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레이저티닙, 연매출 50억 달러의 블록버스터 가능성 높아…상반기 국내 조건부 허가 기대
유한양행의 R&D 성과는 2021년에도 유효하다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한경비즈니스 칼럼=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2020 하반기 제약·바이오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유한양행은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의 매출 1위 제약 회사였음에도 불구하고 도입 신약 위주의 판매 구조로 유통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유한양행은 하지만 2018년 11월 글로벌 제약사 얀센과 12억6000만 달러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9년 1월 길리어드와 7억9000만 달러, 7월 베링거잉겔하임과 8억7000만 달러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면서 유한양행의 자체 연구·개발(R&D) 성과는 물론 2010년대 들어 꾸준히 추진한 ‘오픈 이노베이션’도 결실을 봤다.


유한양행의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 중 가장 기대가 되는 것은 얀센에 기술 이전한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이다. 2020년 9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레이저티닙과 얀센의 이중 항체인 아미반타맙의 병용 투여 임상 1b상 결과가 발표됐다. 기존 1차 치료제인 타그리소에 내성을 보여 더 이상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4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병용 투여한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은 36%, 임상적 이점 비율(CBR : Clinical Benefit Rate, ORR+SD)은 60%의 치료 효과를 보여줬다. 그중 1명에게서는 완전 관해(CR)가 나타났다. 더욱 놀라운 결과는 기존에 항암제를 투여 받은 적이 없는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병용 투여 시 ORR이 100%로 나오면서 1차 치료제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얀센은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의 병용 투여가 상피세포성장인자(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로 기존 타그리소 대비 우월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2020년 10월 관련 임상 3상을 시작했다. 1000명 대상의 이번 대규모 임상에서 타그리소 대비 병용 투여 결과가 더 우수한 것으로 입증되면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의 병용 투여는 계열 내 최고 신약으로 떠오를 것이다.


타그리소는 2026년 약 8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의 병용 투여 임상 3상이 성공한다면 레이저티닙의 매출은 최소 5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한양행의 본업 자체가 아직 부진하다는 점은 아쉽다.


부진하던 처방의약품 부문도 플러스로 전환

유한양행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과거 대비 R&D 비용이 증가한 점도 있지만 본업인 처방 의약품 매출이 2019년 1분기부터 2020년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역성장한 때문이다. 유한양행의 처방 의약품 부문은 전체 매출의 약 64%를 차지하지만 블록버스터 도입 신약인 비리어드(B형 간염 치료제), 트라젠타
(당뇨 치료제), 트윈스타(고혈압 치료제)의 매출이 특허 만료로 크게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이들을 대체할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도입하지 못했다. 이익률이 양호했던 해외 원료 의약품마저 부진하다. C형 간염 치료제 하보니의 원료 의약품인 레디파스비르는 하보니의 매출 부진으로 2018년부터 역성장하고 있다.
다만 유한양행의 처방 의약품 부문은 기저 효과와 자체 개발한 개량 신약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2020년 2분기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됐다. 향후 본업에서도 양호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유한양행의 R&D 성과는 2021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은 2020년 3분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레이터저티닙의 조건부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르면 2021년 상반기 레이저티닙이 한국에서 실제 처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베링거잉겔하임에 기술 이전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YH25724’도 2020년 4월 비임상 독성시험(GLP-Tox)이 종료됨에 따라 곧 임상 1상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본업 회복과 R&D 모멘텀, 블록버스터급 신약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레이저티닙의 가치를 고려하면 유한양행의 기업 가치는 지속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11호(2021.01.04 ~ 2021.01.1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