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동 NH투자증권 신임 리서치본부장
-“증시 하반기 재상승하는 ‘N자형’ 흐름 보일 것”
“AI가 뉴스·공시 분석해 ESG 점수 산출…투자자에게 도움 될 겁니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NH투자증권은 최근 10년 만에 리서치본부장을 교체했다. 오태동(49) 상무가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를 새로 이끄는 주인공이다. 그는 애널리스트 22년 경력의 투자 전략 전문가다.

오 본부장은 “투자자의 성공 투자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애널리스트의 힘을 모으는 것”이라며 “애널리스트 간 협업을 더욱 공고히 해 국내외 자산 구분 없이 주식·채권·대체 투자 등 다양한 자산에 대한 분석 능력을 갖춘 리서치본부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증권가 최초로 ESG 인덱스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금융 당국의 민간 인덱스 사업 규제 완화에 따라 지난해 6월 리서치본부 안의 인덱스개발팀을 정식 부서로 승격시켰습니다. 국제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의 중요성이 강조된 데 따른 선제적 조치였죠.

이 팀은 ‘i셀렉트 ESG AI 지수’ 등 5종의 인덱스를 출시한 상태입니다. 인공지능(AI)이 뉴스나 공시 등을 분석해 특정 산업이나 기업 등의 ESG 점수를 평가해 수치화한 인덱스라고 할 수 있어요. 올해 안에 추가로 10개 정도의 인덱스를 개발할 예정입니다.

특정 기업 분석 등의 자료에 ESG 인덱스를 기재하면 그 회사나 산업이 얼마만큼 지속 가능한 곳인지 알 수 있는 만큼 투자자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연관 상품이 출시되면 그에 대한 사용료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에 미칠 변수가 많아 보입니다.

“미국 금리의 오버 슈팅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올해 4~5월 중 글로벌 유가 상승률이 기저 효과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시적 현상이겠지만 이때 기대 인플레이션과 명목 금리 역시 오버 슈팅의 개연성이 높아요. 그러면 주가의 할인율을 높인다는 점에서 주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죠.

둘째 변수는 미국의 ‘블루 웨이브’ 실현 가능성입니다. 조지아 주 상원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의 정책 영향력이 커진 만큼 대규모 경기 부양책의 시행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은 금융 시장에 긍정적이에요. 다만 법인세율 인상과 대형 테크 업종에 대한 규제 강화 가능성은 리스크 요인이 될 겁니다.”

▶주요국이 경제 수준을 회복하는 시점은 언제일까요.

“선진국을 필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은 오는 3분기 팬데믹(세계적 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과정에서 백신 보급이 늦어지는 남반구 신흥국들은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딜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들도 정상화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GDP가 이미 코로나19 이전(2019년 12월) 수준으로 회복된 가운데 미국·유럽·기타 이머징 순으로 GDP 복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10월 기준 전 세계 교역 물동량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앞으로는 지금까지 미진했던 여행·레저를 비롯한 오프라인 서비스 부문까지 회복에 가세할 것으로 보입니다.”
“AI가 뉴스·공시 분석해 ESG 점수 산출…투자자에게 도움 될 겁니다”
▶투자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합니까.

“한국 증시는 올해 양호한 성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식 보유 비율을 높일 것을 권고합니다.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회복되는 시기입니다. 지난해 대비 상장기업의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해가 될 겁니다.

또한 미국 중앙은행(Fed)을 중심으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통화 정책 기조가 유지됨에 따라 글로벌 금융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상반기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 모멘텀과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이 증시 상승 동력이 될 것입니다. 하반기에도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고용을 창출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투자가 증시 상승의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올해 코스피 밴드는 어떻게 예측됩니까.

“상반기에 확 오른 후 주춤했다가 하반기에 다시 오르는 ‘N자형’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시점에서의 코스피 예상 밴드는 2700~3400입니다. 투자자들은 경기가 개선되면서도 각국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하고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는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주식 시장의 위험 선호 신호가 강해지는 이유라고 할 수 있죠.

일반적으로 경기가 나빠질 때는 정책 기대감이 증시 하단을 지지하고 반등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경기가 개선되면서 정책 기대감은 점차 줄어들기 마련이에요. 그런데 이번 경기 사이클에서는 경기 회복을 기대하면서도 정책 기대감이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즉, 현재 주식 시장에서는 정책 버블이 커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죠.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이 약한 상황에서 고용이 충분히 강해지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이러한 ‘리스크 온’ 환경에서는 주가가 경기 정상화 수준을 반영한 적정 밸류에이션보다 더 높아질 수 있어요.”

▶올해 한국의 유망 종목이 궁금합니다.

“우선 삼성전자를 추천합니다. 현재 파운드리 업황은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이에요. 올해 초 메모리 수급 개선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호텔신라도 좋을 겁니다. 중국 개인 ‘리셀러’들의 한국 면세점 방문이 기대되기 때문이죠. 중국 현지 소비 회복에 따른 수입품 수요 증가와 온라인 채널 매출의 고성장이 면세점 채널을 보유한 호텔신라를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휠라홀딩스도 빼놓을 수 없죠. 올해 상품 라인업과 판매 채널의 확장에 힘입어 패션 스포츠웨어에서 홈 트레이닝 애슬레저룩, 하이엔드 패션 웨어, 이지 웨어 등으로의 카테고리 전개가 예상됩니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완성차업계 가동률 개선과 전동화 사업 확대에 따라 모듈 부문의 장기 외형 성장과 영업이익률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입니다.

삼성SDI는 올해부터 고객사들의 전기차 생산 플랫폼 가동 효과 등으로 전기차용 2차전지 출하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AI가 뉴스·공시 분석해 ESG 점수 산출…투자자에게 도움 될 겁니다”
▶미국 증시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미국 주식 시장도 한국처럼 N자형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초 신정부 탄생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1분기 중·후반 이후 금리가 일시적으로 오버 슈팅하면서 주가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후 금리의 하향 안정화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신재생 투자 확대 기대감 등을 반영하면서 주가는 재차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기 회복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산업재 등 경기 민감 가치주가 안정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저평가된 기업을 유망 종목으로 제시하는 차별화 전략을 추구합니다.

팹리스 반도체 업체인 ‘브로드컴’, 글로벌 최대 농업 기계 전문 제조 업체 ‘디어’, 메모리 반도체 생산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 글로벌 태양광 인버터 시장점유율 1위 ‘솔라에지테크놀로지스’, 글로벌 1위 컨테이너 리스사인 ‘트라이턴인터내셔널’ 등이 유망해 보입니다.”

▶중국 주식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글로벌 1위 삼원계 양극재 전구체 생산 기업이자 중국 1위 자원 재활용 기업인 ‘GEM테크놀로지’와 글로벌 대표 냉동 공조 부품 및 히트 펌프 기업인 ‘절강삼화’를 ‘톱픽’으로 제시합니다.

‘융기실리콘’은 수직 계열화를 완료한 글로벌 1위 태양광 기업이고 ‘기가디바이스’는 글로벌 3위, 중국 1위 노어 플래시 기업이자 중국 3위 마이크컨트롤러유닛(MCU) 생산 기업입니다.

‘상하이공항’은 중국 3대 국제공항 중 하나인 상하이푸둥공항을 운영하는 곳입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12호(2021.01.18 ~ 2021.01.2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