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케이스 스터디 KT&G = 코로나19 뚫고 시장 개척, 글로벌 톱4 노린다]
-방경만 KT&G 전략기획·글로벌본부장 인터뷰
-중남미·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에 ‘올인’
-애자일 경영으로 현지화 주력…
해외 매출 비율 50% 목표”
“신시장 개척에 ‘올인’…KT&G, 2025년까지 200개국 간다”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KT&G가 주력 시장의 수출 증대와 해외 법인의 꾸준한 매출을 기반으로 지난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KT&G의 해외 시장 매출액 비율은 점점 증가해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다국적 담배 기업들의 과점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KT&G가 대표 제품 ‘에쎄(ESSE)’의 글로벌 톱 브랜드 도약과 시장별 로컬 빅 브랜드 육성 정책 등 사업 고도화를 통해 진출 영토를 확대한 결과다.

KT&G는 2025년까지 ‘글로벌 톱4’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 담배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중동·중앙아시아·러시아 등 주력 시장뿐만 아니라 과테말라·칠레 등 중남미와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신흥 시장에도 진출했다. 신시장 개척 노력에 힘입어 KT&G의 해외 진출 국가는 2019년 말 기준 80여 개국에서 올해 상반기 90여 개국으로 늘었다. 연내 100여 개국 진출이 목표다.

수출 브랜드 수(SKU)도 2018년 268개에서 2019년 419개로 껑충 뛰었다. 글로벌 초슬림(직경 5.4mm 이하) 담배 1위인 에쎄가 수출 실적의 일등 공신이었다. 에쎄는 1996년 11월 출시 이후 국내 담배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외 누적 판매량만 지난 1분기 기준 약 7200억 개비를 돌파했고 그중 해외 판매량은 3032억 개비에 달한다.

에쎄는 해외에서 저타르·초슬림·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아 국가별 현지화 전략을 통해 약 75종이 판매되고 있다. 진출국 현지 시장의 특성에 맞게 국가별로 차별화한 에쎄 제품을 출시하는 KT&G만의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 그 결과 에쎄는 몽골에서 점유율 34.2%로 1위다. 에쎄는 현지에서 경쟁사들을 제치고 몽골의 국민 담배로 자리 잡았다.

세계 2위 담배 소비국인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담배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정향을 활용한 크레텍 제품을 선보여 2019년에만 48억 개비가 팔렸다. KT&G에서 전략기획과 글로벌사업을 총괄하는 방경만 본부장(전무)은 “고타르 레귤러 제품 위주의 시장에 차별화된 초슬림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니치마켓을 공략했고 새로운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깔끔한 맛을 강조한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방 본부장은 KT&G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1999년 한국담배인삼공사에 입사해 마케팅국 브랜드매니저·글로벌본부 해외사업실·비서실장·마케팅본부 브랜드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담배 산업 전문가다.

KT&G는 현재 미국·인도네시아·러시아·터키 등에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다. 현지화 전략의 성공에는 KT&G의 애자일 경영도 빼놓을 수 없다. 방 본부장은 불확실한 글로벌 시장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2016년부터 글로벌본부 내에 유연한 업무 수행이 가능한 임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기획실·브랜드실·법인관리실에 5개 부서와 팀을 신설해 시장 진입 전략 수립과 현지 맞춤형 세부 전략 실행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게 했다. 각 조직이 필요한 권한을 위임받으면서 파트너와 협상력이 높아지고 신규 투자를 통한 브랜드 확장 역량도 강화되는 성과를 얻었다. 또 국가별 IMC(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운영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 글로벌 마케팅부를 신설하고 해외 법인 지원 조직도 세분화했다.

방 본부장은 “해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높이고 유연하고 민첩한 대응을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며 “2025년까지 200여 개국 진출을 목표로 신흥 시장 개척과 현지 브랜드 관리 강화에 집중하는 등 해외 영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시장 개척에 ‘올인’…KT&G, 2025년까지 200개국 간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3분기 해외 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냈습니다.


“시장 환경이 녹록하지 않았는데도 수출과 해외 법인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수출에서는 알로코자이와 중동 신계약 체결에 따른 수출 실적 정상화로 올해 3분기 누계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28억 개비) 성장해 향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해외 법인은 지난 3분기 누계 매출 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1% 성장했습니다. 특히 미국법인의 유통 커버리지를 확대해 전년 동기 대비 34%(4억 개비) 증가했습니다. 올해 해외 시장에서 전년 대비 18%(78억 개비) 늘어난 506억 개비 판매가 목표입니다.”

해외 사업 호실적 달성의 비결은 뭔가요.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영업·마케팅 전략을 신속하게 마련하고 2017년 선포한 ‘글로벌 톱4’ 비전 달성을 위한 브랜드·마케팅 강화 전략을 꾸준히 펼쳐온 결과라고 봅니다. 현지 방문과 파트너사 영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현지 전문가와 리서치 업체를 활용해 신규 개척 국가를 계속 발굴하고 현지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등 비대면 업무 추진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또한 잠재력 높은 신규 시장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광고·프로모션 투자도 확대했습니다. 데이터 기반으로 현지 시장을 분석하고 브랜드 운영을 체계화해 올해 182종의 제품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파트너사들과 글로벌 협업은 어떤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까.

“KT&G는 ‘글로벌 톱4’를 목표로 공격적인 마케팅과 신시장 개척을 통해 글로벌 톱3 담배 회사 수준의 커버리지 확대를 추진 중입니다. 이를 위해 현지 시장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진 현지 파트너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KT&G는 해외 사업에서 파트너사를 통한 간접 진출 방식과 해외 법인을 활용한 직접 진출 방식을 ‘투 트랙’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간접 진출할 때는 여러 파트너사를 활용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리스크를 줄이고 초기 단계부터 파트너사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면서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동 지역 파트너사인 알로코자이와 릴(lil)의 해외 진출을 함께하고 있는 PMI와의 협업 사례가 우수한 역량을 보유한 파트너사를 통해 효과적으로 유통 커버리지를 확대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톱4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차별화 전략을 추진 중입니까.

“KT&G는 글로벌 톱4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4가지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글로벌 커버리지 확보입니다. 개척 전담 조직을 활용한 공격적 시장 확대로 2025년까지 200여 개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글로벌 마케팅 역량 강화인데 권역별로 핵심 국가를 선정하고 마케팅과 유통 네트워크를 확대하면서 자사 주도의 성장 전략을 직접 실행하고 있습니다. 셋째는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 확보입니다. 진출 국가별로 소비자 니즈를 분석해 철저한 현지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인 ‘에쎄’의 입지를 견고히 하고 레귤러 라인업을 강화해 브랜드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넷째는 사업 구조 전환입니다. 현지 파트너사와 협업하는 동시에 해외 법인 투자와 해외 생산을 늘리는 등 직접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25년까지 국내외 담배 매출액 중 해외 비율을 50%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현재 중간 점검해 본다면 어느 정도 달성했습니까.

“2019년 KT&G 국내와 해외 담배 전체 매출액 중 해외 비율은 31%였고 올해 37%까지 확대될 것으로 봅니다. 신시장 개척과 직접 사업 확대로 향후 해외 비율을 연평균 4%포인트 늘려나갈 것이고 2025년 해외 매출 비율 50% 목표 달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합니다.”

해외 시장은 경영 전략 측면에서 어떤 중요성을 갖고 있나요.

“해외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KT&G도 이에 발맞춰 국내 사업과 해외 사업을 나누던 개념을 넘어 하나의 글로벌 기업으로 바뀌고 있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존 시장과 신시장 모두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현지 법인을 통한 직접 사업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미국과 인도네시아 등 기존 시장은 영업·마케팅·제조 등 분야별 역량을 전방위적으로 높이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시장 영향력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중동과 인도차이나 등 기존 시장 이외에도 신시장 개척과 육성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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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3호(2020.11.16 ~ 2020.11.2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