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그룹 웰스팜 1분기 판매량 188% 성장…LG전자·SK매직도 출시 앞둬
‘집 안에 들어온 텃밭’… 쑥쑥 크는 식물 재배기 시장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현대인들의 생활 속에서 사라졌던 텃밭이 집 안에 들어왔다. 가정에서 식물을 손쉽게 재배할 수 있는 ‘식물 재배기 시장’이 쑥쑥 성장하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집 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부터다.

과거엔 생소하게 여겨졌지만 식물 재배기는 최근 가장 뜨거운 시장 중 하나다. LG와 SK 등 대기업들이 이 시장에 새로 뛰어들면서 산업 전체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에 시중에 판매되던 식물 재배기의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집 안에 들어온 텃밭’… 쑥쑥 크는 식물 재배기 시장
◆CES에서 ‘식물 재배기’ 선보인 LG전자

스타일러와 건조기 등을 통해 ‘신(新)가전’의 흐름을 주도해 온 LG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 전시회(CES) 2020’에서 집 안에서 사용하는 신개념 프리미엄 식물 재배기를 공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LG전자의 식물 재배기는 복잡한 채소 재배 과정 대부분을 자동화한 것이 특징으로, 고객이 식물 재배기 내부 선반에 일체형 씨앗 패키지를 넣고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채소 재배가 시작된다. 이 제품의 특징은 상추와 케일 등 약 20종의 다양한 채소를 야외보다 빠르게 재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총 4개의 선반을 이용해 한꺼번에 재배할 수 있는 채소는 모두 24가지다.

SK매직은 스타트업을 인수해 식물 재배기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SK매직은 지난 9월 이사회를 열고 가정용 스마트 식물 재배기 연구·개발(R&D) 기업 에이아이플러스를 인수·합병(M&A)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에이아이플러스는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 재배 관련 기술과 특허를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삼성전자 사내 벤처에서 출발해 가정용 식물 재배기 ‘플랜트박스’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SK매직은 M&A를 통해 기술과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관련 기술 개발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단독형 식물 재배기의 원조는 교원그룹의 ‘웰스팜’이다. 웰스팜의 판매량은 2018년 7월 리뉴얼 출시 후 지난해 말까지 약 8000대, 올해 5월 첫 출시한 새싹 재배기를 포함해 최근 누적 판매량 2만1000대를 넘어서며 한국의 가정용 식물 재배기 시장을 이끌고 있다. 현재 웰스팜은 미소채·활력채·항암채·아이쑥쑥 등 총 4종의 패키지를 운영 중이고 사용자의 니즈에 맞게 6모종 슬림형과 12모종 와이드형 제품을 판매 중이다. 지난 5월 식물 재배기 엔트리 모델 격인 ‘새싹 재배기’를 출시해 가정용 식물 재배기 인식 확대해도 앞장서고 있다.

웰스팜의 모종은 무균 시설을 갖춘 웰스 식물 공장에서 일정 크기까지 키운 후 보다 안정적인 상태로 각 고객에게 2개월마다 배송된다. 배송 과정은 웰스팜 전용 콜드 체인 시스템과 전문 엔지니어가 직접 도맡아 웰스팜만의 높은 신뢰도를 형성하고 있다. 식물 생장에 대한 안정성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식물 재배기 시장을 구축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홈 가드닝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 1분기 웰스팜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8%, 직전 분기 대비 5배 늘어난 판매량을 기록했다. 교원은 웰스팜이 지속적인 판매량 증가를 바탕으로 올 연말까지 2만5000대 이상의 누적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집 안에 들어온 텃밭’… 쑥쑥 크는 식물 재배기 시장
◆‘LED 조명’으로 식물 재배에 최적화

식물 재배기는 출시 초창기만 해도 생소함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추구하는 소비자와 홈 가드닝 트렌드의 확산으로 인지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이수진 웰스 상품기획1팀 파트장은 “코로나19로 실내 활동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취미와 기분 전환을 위해 홈 가드닝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코로나 블루’ 극복과 정서 안정 등 기분 전환을 원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도 식물 재배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집 안에 들어온 텃밭’… 쑥쑥 크는 식물 재배기 시장
식물 재배기는 크게 웰스팜과 같은 단독기기형을 비롯해 시스템형·설비형으로 나눌 수 있다. 지금 한국 식물 재배기 시장은 ‘다양한 형태의 식물 재배기가 소비자에게 알려지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수진 파트장은 “현재 식물 재배기 시장은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고객의 관심도 증가와 인지도 제고 단계에 와 있다”며 “소비자들의 사용 경험이 축적되며 식물 재배기의 편리함과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LG전자와 SK매직 등이 식물 재배기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어 해당 시장이 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식물 재배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가정에서도 자연과 유사하게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해 줄 수 있는 ‘기술력’이 중요해졌다. 웰스팜은 식물이 자라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광합성에 최적화된 파장의 식물 전용 발광다이오드(LED)를 적용해 낮·밤·계절·설치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양질의 광량을 제공한다. 엽록소 흡수 스펙트럼과 유사한 450nm, 650nm 파장 영역의 광량을 갖췄다. 또 자동 순환 급수 방식으로 식물 뿌리(안심 배지)에 자동으로 물을 공급해 급수 시 용존 산소량을 증가시킨다. 간편한 방식으로 매주 1회 수조에 물을 보충하는 것만으로 수경 재배에 최적화된 물을 공급하도록 했다. 수조에 물이 부족하면 물 보충 램프와 알람 음으로 알려준다.

LG전자가 지난 1월 세계 가전 전시회(CES)에서 선보인 식물 재배기는 LG 생활 가전의 기술력을 집약시켰다. 채소가 자라는 데 적합한 최적의 온도를 자동으로 제어하고 유지하기 위해 디오스 냉장고의 정밀 온도 제어와 정온 기술을 적용했다. 상황에 따라 컴프레서의 동작을 조절하는 인버터 기술, 채소의 성장에 필요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LG퓨리케어 정수기의 급수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식물 재배기의 급수 시스템을 개발했다.

식물 재배기는 ‘렌털 가전’에도 적합한 상품이란 평을 듣고 있다. 구매에 앞서 체험을 통해 식물 재배기의 사용법을 익히고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식물을 잘 자라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웰스는 렌털 시장 확대와 다양한 고객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초 ‘공유 렌털’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1호 제품으로 웰스팜을 택했다. 1년 약정 기간과 함께 약 2만원대의 비용으로 렌털 부담을 최소화 것이 특징이다. 보통 렌털 제품은 3년 이상의 약정 기간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무농약 채소 모종과 함께 정기 배송과 관리 서비스 비용 등이 렌털 요금에 포함됐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1호(2020.10.31 ~ 2020.11.0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