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위기 이후 기회를 잡아라…2021 재테크 전략]
-주요국 중 경제 정상화 속도 가장 빨라…14차 5개년 계획 첫해, 대규모 투자 부양책 예고
‘차이나 라이징’…눈여겨봐야 할 중국 고성장 주식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내년 중국 증시를 바라보는 전망은 밝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성공적인 대처를 기반으로 내년 글로벌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경제 정상화를 이뤄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2021년은 중국의 14차 5개년 개발 계획이 시작되는 첫해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각종 투자와 정책을 쏟아내겠다고 예고한 것도 중국 증시 상승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출범하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가 트럼프 정부 때보다 완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 역시 중국 증시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중국 증시에서 어떤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유망할까.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혁신’의 방향에 내년 투자 포인트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성장’ 위한 파격 정책 꺼내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내년에 추진하는 정책들 가운데 중국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대외적인 고립에 맞서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 혁신’ 그리고 2060년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에너지 혁신’이다.

중국 정부는 기술 혁신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5세대 이동통신(5G)’에 대한 투자를 내년에 더 집중적으로 이어 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미래 성장 잠재력을 확보하기 위한 ‘신(新)인프라’ 투자의 역할을 강조하며 내세운 것이 바로 5G다.

자연히 5G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볼 수밖에 없는 분위기인데 그중에서도 ‘중천과기’는 가장 주목받는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광통신, 해저 케이블, 특고압 설비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광케이블 제조업체로 중국을 대표하는 5G 장비주다.

2011년 일본의 히타치로부터 광섬유 특허권을 인수해 광통신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했고 2019년부터 광모듈과 5G 기지국 안테나 대량 생산에 돌입한 바 있다.

이 제품들을 중국 통신 기기 제조사 중신통신(ZTE)에 납품하며 성장해 왔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한국도 지금 통신주보다 장비주가 더 큰 이익을 내고 있는 것처럼 중천과기도 중국 5G 투자의 대표적인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굴기’ 정책도 중국 정부의 기술 혁신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소재·장비·칩 제조로 이어지는 반도체 생태계를 모두 국산화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최근에는 뛰어난 기술을 가진 반도체 기업에 법인세를 최대 10년간 면제해 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내년에도 미국을 목표로 한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여전히 활발히 진행되면서 여러 지원 정책들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 역시 기대된다.

특히 중국의 반도체 장비주로 불리는 ‘북방화창’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 북방화창은 기술력 향상과 로컬 파운드리 수요를 기반으로 반도체 장비 매출액이 최근 3년간 47% 오르는 고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회사의 최대 고객사인 ‘양쯔메모리가’ 웨이퍼 생산량을 월 2만 개에서 2022년까지 월 20만 개로 10배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며 “이에 따라 북방화창의 내년 실적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2위 반도체 후공정 기업인 ‘화천테크놀로지’ 역시 중국 반도체 국산화 추진에 따른 수요 급증과 단가 인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현지에서 8인치 웨이퍼 생산량이 부족한 실정을 감안해 중국의 대표 8인치 파운드리 기업 ‘화홍반도체’의 내년 실적과 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풍력 발전 기업 성장 속도 빨라질 것”


내년부터 중국 정부가 에너지 혁신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하는 점 역시 증시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60년 탄소 중립국을 선언한 중국 정부는 그 첫 단계로 2035년까지 친환경 생활 방식을 광범위하게 정착시킬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그리고 최근 공개한 14차 5개년 계획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저탄소 발전을 위한 정책을 내년 전개해 나갈 것을 예고했다. 이에 현지에서 관련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특히 중국 정부 정책에 편승해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내년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그중에서도 전기차는 에너지 혁신과 관련된 최대 수혜 산업으로 지목된다. 중국은 2025년까지 판매 차량의 20%를 친환경차가 되도록 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현재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연간 약 80만 대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25년 전기차 판매량이 지금보다 약 6배 늘어나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탄소 중립 국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를 달성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정책에 따라 중국 내 전기차 생산 업체들의 주가 상승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비야디(BYD)’가 단연 대장주로 거론된다. 중국 내 판매량이 꾸준히 늘며 올해 주가와 실적 모두 급증했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커질 경우 가장 큰 이득을 볼 가능성이 높다.

의외의 복병도 존재한다.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웨이라이’다. 2014년 설립된 이 전기차 스타트업은 중국의 인터넷 공룡 텐센트가 2대 주주다. 미국의 애플처럼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하고 전기차 생산은 전문 제조업체에 맡기는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차이나 라이징’…눈여겨봐야 할 중국 고성장 주식
미래 가능성을 인정받아 시가총액은 이미 비야디를 앞질렀다. 다만 아직 판매량이 미미하고 실적이 저조해 투자 시 유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자연히 전기차 부품 업체들의 주가 상승세도 내년 증국 증시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인 ‘CATL’을 꼽을 수 있다. CATL은 자국 내 탄탄한 수요에 힘입어 최근 글로벌 판매량 순위에서 LG화학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밖에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인 리튬 생산 업체 ‘강봉리튬’, 인조 흑연 시장 1위 기업인 ‘푸타이라이’, 습식 분리막 시장 1위 기업인 ‘창신신소재’ 등이 중국 정부의 전기차 확산 정책을 등에 업고 내년 실적과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는 태양광과 풍력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가 풍력 에너지 비율을 2050년까지 3배, 태양광 에너지 비율을 4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태양광 수혜주로는 ‘융기실리콘’을 꼽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융기실리콘은 단결정 잉곳 생산부터 태양광 발전소 운영까지 수직 계열화를 완료한 글로벌 1위 태양광 기업이다. 중국의 태양광 확대와 함께 융기실리콘 또한 계속해 점유율을 늘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

풍력 수혜주로는 터빈 제조업체인 ‘금풍과기’가 꼽힌다.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1위, 글로벌 풍력 시장에서는 덴마크 ‘베스타스(Vestas)’에 이은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이다. 금풍과기는 중국의 풍력 설치량 증가로 최근 2년 연속 매출이 30% 이상 증가해 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수년간 전 세계에서 신규로 설치되는 풍력 설치량의 약 35%가 중국”이라며 “금풍과기를 비롯한 중국의 풍력 발전 관련 기업들의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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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7호(2020.12.14 ~ 2020.12.2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