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매장 각기 다른 콘셉트...'모두에게 사랑받기' 보다 '마니아' 공략, 분산 투자

가게 하나를 성공시키기도 어려운 세상이다. 그런데 10개가 넘는 가게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주인공이 있다. 그것도 ‘한 골목’ 안에서만. 그러다보니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그 길을 ‘장진우 거리’로 불렀다. 이 길의 주인이 된 바로 그 이름, 장진우 사장을 만났다. 그저 평범했던 주택가 뒷골목을 한번쯤 가보고 싶은 신흥 명소로 탈바꿈시킨 그의 ‘성공 방정식’을 들어보았다.

1970년 대 선술집을 떠올리게 하는 ‘문오리’를 지나면 쇠창살 달린 ‘방범포차’가 있다. 더 깊숙한 골목까지 들어가면 화려한 대리석과 은촛대로 장식된 고급 레스토랑 ‘마틸다’가 보인다. 한 사람이 운영하는 가게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각자의 취향과 개성이 두드러진다.

올해 서른 살의 장진우 사장은 직업이 여러 개다. 장진우 거리에 위치한 10개의 가게 외에 다른 지역에서 운영 중인 가게까지 모두 18개 음식점의 사장이자 셰프다. 사진작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인테리어 디자이너, 공익 프로젝트 컨설턴트라는 직함도 갖고 있다. 장 사장은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니 가게를 운영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며 “가게마다 개성있는 콘셉트를 구상하는 데도 평소 활동 반경이 넓다는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그가 운영하는 가게들은 장 사장의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돼 시작한 곳들이 적지 않다. 그의 첫 가게인 ‘장진우 식당’도 그랬다. 주방이 있는 사무실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그의 사무실에서 요리를 시작했고, 찾아오는 지인들이 늘어나면서 2010년 정식으로 ‘장진우 식당’의 문을 열었다. 지금도 장 사장은 주말이면 중국, 네팔, 아프리카 등으로 꾸준히 여행을 다니며 끊임없이 ‘영감’을 찾아 헤맨다. 장 사장은 “처음부터 요식업으로 성공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며 “막상 시작하고 보니 오기가 생기더라”고 말했다.


◆매니저 따로 두고 시간관리, 연매출만 30억원

문을 여는 가게마다 성공으로 이끄는 그만의 비결은 무엇일까. 의외로 ‘뻔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그냥 열심히 하면 된다”며 웃었다. 그러면 그는 얼마나 열심히 해 성공을 이룬 것일까.

장 사장의 ‘살인적인 스케줄’에 그 힌트가 있다. 그는 지난 6년 동안 6시간 이상 잠을 잔 적이 단 하루도 없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곧이어 자신이 운영하는 매장을 차례차례 돌아보며 직원 미팅과 협력 업체 미팅을 이어간다. 하루 평균 5개의 회의를 소화해야 한다.

틈틈이 페이스북 페이지나 인스타그램에 매장 소식이나 재밌는 홍보글을 올려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골목 상권이기 때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마케팅뿐 아니다. 매장 관리는 물론 새로운 가게를 오픈할 때면, 콘셉트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일일이 그의 손으로 직접 챙긴다. 가장 최근에 오픈한 ‘칼로 앤 디에고’는 카페와 바를 결합한 곳이다. 멕시코풍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장 사장은 식탁이며 의자와 같은 가구 하나하나까지 직접 디자인했다.

장 사장은 “이 많은 일을 소화하려면 절대적으로 일하는 시간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깨어있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시간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1분 1초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그는 최근 스케줄을 관리하는 매니저를 따로 고용했을 정도다.

이렇게 치열한 노력을 쌓아가다 보니 성과 또한 기대 이상이다. 그는 최근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연 매출이 약 30억 원”이라고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장 사장은 “수익보다는 가게마다 콘셉트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서, 정확한 매출 규모는 모른다”며 “평균적으로 가게 당 일일 매출 규모가 200만 원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가게가 여러 곳이라 한 곳에서 높은 수익을 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일종의 ‘분산 투자’인 셈이다. 그는 “인건비나 재료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익이 ‘티끌’ 수준”이라며 “티끌이라도 모으면 태산이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가 가게를 운영하는 데는 철칙이 있다. 각각 다른 콘셉트의 매장을 10곳이나 운영하다보니 각자의 ‘맛’을 지키는 걸 최우선으로 삼는다. 장 대표는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가장 흔히 하는 실수가 ‘모두에게 사랑받고자 하는 것’”이라며 “각 가게만의 특징이나 입맛을 사랑해 주는 손님들을 꾸준히 만족시키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비결이 있다면 그의 가게에서는 아르바이트생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100% 정직원으로 채용한다. 장 사장은 “내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자신들이 주인이 되어 가게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며 “내 일을 대신해줄 사람이 아니라 함께 꿈을 키워나갈 동지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여름 인턴기자 summe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