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엔 현재보다 20억 명 이상 증가한 90억 명 이상의 인간 개체가 지구상에 존재하게 된다. 이를 위해 60% 이상의 식량을 증산해야 한다.
마르크스의 경제학 이론은 자본주의와 현대 경제학이 발전하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자본주의 시대에 적합하지 않은 이론이지만 그래도 오늘날 우리가 되새겨 볼 점은 있다. 그의 이론의 중심에는 인간이 있다. 그는 "인간의 노동만이 유일한 부가가치 창출 수단"이라 주장했다. 오늘날 끊어진 계층 사다리(소득 분위 상승) 앞에서 곱씹게 되는 말이다.
노동이 만들어낸 부가가치나 노동 그 자체를 효율적으로 분배함에 있어 자본의 역할도 분명 무시할 수 없다. 씁쓸하지만 자본이 만들어낸 인간의 대체품 로봇도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금수저 논쟁이 한창인 현대 자본주의 시대에 사라져가는 인간의 존엄성은 분명 아쉬운 일이다.
인간의 존엄성이야 인간 입장에서의 말이고 지구 입장에서 인간은 매우 까탈스럽고 불편한 존재다. 인간이 생산해내는 부가 가치는 지구에서 얻어 쓰는 자원에 근간을 둔다. 얻어 쓰는 입장임에도 인간은 지구의 인테리어를 마구잡이로 변형시키고 파괴한다. 이와 관련해 UN(국제연합) 산하 식량농업기구에서는 지난 9월 인간의 미래에 대해 암울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2050년에 현재보다 20억 이상 증가한 90억명 이상의 인간 개체가 지구 상에 존재하게 된다. 이를 위해 60% 이상의 식량 증산이 필요하다. 힘든 목표다. 8억명이 이미 굶주림에 고통 받고 있고 20억명 이상이 영양 부족 상태(혹은 그 위험)에 직면해 있다. 20억명에 가까운 인간은 충분하지 못한 사회적 보호 하에 놓여 있고 유전적으로 변형된 또는 조작된 네 개 작물이 인간 영양소의 60%를 공급한다. 지구가 부양하기에 너무 인간 개체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1인당 농경지는 감소 중이다. 1인당 식량 소비량과 인구 수는 증가 중이다. 농지 당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해야 하고(로봇이나 비료 사용 등으로) 아니라면 농산물 가격은 급등할 수밖에 없다. 고령화로 인간 노동의 부가가치 창출 능력은 점차 떨어지고 필요 식량의 총량은 증가한다면 어떻게 될까. 로봇을 사든 농산물을 사든 둘 중 하나에는 투자해야 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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