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제 1309호 (2020년 12월 30일)

‘전기차 빅뱅’ 온다…2021년 고성능 모델 대거 출격 대기

기사입력 2020.12.28 오전 11:04

-현대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 ‘아이오닉5’ 출시…테슬라는 ‘모델Y’ 판매 돌입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전기차 판매량은 매년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증가해 왔다. 2020년까지 한국에서 판매된 전기차 누적 판매 대수는 약 14만 대다. 2016년 누적 판매 1만 대를 돌파한 지 불과 5년여 만에 시장 규모가 10배 이상 커졌다.

2021년에는 도로 위를 달리는 전기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춰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이전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가진 전기차 출시를 예고하고 나섰다.


현대차는 2021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아이오닉5’를 출시한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가 201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EV 콘셉트카 45(사진)의 양산형 버전으로 제작된다.

현대차는 2021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아이오닉5’를 출시한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가 201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EV 콘셉트카 45(사진)의 양산형 버전으로 제작된다.

전기차를 구매를 망설이게 했던 문제점들 역시 크게 해소된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2021년 경제 정책 방향’에서 2021년에만 전기차 10만 대를 추가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전기차 보급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돼 왔던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에 더욱 적극적으로 힘쓰겠다고 밝혔다. 정부 방침에 따라 현재 3만3000기인 전기차 충전소는 2021년 3만6000기로 늘어난다. 2025년에는 전국에 4만5000기의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성큼 다가온 전기차 시대에 발맞춰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도 뛰어난 성능을 가진 전기차를 2021년 대거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의 치열한 전기차 판매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3종 선보여


대내외적인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2021년 한국에 새롭게 등장하는 전기차는 10여 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숫자로만 보면 현대차그룹이 가장 많은 전기차를 시장에 선보인다.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차·제네시스 등 전 브랜드에서 전기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기아차는 ‘CV(프로젝트명)’를 내놓는다. 2020년 출시한 신차들이 계속 흥행에 성공하며 판매 돌풍을 일으킨 제네시스 역시 전기차 ‘JW(프로젝트명)’를 한국 시장에 출격시킨다.

일각에서는 제네시스의 ‘G80’의 전기차 버전인 ‘eG80’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아직 내부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는 ‘JW’만 현재 출시가 확정됐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2021년 선보이는 전기차들은 이전 모델들과 비교할 때 성능이 대폭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에 기반해 전기차를 생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플랫폼은 파워트레인·서스펜션·브레이크 등 차량의 주행과 관련된 기본 장치들을 공용화한 골격을 뜻한다.

E-GMP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플랫폼을 활용해 생산했던 기존의 전기차와 달리 오직 전기차만을 염두에 두고 구축된 플랫폼이다. 따라서 최적화된 구조로 전기차를 완성해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E-GMP를 활용해 만든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한국 기준 5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단 5분 충전으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는 고성능 전기차의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 기아차 CV, 제네시스는 JW가 이런 뛰어난 성능을 갖춰 시장에 나오게 된다.

이 차량들이 어떤 공간 구성을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E-GMP를 활용하게 되면서 내연기관차에 있는 파워트레인, 연료통과 같은 부품들을 완전히 배제한 상태에서 전기차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이는 곧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간 구조적인 한계로 내연기관차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던 혁신적인 자동차 실내 디자인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 완성차 브랜드 중에서는 현대차와 함께 쌍용차가 2021년 상반기 첫째 전기차 ‘E100(프로젝트명)’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쌍용차는 준중형 SUV 코란도를 기반으로 E100을 개발 중이다. 디자인이나 성능 등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현재 E100의 테스트 주행을 한창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등판한 소형 SUV 티볼리가 쌍용차의 실적에 크게 기여했던 것처럼 E100이 위기에 처한 쌍용차의 새로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독일 3사’도 전기차 경쟁 본격화


수입차 브랜드도 2021년 전기차를 대거 쏟아낸다. 특히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는 독일 3사가 일제히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어서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예상된다. 정부의 목표대로 2021년 전기차가 10만 대 보급된다고 가정하면 새롭게 출시되는 전기차의 향방이 수입차 판매 순위를 가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수입차 판매량 부동의 1위를 기록 중인 벤츠는 2021년 ‘EQS’와 ‘EQA’ 등 2종의 전기차를 내놓는다. 벤츠가 2020년 한국에 처음 출시한 전기차 ‘EQC’는 내연기관차 SUV ‘GLC’의 플랫폼을 활용해 제작됐다. 이와 달리 EQS와 EQA는 벤츠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A(Modular Electric Architecture)’를 활용해 생산한다. 

두 차량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출시 시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벤츠에 따르면 EQS는 벤츠의 대형 세단인 ‘S클래스’를 표방한 전기차다. 201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했던 콘셉트 카 ‘비전 EQS(Vision EQS)’의 양산형으로 알려졌다. 최고급 전기차를 구매하기 원하는 고객들이 주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EQS는 201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비전 EQS(사진)’의 양산형 모델이다. 최고급 전기차를 구매하기 원하는 고객들이 주 타깃이 될 전망이다.

EQS는 201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비전 EQS(사진)’의 양산형 모델이다. 최고급 전기차를 구매하기 원하는 고객들이 주 타깃이 될 전망이다.

EQA는 벤츠의 소형 SUV GLA 모델과 비슷한 크기로 생산된다.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바 있는 콤팩트 사이즈 전기차 콘셉트 ‘EQA(The Concept EQA)’의 양산형 모델이다.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해 생산되는 만큼 두 모델의 주행 거리는 기존 EQC를 가뿐히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EQC의 최대 주행 거리는 약 300km다.

벤츠가 2021년 출시하는 EQA는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바 있는 콤팩트 사이즈 ‘전기차 콘셉트 EQA(사진)’의 양산형 모델이다.

벤츠가 2021년 출시하는 EQA는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바 있는 콤팩트 사이즈 ‘전기차 콘셉트 EQA(사진)’의 양산형 모델이다.

수입차 시장의 왕좌 탈환을 꿈꾸는 BMW도 2021년 한국에서 전기차 2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iX3’와 ‘iX’가 주인공이다. iX3는 BMW의 중형 SUV ‘X3’의 전기차 버전이다. 실내외 디자인은 X3와 거의 같다.

주행 거리는 최소 400km 이상으로 앞서 BMW가 출시한 전기차 모델들을 압도하는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상반기부터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이 모델을 내놓는데, 한국에는 하반기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게 BMW 측의 설명이다.

BMW의 iX3는 BMW의 중형 SUV X3의 전기차 버전이다. 외관만 보면 기존 X3와 큰 차이가 없다.

BMW의 iX3는 BMW의 중형 SUV X3의 전기차 버전이다. 외관만 보면 기존 X3와 큰 차이가 없다.

iX는 BMW가 처음으로 순수 전기 모빌리티를 상정하고 개발에 들어간 모델이다. BMW의 전기차 판매를 이끌 주력 모델로 꼽힌다.

iX는 BMW가 처음으로 순수 전기 모빌리티를 상정하고 개발에 들어간 모델이다. BMW의 전기차 판매를 이끌 주력 모델로 꼽힌다.

iX3와 함께 하반기에 출시되는 iX는 BMW의 야심작이다. BMW의 전기차 판매를 이끌 주력 모델로 꼽힌다. 개발 단계부터 기존 차량들과 다르게 진행했다. BMW에 따르면 iX는 처음으로 순수 전기 모빌리티를 상정하고 개발에 들어간 모델이다. 현재 양산을 위한 마지막 단계만 남겨 놓고 있다.



◆테슬라 독주 멈출 것이란 전망도 나와


BMW iX의 최고 출력은 500마력 이상, 제로백은 5초 이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속 충전소에서 10분 이내 충전만으로 120km 이상의 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고 최대 주행 거리는 600km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완벽하게 부활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 받는 아우디는 2021년 상반기 둘째 양산형 전기차 모델인 ‘e-트론 스포트백’을 출시하며 전기차 고객들을 그러모은다는 전략이다.

2020년 한국에서 도입 물량 600대를 완판하며 흥행에 성공한 아우디의 첫째 전기차 ‘e-트론’의 쿠페형 모델이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e-트론보다 약 10km 늘어난 446km를 확보했다.

아우디는 2021년 상반기 둘째 양산형 전기차 모델인 ‘e-트론 스포트백’을 출시하며 전기차 고객들을 그러모은다는 전략이다.

아우디는 2021년 상반기 둘째 양산형 전기차 모델인 ‘e-트론 스포트백’을 출시하며 전기차 고객들을 그러모은다는 전략이다.

테슬라는 ‘모델Y’의 판매를 2021년 한국에서 시작한다.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모델3의 뒤를 잇는 베스트셀러 전기차 등극을 노리고 있다.

테슬라는 ‘모델Y’의 판매를 2021년 한국에서 시작한다.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모델3의 뒤를 잇는 베스트셀러 전기차 등극을 노리고 있다.

쉐보레도 ‘볼트 EUV’라는 이름을 가진 새 전기차를 판매하며 맞불을 놓는다. 기존 전기차인 볼트의 SUV 모델이다. 현재로선 볼트 EUV가 어떤 디자인으로 나올지 알 수 없다. 제너럴모터스(GM)는 차체를 어둡게 처리한 사진과 헤드렘프 일부만 현재까지 공개했다.

대략적인 이미지만 봤을 때 기존 볼트보다 더 길고 크다는 것만 유추할 수 있다. 최대 주행 거리는 약 380km로 알려졌고 쉐보레 브랜드 최초로 GM의 ‘슈퍼크루즈’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크루즈는 GM이 개발한 자율주행 기술로, 고속도로에서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되는 수준의 자율주행을 지원한다.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가 경쟁하듯이 고성능 전기차 출시를 예고하면서 한국 전기차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가 도드라진 강세를 보이고 있다. 1만 대가 넘게 판매된 ‘모델3’는 2020년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다.

테슬라는 차량의 마감이나 애프터서비스(AS) 측면에서 여러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3.4초에 불과한 제로백, 450km에 육박하는 주행 거리 등 단연 돋보이는 성능을 앞세워 이 같은 논란을 잠재웠고 계속 인기를 끌고 있지만 2021년에는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전기차 빅뱅’ 온다…2021년 고성능 모델 대거 출격 대기
한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못지않은 성능의 전기차를 여러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만큼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며 “테슬라의 한국 전기차 시장 독주가 막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테슬라도 이를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SUV 전기차 ‘모델Y’의 판매를 2021년 한국에서 시작한다. 경제적인 가격을 앞세워 모델3의 뒤를 잇는 베스트셀러 전기차에 올라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

모델Y의 기본 가격은 3만9000달러(약 4300만원)이고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거리는 약 500km다. 아직 정확한 출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enyou@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9호(2020.12.28 ~ 2021.01.0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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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1-01-01 2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