‘집’...홈 퍼니싱 열풍 타고 폭풍 성장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8호(2020.10.12 ~ 2020.10.1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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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10-13 0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