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케이스 스터디 KT&G = 코로나19 뚫고 시장 개척, 글로벌 톱4 노린다]
-KT&G 신탄진 공장 르포
-초고속 궐련 제조기로 분당 600갑 생산…빅데이터 기반 설비 최적화, 곳곳에 무인 로봇
반도체 라인 못지않은 자동화 공정…‘초슬림 생산 세계 1위’ KT&G 신탄진 공장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11월 10일 찾은 대전 대덕구 벚꽃길에 자리한 KT&G 신탄진 공장의 첫인상은 머릿속에서 그렸던 담배 공장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정문을 통과하면 가장 먼저 잘 가꿔진 정원을 마주하게 된다. 정원 한가운데 작은 연못도 있다. 외관으로만 봤을 때 받은 느낌은 담배 공장이라기보다 대덕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는 연구소와 같은 분위기를 내뿜었다.

위생모를 쓰고 손 소독을 마친 뒤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비로소 담배 공장에 왔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은은한 담배 향이 코끝으로 전해짐과 동시에 기계가 내는 굉음이 귓가로 들려왔다.

◆최대 생산량 연간 700억 개비…‘아시아 최대’


신탄진 공장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담배 생산 공장이다. 규모만 놓고 봐도 압도적이다. 대지 면적만 약 56만1983㎡(17만 평)로 일반적인 축구장의 약 77배 크기다. 이곳에서 한 해 동안 생산할 수 있는 최대 담배 생산량은 약 700억 개비에 달한다. 갑으로 환산하면 약 35억 갑을 연간 출하할 수 있다.

공장 관계자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려도 연간 담배 생산량이 이 정도 되는 공장은 손에 꼽을 정도로 찾기 어렵다”며 “매년 KT&G의 담배 생산량 가운데 약 60% 이상을 신탄진 공장이 책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측면에서 신탄진 공장은 KT&G의 ‘성장 요람’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직접 눈으로 확인한 신탄진 공장 담배 생산 라인은 세계적인 담배 제조 공장다운 분위기를 풍겼다. 여기저기에서 담배를 뽑아내는 기계들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열기 때문인지 위생모를 쓴 머리에서는 살짝 땀방울이 흘러내리기도 했다. 공장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신탄진 공장은 현재 총 38개의 생산 라인이 가동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KT&G가 자랑하는 것은 이른바 ‘초고속 궐련 제조기’를 갖춘 최첨단 생산 라인이다. 1분에 무려 1만2000개비, 약 600갑의 담배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직접 이 현장을 찾았는데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1분에 1만 개가 넘는 담배가 만들어지는 만큼 기계는 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눈 깜짝할 동안 담배 원료(각초)가 한 개비의 담배로 완성됐으며 마치 기관총 쏘듯이 기계 안에서 쏟아져 나왔다.

깔끔하게 정돈된 공장 안에는 이런 기계들이 곳곳에서 작동하고 있었는데 그 주변에 ‘사람’이 드문드문 서서 일하는 것도 눈길을 끌었다.

바로 첨단 자동화 설비에 접목한 디지털 기술 덕분이다. 이 부분 역시 신탄진 공장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담배 생산 과정에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먼 과거에는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 한 개비의 담배가 완성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점차 자동화 설비와 디지털 기술을 입혀 나가며 현재의 모습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중앙 제어 시스템 활용해 효율성 제고


예컨대 KT&G는 설비 능력과 기술 수준의 발전과 함께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생산 관리 노하우와 정보기술(IT)을 접목한 ‘e-생산 시스템’을 2007년 개발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설비에서 제공되는 각종 데이터들에 기반해 공장을 운영해 나가기 시작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빅데이터 활용의 초기 콘셉트를 KT&G는 이미 오래전부터 적용해 오고 있었던 셈이다.
반도체 라인 못지않은 자동화 공정…‘초슬림 생산 세계 1위’ KT&G 신탄진 공장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런 디지털 기술들을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실제로 신탄진 공장의 생산 라인 현장은 담배 생산부터 포장까지 모든 과정이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각 생산 라인은 컴퓨터 중앙 제어 시스템으로 통제한다. 현장 노동자들의 주된 역할은 기계가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는지 또는 불량품이 잘 걸러지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일이다.

중앙 제어 시스템의 명령에 따라 완성된 담배들은 공장 천장에 마련된 벨트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하며 최종적으로 박스에 담기게 된다.

보통 1박스에는 50포(1포는 20갑)의 담배가 들어가 무게가 꽤나 무거운데 이 작업은 무인 로봇이 알아서 척척 해냈다.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팰릿에 상자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고 있었다.

48개의 상자가 쌓이게 되면 담배 보관 창고로 이를 이동시키는 데 이 과정에서는 무인 운반차가 공장 내부를 오가며 사람 대신 담배를 운반했다. 공장 관계자는 “규모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공장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신탄진 공장은 글로벌 담배 회사들의 생산 공장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말했다.
반도체 라인 못지않은 자동화 공정…‘초슬림 생산 세계 1위’ KT&G 신탄진 공장
신탄진 공장의 담배 생산량은 매년 철저한 수요 예측을 거쳐 결정한다. 올해는 약 500억 개비의 담배를 국내외로 유통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주력 상품은 ‘에쎄’와 같은 ‘초슬림 담배’ 제품이다. 총생산량의 약 70%를 초슬림 담배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만들어지는 담배 중 50% 이상은 해외로 수출되는 것도 특징이다. KT&G 관계자는 “이런 측면에서 신탄진 공장은 세계 최대의 초슬림 담배 생산 공장이자 회사 수출에 크게 기여하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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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3호(2020.11.16 ~ 2020.11.2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