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인사이트]


주식 비중 확대하고 채권 비중은 줄여야…
ESG 확산, 성장주 다변화 등 주목
2021 포스트 코로나, 다섯 가지 투자 아이디어 [머니 인사이트]
[한경비즈니스 칼럼=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 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경제학 박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의 영향과 미국의 집권당 교체는 향후 글로벌 경제와 금융 시장에 ‘큰 변화(The great shift)’를 시사한다. 자금의 공급자가 민간에서 정부(중앙은행)로 이동하면서 공공성과 친환경이 강조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는 메가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의 성장 동력이 노동·자본에서 ‘기술 혁신’으로 이동하면서 소수 대형 기술주와 미국에 대한 집중 투자는 다변화된 성장주(BIG : Bio·Information·Green Tech)와 중국·한국 등의 포트폴리오로 전환돼야 한다. 제로 금리의 장기화 전망에 따라 인컴 수익과 함께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춰 줄 수 있는 ‘채권의 대체 자산’ 찾기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2021년에도 글로벌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 비중 확대와 채권 비중 축소를 권고한다. 주식은 미국·유로존 등 선진 시장과 중국·한국이 매력적이다. 다섯 가지의 투자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2021년 코스피 상단 2950 전망

첫째, ‘주주 자본주의’에서도 ‘공공성’이 강조되는 흐름으로 이동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대전·대공황·금융 위기·팬데믹 등 역사적으로 거대한 충격 이후에는 공공 부문의 역할 확대로 어김없이 ‘큰 정부’가 등장했다. 금융 위기와 팬데믹을 거치면서 자금의 공급자가 민간에서 정부(중앙은행)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8월 애플의 팀 쿡,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배라 등 미국의 대표 기업 최고경영자(CEO) 181명은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을 통해 놀라운 선언을 발표했는데 ‘기업의 목적’에서 ‘주주 가치 극대화’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대신 ‘기업은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인과 협력해야 하며 단기 이익보다 장기 이윤 창출을 추구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공정, 윤리, 지역 공동체 존중,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통한 환경 보호 등 다양한 선언들도 포함됐다. 공공성이 중시되는 자본주의의 등장은 ESG의 본격적 시작을 의미한다. 즉 기업은 주주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무엇이든 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고 지역 사회 경제에 이바지하며 이를 위한 지배구조를 강조하게 된다. 마침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들이 재정 지출에 관대해졌고 금리는 제로 수준으로 낮아졌다. 기술 산업보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친환경 인프라 투자는 주요국 정부에 매력적 경기 부양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SG와 친환경(Green)은 일시적 유행이 아닌 메가트렌드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공공성을 강조하는 자본주의의 등장과 탈세계화의 촉진은 향후 경제 성장의 동력이 노동·자본에서 ‘기술 혁신’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50여 년간의 세계화 시대에서는 노동·자본이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기업은 중국에 공장을 짓고 값싼 노동력을 고용하는 효율성 추구를 통해 수평적 성장에 주력했다. 한정된 자원을 기술 혁신에 투입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자본 비용 증가로 세계화의 한계 효용이 낮아지고 팬데믹이 겹치면서 수직적 성장인 패권국들의 기술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기술 혁신의 비용과 시간 위험을 감수하는 정부, 즉 ‘인내 자본’의 등장은 기술 발전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 2차 산업혁명이 생산성 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범용 기술(증기력·전기) 발명이 이후 약 50년 이상의 ‘축적의 시간’을 거쳐 하위 발명(증기기관·전력)으로 연결되며 상용화됐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시기는 에너지원이 교체되는 에너지 혁명과도 일치한다. 과거 석탄과 석유·가스는 에너지원의 보급률 비율이 약 5%에 이른 후 급격하게 보급이 확대됐는데 클린 에너지가 이러한 임계점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적 변화일 가능성이 높다. 이제 컴퓨터와 인터넷이 발명된 지 50여 년이 지났다. 컴퓨터·인터넷(범용 기술)은 스마트폰과 자율주행차라는 하위 발명과 만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고 클린 에너지와도 결합되고 있다. 다가올 미래는 생산성 혁명 없이 지나갔던 ‘3차 산업혁명’이 생산성 향상을 통해 재평가되는 시간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소수 대형 기술주에 대한 집중 투자는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로 전환해야 한다. 2017년 이후 미국 증시는 시가총액 상위의 독점적 대형 기술주들이 주도했다. 지수는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다수 기업들의 체감 투자 수익은 부진했다. 하지만 향후에는 지수 상승의 기울기가 완만하더라도 체감 투자 수익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변화된 성장주(BIG : BT·IT·GT)의 강세를 예상한다. 코로나19는 헬스케어 산업을 공공 보건에서 ‘의료 안보’의 영역으로 이동시켰다. 바이오 의약품의 고객과 투자자도 정부로 바뀌고 있다. 미국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이 되더라도 반독점 규제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공정 경쟁 환경 조성으로 기술 산업의 장기 성장은 오히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3위 등 중상위권 기술 기업들에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기술 성장주의 주도권은 ‘플랫폼 기업’에서 플랫폼을 이용해 성장하는 기업들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핀테크, 공유 경제, 게임, 콘텐츠, 클린 에너지, 디지털 헬스케어 등에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으로 포장된 인프라 투자 업종(소재·산업) 등으로 다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프라 투자에는 기술 경쟁의 중심에 있는 5세대 이동통신(5G) 인프라도 포함된다.


채권 비율 낮추고 인컴 수익 보완해야

넷째, 미국에 집중됐던 투자 선호는 상대적으로 회복력이 양호하고 통화 정책이 덜 완화적인 중국·한국 등 동아시아로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19년 말 팬데믹 이전 경제 수준을 이미 올해 2분기에 회복했고 한국과 미국은 2021년 3분기에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는 2021년에도 코로나19 이전의 경제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은 락다운으로 공장 가동이 원활하지 않아 생산은 부진했지만 막대한 보조금 지급을 통해 소득과 소비가 먼저 급반등했다. 소비 급증에 따른 부족분을 중국·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수입으로 대체하며 미국의 경상 적자가 대폭 확대됐다. 반면 교역량 급감에도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상 수지 흑자와 수출은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여행 수지가 대폭 개선된 영향도 크다. 중국 채권 시장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자본 흐름도 동아시아 국가들로 유입되는 중이다. 한국과 중국 주식 시장의 상대적 강세와 함께 달러 약세, 원화·위안화 강세가 예상된다. 2021년 한국 코스피의 상단은 2950,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09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06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제로 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인컴 수익과 함께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춰줄 수 있는 ‘채권의 대체 자산 찾기’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채권 투자는 확정된 이자를 얻고 자산-부채의 만기를 일치시켜 주며 주식과 역의 상관관계를 가짐으로써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춰 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이러한 채권 고유의 특성이 약화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채권 비율 60~70%의 전통적 자산 배분 전략에서는 목표 수익률 달성이 어려워졌다. 채권을 일대일로 대체할 자산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결국 핵심은 채권 배분 비율을 낮추고 채권의 대체 자산과 혼합해 인컴 수익을 보완하는 동시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 포트폴리오 위험의 방어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통적 자산 분류 방식이 아닌 위험·수익(Risk·Return) 프로파일과 자산 간 상관관계를 중심으로 자산을 재분류하면 주식·채권 등 기존 핵심 자산군에서 찾을 수 없던 차별화된 프로파일의 자산을 찾아 편입할 수 있다. 저변동성 팩터와 스위스 주식, 물가 연동 채권과 시니어론, 전환 사채와 고정 배당 우선주, 금 등이 이에 해당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6호(2020.12.07 ~ 2020.12.1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