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다산금융상 시상]
- IBK기업은행·미래에셋대우 등 다산금융상 수상
- 정완규 한국증권금융 사장 ‘특별상’
발 빠른 유동성 공급·소상공인 대출 확대…위기 극복에 앞장선 금융사들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한국경제신문사와 금융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제30회 다산금융상’ 시상식이 서울 중림동 한경 사옥 다산홀에서 1월 5일 열렸다.

다산금융상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실사구시 정신을 계승한다는 취지로 1992년 제정해 금융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금융인과 금융 기업을 매년 선정, 표창하고 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도 어려운 취약 계층을 적극 지원하고 금융 시스템의 복원력 제고에 만전을 기한 부문별 5개 금융사가 금상을, 개인 1명이 특별상을 받았다. IBK기업은행(은행)·NH농협손해보험(보험)·미래에셋대우(증권)·삼성자산운용
(자산운용)·신한저축은행(저축은행)과 정완규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주인공이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윤계섭 서울대 명예교수는 “2020년은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성장은 물론 모든 분야에서 침체와 좌절을 겪었다”며 “이런 와중에서도 금융 취약 계층 지원 등 사회 공헌에 앞장선 금융회사와 금융인들이 있어 이들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 [은행부문 금상 IBK기업은행]
발 빠른 유동성 공급·소상공인 대출 확대…위기 극복에 앞장선 금융사들
은행 부문 금상은 IBK기업은행이 수상했다.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증대하고 금융 취약 계층 지원을 통해 사회 공헌을 다각화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IBK기업은행은 한국의 대표적 국책 은행으로 국가 경제 근간인 중소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돕는 일에 매진해 왔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 지원에 앞장섰다. 우리 사회의 든든한 ‘금융 안전판’ 역할을 한 것이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초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직후부터 중소기업 긴급 지원에 팔을 걷어붙여 왔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윤종원 행장은 유동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신속한 지원을 지시했다. IBK기업은행은 곧바로 소상공인 초저금리 특별 대출을 7조8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고 대출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아낌없는 지원에 나섰다.

또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은행 소유 건물에 입주한 기업들에는 임대료도 깎아 줬다. 방역 물품을 마련해 피해 주민과 기업에 지급한 것도 IBK기업은행의 코로나19 대처 노력 가운데 하나다.

중소기업 전반에 자금 지원도 늘렸다. 전체 중소기업 대출을 지난해 10월 기준 59조8000억원으로 확대 공급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조9000억원 늘린 규모다. 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설비 투자 분야에 대한 지원도 늘렸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조8000억원 증가한 15조5000억원을 빌려 줬다.

윤 행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비전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초일류 금융그룹’을 내걸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혁신 금융’과 ‘바른 경영’을 양대 축으로 제시했다. 혁신 금융을 통해 잠재력 있는 기업과 함께 성장하고 바른 경영을 통해 고객 신뢰를 두텁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 [보험부문 금상] NH농협손해보험
발 빠른 유동성 공급·소상공인 대출 확대…위기 극복에 앞장선 금융사들
보험 부문에서는 NH농협손해보험이 금상을 받았다. 대형 손해보험 틈새에서 NH 디지털제휴센터를 통한 테크핀 업체와의 협업이 돋보였고 비대면 채널을 강화해 미래 변화에 잘 대비한 점이 돋보였다.

NH농협손해보험은 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장마와 대형 태풍으로 인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수익 개선에 성공했다. 특히 새로운 보장성 보험을 선보이고 채널 특성에 맞는 맞춤형 판매 전략으로 월 환산 초회 보험료가 지난해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82% 이상 성장하는 등 장기 보험에서 높은 실적을 구현했다.

우량 자산에 대한 선별적 투자를 확대해 자산 운용에서도 수익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3분기까지 2조9000억원의 원수 보험료와 4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당기순이익은 40억원이었다.

NH농협손해보험은 지난해 최창수 대표가 취임하면서 많은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 대표는 취임 당시 디지털로 연결되는 혁신 금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변화와 혁신으로 지속 가능한 상생 기반 구축’을 사업 전략 방향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협동조합 이념과 사회적 책임의 성실한 이행 △미래 가치 중심의 경영 체질 개선 △디지털로 연결되는 관계형 혁신 금융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스피드(Speed) 경영, 펀(Fun) 경영으로 건강한 일터 구현 등 4대 핵심 추진 과제를 정했다.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NH농협손해보험은 NH디지털제휴센터를 설립해 헬스케어, 비대면 상품 판매 등 보험 분야와 인공지능(AI),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주요 기술을 주제로 한 협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NH농협은행 스마트 뱅킹 전용 상품인 ‘NH운전자상해보험’을 출시하는 등 범농협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서도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응 중이다.

◆ [증권부문 금상] 미래에셋대우
발 빠른 유동성 공급·소상공인 대출 확대…위기 극복에 앞장선 금융사들
증권 부문은 미래에셋대우가 금상을 차지했다. 디지털 금융 조직을 신설하고 인공지능(AI) 서비스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을 해외에서 발행하는 것도 성공했다.

미래에셋대우는 2020년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 8200억원으로, 1년 전 연간 영업이익 7280억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위탁 매매 수수료 부문과 해외 법인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 덕분이다. 금융 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0년 12월 31일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2020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대비 40.5% 증가한 1조228억원이다.

미래에셋대우의 대규모 자본력과 다양한 글로벌 네트워크는 국내외 투자 상품과 서비스 개발 역량 등 경쟁사 대비 영업 기반의 격차를 이룬 원동력이다. 주식·펀드·연금·파생상품·투자은행(IB)·트레이딩 등 대부분의 영업 분야에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미래에셋대우는 2025년 ‘글로벌 톱 티어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회사의 조직 체계를 정비했다. 권한의 이양과 분산을 통해 독자 경영 체계를 구축했다. IB·트레이딩·홀세일·자산관리(WM)·관리부문의 독자 책임 경영 강화와 함께 WM 점포 대형화를 통해 모바일 시대로의 급격한 전환에 대응하는 유연한 조직 체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미래에셋대우는 글로벌 증권업계의 화두인 ESG 투자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2018년 한국 증권사 최초로 외화 ESG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4월에는 증권업계 최초로 해외 공모 미 달러화 3년물 채권과 5년물 선순위 채권 동시 발행에도 성공했다.

◆ [자산부문 금상] 삼성자산운용
발 빠른 유동성 공급·소상공인 대출 확대…위기 극복에 앞장선 금융사들
자산 운용 부문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수상했다. 이 회사는 비대면 채널과 모바일 채널을 확장해 온라인 고객을 늘리고 대체 투자 확대와 리스크 관리에 쇄신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약 285조원의 관리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한국 최대 자산 운용사다. 상장지수펀드(ETF), 타깃 데이트 펀드(TDF), 외부 위탁 운용(OCIO) 등 한국 투자자에게 생소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 제도를 도입해 개인과 기관투자가의 자산 증식에 기여해 왔다. 투자자 니즈에 맞는 신상품 개발, 선진적인 리스크 관리 시스템 도입, 업계 최고 인재 양성 등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한 결과다.

삼성자산운용은 자체 ETF 브랜드인 ‘KODEX’를 보유하고 있다. 50조3000억원에 달하는 한국 ETF 시장에서 KODEX는 약 27조2000억원을 차지해 절반 이상의 시장 점유율로 압도적 1위다.

삼성자산운용은 OCIO에서도 앞서 나간다. 연기금 투자 풀 5회 연속 주간사회사의 기금 운용 노하우를 활용해 고용노동부 산재기금 2회 연속 주간사회사로 선정된 데 이어 민간 부문 OCIO도 개척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서울대 발전기금 OCIO 주간사회사에 선정됐고 다양한 공공 기관과 민간 기업에 OCI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지난해 취임 이후 인프라본부 규모를 확대하면서 인프라 투자 강화에 힘을 실어 오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2020년 2월 인프라운용본부에 인프라운용팀 1개를 신설하면서 기존 2개 팀을 3개로 늘렸다. 이는 해외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또한 해외 네트워크와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선진국의 우량 인프라 투자뿐만 아니라 이머징 마켓 투자 기회도 발굴하고 있다.

◆ [저축은행부문 금상] 신한저축은행
발 빠른 유동성 공급·소상공인 대출 확대…위기 극복에 앞장선 금융사들
저축은행 부문 금상은 신한저축은행에 돌아갔다. 디지털 금융과 중금리 서민 금융에 주력하고 테크핀 사업자와 제휴를 확대해 수익을 늘린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신한저축은행은 2015년 김영표 대표가 취임한 이후 서민 금융 상품 라인업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가입 및 상품 추천 서비스를 강화해 왔다. 거래 급여 소득자에게 낮은 금리로 대출해 주는 연계 금융 상품인 ‘허그론’을 출시했고 카카오페이·토스 등 혁신 금융 플랫폼과 제휴, 디지털 채널을 확장했다.

자체적인 비대면 대출 프로세스도 일찌감치 만들었다. 24시간 365일 대출이 가능한 대출 방식이다. 방문이나 전화통화 없이도 애플리케이션만으로 서류 제출부터 심사, 송금이 원스톱으로 이뤄진다. 카카오톡 대출 챗봇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재 신한저축은행의 가계 대출 중 비대면 대출은 90%에 달한다. 또한 햇살론·사잇돌 등 정책 금융 상품과 자체 중금리 대출도 공급해 최근 5년 동안 총 누적 공급액이 2조8000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30억원을 기록, 지주 계열 저축은행 중 최고 실적을 올리고 있다.

◆ [특별상] 정완규 한국증권금융 사장
발 빠른 유동성 공급·소상공인 대출 확대…위기 극복에 앞장선 금융사들
개인 특별상 수상의 영광은 정완규 한국증권금융 사장에게 돌아갔다. 한국증권금융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로 증권업계가 유동성 압박을 받자 약 6조원(기존 자금 포함 시 19조원)을 신속하게 공급해 단기 자금 시장을 안정시켰다. 이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증권금융은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 위기 때도 자체 자금으로 한 달간 2조3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는데 이번에는 속도는 물론 규모도 2배 이상 커지는 등 선제적인 조치가 빛을 발했다. 또한 증권금융은 금융 투자업계뿐만 아니라 주식 시장이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는 데도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

다함께코리아펀드(증권시장안정펀드) 운영을 위한 사무국 역할을 수행하며 신속한 펀드 조성과 집행에 기여했다. 코스피지수 1500선이 무너지자 증권금융은 즉각 출자사와 협의, 증안펀드 기획단을 결성하고 펀드 구조 설계, 펀드 출자자를 위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빠른 속도로 대책을 지원했다. 이를 토대로 금융위원회와 KDB산업은행, 22개 금융회사, 증권금융이 3월 안에 펀드 조성 협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11호(2021.01.04 ~ 2021.01.1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