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병홍 HP코리아 상무·송한진 맥아피코리아 지사장…중소·중견기업 보안 대응 지원 위해 ‘맞손’
“비대면 환경, 보안에 취약…2021년에도 랜섬웨어 늘어날 겁니다”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2020년은 삶의 방식,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맞이한 한 해였다. 재택근무, 원격 회의 확산과 온라인 교육으로의 전환은 우리 사회 전반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했다. 한편 사이버 공격에의 노출은 증가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디멘셔널리서치에 따르면 71%의 보안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보안 위협과 공격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주요 위협은 피싱 시도(55%)였다. 재택근무 환경에서 기업 보안 리스크는 더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보안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HP코리아와 맥아피코리아는 만반의 태세를 짜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함께 보안 솔루션을 테스트하고 보안 위협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각자의 강점을 살려 하드웨어(HP)와 소프트웨어(맥아피)에 이르기까지 보안을 극대화하는 방안이다.


서울 여의도 HP코리아 사무실에서 소병홍 HP코리아 PC 총괄 상무와 송한진 맥아피코리아 지사장을 만나 협업의 배경과 최근 보안 시장의 흐름에 대해 들어봤다.


2020년 코로나19로 비즈니스에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소병홍 상무(이하 소병홍) : “2020년을 반추해 보면 사회·경제적으로 전례 없던 불확실성의 시대였습니다. 코로나19라는 국면에서 PC 시장도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특히 수요 측면에서 유의미한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기존에는 기업 시장에서 데스크톱이 80%, 노트북이 20%를 차지했다면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노트북 수요가 늘어났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HP는 10% 이상 성장했어요. 한국에서도 노트북 시장이 작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습니다. 기존에는 가구당 한 대의 PC를 가졌다면 언제 어디서나 일하는 근무 환경이 되고 또 온라인 중심으로 학습 환경이 달라지면서 한 사람당 한 대의 PC나 노트북을 가지게 된 점이 달라진 점입니다.”


송한진 지사장(이하 송한진) : “맥아피로선 초반엔 도전이었다면 점차 기회가 됐고 결국 성장한 한 해였습니다. HP를 비롯해 전 세계 톱10 PC 업체 가운데 9개사가 우리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어요. 재택근무나 온라인 수업, 온라인 쇼핑,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보안에 대한 인식도 크게 늘어난 것 같습니다.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던 고객들도 유료로 전환하는 비중이 높아졌고요. 현재는 2021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는 부분을 논의하고 있는 중입니다.”



최근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업무 환경의 변화를 맞이하는 가운데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HP와 맥아피가 생각하는 보안은 무엇입니까.


소병홍 : “HP는 지난 20년 이상 지속적으로 보안에 대해 투자해 왔습니다. 제가 2008년 기업용 노트북을 담당했는데, 그때도 노트북에 내장된 보안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본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기업용 데스크톱과 노트북에 대한 HP의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가 바로 보안과 관리 용이성입니다. 사용자들이 가장 안전하게 원하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최대의 긍정적 경험을 제공해 주자는 기업 철학에 따른 것입니다. 흔히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을 중앙처리장치(CPU)·메모리·하드디스크의 조합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사용자 경험을 증대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보안입니다. 그래서 집중적으로 투자합니다. 그렇다고 HP가 모든 보안을 다 갖출 수는 없습니다. 그 일환으로 맥아피와도 협업하고 있습니다.”



송한진 : “맥아피가 보는 보안은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기업과 개인의 소중한 자산과 데이터·정보를 잘 관리하고 보호하는 것입니다. 모든 솔루션을 통합한 보안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0년 보안 시장의 최대 화두는 랜섬웨어였습니다. 몸값(ransom)과 소프트웨어의 합성어로, 데이터를 암호화해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이를 원래대로 돌려놓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악성 코드 공격을 말합니다.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보안에서도 1차적으로 백신을 통해 예방하고 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치료제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예방에서 100%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죠. 하지만 최근 영국에서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온 것처럼 이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양 사가 보안에 대해 어떻게 협업하고 또 어떤 시너지를 낼 계획입니까.


소병홍 : “양 사가 시너지를 내면서 시장에 올바른 ‘보안 캠페인’을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많이 논의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중소·중견기업(SMB) 시장을 눈여겨봤습니다. 대기업들은 금융감독원·방통통신위원회 등의 보안 지침에 따라 대부분 상당한 보안 솔루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SMB는 그렇지 않아요. HP가 2020년 가을부터 한국에서 SMB 지원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중 한 분야에 보안이 포함됩니다. 우리가 SMB 시장을 분석해 보니 보통 정보기술(IT) 인력이 100명당 1명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 인력이 데이터베이스·전사적자원관리(ERP)·서버·네트워크 등을 다 담당해야 합니다. 보안 전문가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이후 보안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HP가 가진 여러 보안 솔루션이 SMB 고객사들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HP는 하드웨어 업체로서 제공할 수 있는 보안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바이오스(BIOS : 기본 입출력 시스템) 보안이죠.”


송한진 : “맥아피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20년 1월 1일부터 582만 개의 바이러스 파일이 발견됐습니다. HP에서 하드웨어적인 방어를 한다면 맥아피는 보안 업체로서 사이버 범죄에 대해 소프트웨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 있죠. 각자 잘할 수 있는 부분에서 시너지를 내는 방법만 찾는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병홍 : “과거의 해커들은 실력을 과시하는 게 목적이었다면 최근에는 금전적 목적을 위해 해킹합니다. 한 번 랜섬웨어에 걸리면 돈을 주는 것 이외에 뚜렷한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랜섬웨어를 막는 데는 여러 단계가 있습니다. HP와 맥아피가 가진 단계에 따라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랜섬웨어 등 공격에 대해 함께 방어하는 캠페인을 하고자 합니다.”


송한진 : “맥아피는 ‘노 모어 랜섬(No More Ransom)’ 프로젝트에 파운더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노 모어 랜섬은 네덜란드 경찰·유로폴·카스퍼스키랩·맥아피 등의 주도로 범죄자들에게 돈을 지불하지 않고 암호화된 데이터를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습니다. 그렇다 보니 우리가 랜섬웨어 관련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2021년 보안 이슈와 양 사의 대응 방안은 무엇입니까.

송한진 : “2021년에도 랜섬웨어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배경에는 비대면 환경이 있습니다. 악성 코드는 취약점을 통해 들어가는데, 기업 내부에서는 여러 장치를 통해 어느 정도 방어가 됩니다. 그런데 비대면 환경은 해커에게는 어장과 같죠. 과거에는 사내 인트라넷 통해 방화벽과 VPN이 갖춰진 데서 일했다면 지금은 자택이나 카페에서 일합니다. 특히 공공 와이파이는 보안에 취약한 디바이스입니다. 코로나19 백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라고 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의 방식 이외에 정기 구독 형태로 보안 솔루션을 공급하는 등 다방면으로 백신 솔루션을 처방할 예정입니다.”


소병홍 : “HP는 하드웨어 장치와 데이터를 보안하는 관점에서 매트릭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바이오스가 감염되면 자가복구를 하는 장치가 있습니다. 운영체제 위에서는 대표적으로 딥러닝 인공지능(AI) 기반 보안 기능인 ‘슈어 센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재택근무 환경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슈어 리커버’ 기능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빠르게 시스템을 복구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악성 프로그램을 격리된 가상 시스템에 가두어 삭제하는 ‘슈어 클릭’ 기능도 유용합니다. 최근 카페에서 노트북을 많이 사용하는데, ‘슈어 뷰’ 기능을 켜면 사용자 이외에는 옆에서 모니터를 바라봐도 화면이 보이지 않습니다. HP는 지난 20여 년간 쌓아 온 보안 경쟁력을 통해 디지털 환경에서 사용자가 더 안전하게 PC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계획입니다.”


chari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9호(2020.12.28 ~ 2021.01.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