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 매거진 = 정상미 기자] '논어'의 위정편에 ‘온고지신’이 등장하니 이미 지나간 옛것을 낡은 것으로 치부하지 않고, 그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연구하여 새로움을 발견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 유교·신라·가야의 찬란한 얼이 깃든 경북 3대 문화는 낙동강, 백두대간의 생태 축을 핵심 요소로 엮어 생생한 오늘과 손을 잡는다.


유교-신라-가야 경북 3대 문화권①



역사·문화·자연의 합 - 경북 3대 문화권 사업장을 밝히는 경북스타관광벤처 육성 사업
2021년은 ‘경북 3대 문화권 방문의 해’다. 경북의 고유한 문화유산이자 찬란한 대한민국의 역사인 유교·가야·신라 3대 문화가 강한 생명력으로 거듭나 관광객을 부른다.


현재 경상북도와 경상북도콘텐츠진흥원은 경북 3대 문화권 사업장*에 도입되는 우수하고 참신한 관광 아이템을 발굴·육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중 ‘경상북도 스타 관광벤처 육성 공모전’(이하 공모전)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관광벤처기업을 선발해 사업화 지원금, 맞춤형 컨설팅, 국내 홍보·마케팅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공모전은 2019년부터 시작돼 매년 전국의 우수한 관광벤처기업이 참가, 경북 관광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우수한 상품을 선보였다. 다가오는 2021년에도 공모전이 개최될 예정이니 뜻있는 관광벤처기업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 경북 3대 문화의 스토리가 대한민국의 힘이 되고 세계 무대로 나아가는 때를 그려본다. 먼 이야기가 아님을 몸소 실감했으니 그 이야기를 지금부터 전한다.


경북 3대 문화권 사업이란
경북지역에 산재한 유교·신라·가야의 3대 문화와 낙동강, 백두대간 같은 생태 축을 활용해 경북을 ‘역사와 자연, 인간이 빚어낸 한(韓) 문화의 본향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경북 23개 시군에 관광기반시설이 들어서고 있어 경북 3대 문화 콘텐츠를 다채롭게 만날 수 있다.
유교-신라-가야 경북 3대 문화권①
실타래 같은 우리 삶, 선성현문화단지에 얽혀 있네
‘선성현’은 예안 지역, 오늘날 도산면의 옛 이름이다. 예안은 1913년 안동에 편입되었다. 안동을 말할 때 예안을 빼놓을 수 없다. 조선시대 예안현은 한국 유학의 거두인 퇴계 이황을 비롯해 많은 문인을 배출한 한국 문화사의 중심이었다. 장장 91.3km에 달하는 9개 코스의 안동 선비순례길. 그중 1코스에 선성현문화단지가 깃들어 있으니 안동, 예안의 실타래 같은 이야기를 먼저 풀어본다. 선성현문화단지는 안동호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객사, 동헌, 관창 등 옛 관아를 복원하고 역사관, 한옥체험관 등을 조성해 한 마을, 안동, 우리나라 유교문화를 가슴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크고 작은 갤러리와 카페가 자리한 예끼마을은 안동댐이 조성되며 터전을 잃은 수몰민이 새 보금자리를 일으킨 곳으로, 예안마을 주민들의 가슴 아픈 역사와 새날에 대한 희망이 곳곳에 새겨져 있다. 서울 삼청동 골목길을 걸을 때처럼 예스러움이 세련된 감각으로 더해져 동네를 밝히고, 안동호를 따라 걷는 선성수상길은 말로 다 하지 못할 만큼 아름답다. 가슴 가득 들어차는 풍요로운 감정 속에 수몰민의 가슴 시린 역사도 깃들어 있으니 삶의 법칙에 대해 멈춰 서 생각에도 잠겨본다. 예끼마을의 벽화그림을 마주하며, 잔잔한 호수 위에 길게 펼쳐진 수상 덱(Deck)을 걸으며 그래도 사는 날까지 잘 살아내리라 다짐한다. 옛 성현이 우리에게 알려줄 가르침 중 하나 아니겠는가.
유교-신라-가야 경북 3대 문화권①
선성현문화단지에서 게임 한 판
아는 만큼 보인다! 하지만 주입식은 거절! 선성현 문화단지의 역사를 재미있는 게임으로 만난다. 스마트 미션체험 ‘미래도시 안틀란티스’는 안동댐 건설로 수몰된 도산면 일대를 가상도시로 연출해 1∼6단계로 미션을 수행해나가는 게임이다. 예끼마을과 선성수상길, 선성현문화단지 내 특정 위치를 탐방하며 미션을 수행하다 보면 역사 공부가 저절로 된다. 미션을 모두 수행하면 지역 특산품도 받을 수 있으니 꼭 경험해보시길!
경북 안동시 도산면 선성중앙길 77 | 054-843-0150 | http://koreanhouse.kr

유교-신라-가야 경북 3대 문화권①
잠시 속세와 떨어지는 일상의 기쁨, 봉화 청량산 캠핑장
참 희한한 감정이다. 기자 역시 청량산 캠핑장에 도착했는데 여기 계신 분들이 너무 부럽다. 어린이들이 첫눈에 보고 달려올 것만 같은 거대한 동물 형태의 숙소는 캠핑장 인근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청량산의 거대하고 신비로운 암벽을 창문 밖 풍경으로 거느린 채 텐트를 펼치고, 카라반(캠핑 트레일러) 앞에서 분주히 식탁을 준비하는 가족들은 지금 어떤 기분일까? 어쩌면 그들도 정신없이 복잡한 속세에서 잠시 짬을 내어 이 시간을 마련한 것인지 모른다. 일상의 기쁨은 꿀벌처럼 부지런할수록 더 진한 법! 부러움은 잠시 내려놓고 꿀벌처럼 종횡무진 꽃을 찾아 떠나본다.


청량산 캠핑장은 ‘데크·쇄석·야영장과 동물형·일반형 카라반 야영장’과 어린이를 위한 놀이시설, 어른을 위한 체육시설 등으로 조성되어 있다. 하늘, 산, 공기부터 떠나온 곳과 다르고 깊으니 일주일의 에너지를 가히 하룻밤에서도 얻어갈 만하다. 신라 문무왕 3년(663), 원효대사가 창건한 청량사가 캠핑장에서 가까우니 꼭 들러보자. 청량사를 오르는 산길은 험준한 편은 아니지만 경사가 제법 있어 먼 거리가 아님에도 속도를 내기가 어렵다. 무거운 짐은 내려놓고 느긋한 마음으로 한걸음, 한걸음을 옮긴다. 이윽고 나타난 청량사. 명승 제23호로 지정된 봉화 청량산 깊은 속에 땀 흘리지 않는 자에게는 이 모습 영원히 숨은 그림 같은 청량사가 있다. 잠시 속세와 떨어져 일상의 기쁨을 누리시라.
유교-신라-가야 경북 3대 문화권①
청량산 캠핑장 이용안내
캠핑장은 시설 사용 예정일 1개월 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 가능. 예약기간 4월 11월까지 (12월~3월까지 휴무) www.bonghwa.go.kr/open.content/camp

경북 봉화군 명호면 광석길 13, 청량산 캠핑장 | 054-674-3381
유교-신라-가야 경북 3대 문화권①
선비가 꿈꾼 안빈낙도, 봉화 정자문화생활관에서 맛보다

안빈낙도와 무소유는 닮았다. 통장 잔고는 내리막을 향해도 그의 마음은 내리막길이 아니다.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삶의 경지를 이루었으니 우리는 그들을 성인이라 부른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그들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정자를 짓고 그 안에서 배움의 길을 이어 나갔다. 삶의 가치를 실현하며 제자를 기르고 나라가 잘되고 백성이 잘 사는 방법을 연구했다. 봉화의 정자문화생활관은 이러한 선비 정신을 누각과 정자, 즉 누정이라는 매개체로 배울 수 있는 뜻깊은 곳이다.


이 모든 것을 한곳에 압축한 거대한 ‘누정전시관’은 팔작지붕의 외관에 중정, 현대의 시공법과 한식 목구조를 혼용해 탄생했다. 오랜 세월에 걸쳐 누정에 관한 사료, 현존하는 건축물, 전문가의 자문 등을 거쳐 탄생한 전시관은 누정세계, 음풍농월 등의 전시실을 통해 누정의 참된 아름다움과 가치를 오감으로 익힌다. 음풍농월(吟風弄月), ‘절로 바람에 노닐고 달빛에 물드는구나’라는 글귀에 사로잡힌 채 누정 안에 앉아 사계절의 영상을 바라보았다.
유교-신라-가야 경북 3대 문화권①
푸른 산과 검은 바위, 붉은 꽃잎이 바람에 떨어지는 풍경 속에 선비의 일생이 흐른다. 전생이 하루 같고, 하루가 전생 같은 까마득하고 신비로운 시간이 펼쳐진다. 우리나라의 문화가 참 자랑스러워지는 순간이다. 경북 3대 문화권을 이렇게 생생하고 아름다운 콘텐츠로 마주할 수 있어 기쁨이 밀려든다. 누정전시관 밖에는 누정오경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다섯 개의 누정을 재현해놓았다. 광풍각, 한벽루, 세연정, 부용정, 거연정이다. 같은 누정이라 하여도 특징이 다르니 각 공간이 자리한 자연에 깃들고 어울리기 위함이다. 우리가 세상에 나와 친구를 만나고, 사회에 속하는 지혜가 여기 있다.
유교-신라-가야 경북 3대 문화권①
하룻밤 머물고 싶어질 테니
봉화군은 약 103동에 이르는 누각과 정자가 분포된 우리나라 누정의 중심지다. 전통 누정의 가치를 알리고 보존하고자 건립된 정자문화생활관은 누정오경, 야생화정원, 도깨비정원, 전통놀이마당 등으로 조성되었으며, 누정전시관 하나만 돌아봐도 시간이 금방 지난다. 솔향기 그득한 숙박시설과 함께 하루의 느긋한 여행을 계획해보자. 6동 11실로 구성된 숙박시설은 워크숍, 문화행사를 진행하기에도 그만이다.
(온라인 예약 www.bonghwa.go.kr/open.content/facility)


경북 봉화군 봉성면 부랭이길 88 | 054-679-6964 | www.bonghwa.go.kr/open.content/faci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