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비용 2억 원 안 팎, 가게 유지비 절반 이상 ‘인건비’

지역마다 ‘카페거리’로 이름 붙여진 길이 많아지고 있다. 카페가 몰려 있다 보니 아기자기한 거리 풍경이 만들어져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판교 테크노밸리가 뜨면서 함께 주목 받는 카페거리가 있다. 판교와 분당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자리 잡은 백현동 카페거리다.
아줌마들의 힐링 명소, 백현동 카페거리

판교역에서도 마을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떨어져 있는 백현동 카페거리는 사실 외부에서 고객이 유입되기 쉬운 자리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면 판교와 분당을 중심으로 많은 이들이 ‘수고를 무릅쓰고’ 이곳을 찾는다 이유는 단 하나다. 유럽의 골목길을 걷는 것과 같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길게 뻗은 거리에는 아기자기한 분수대가 놓여 있고 양쪽으로 꽃 장식 등에 둘러싸인 작은 가게들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이곳은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인기가 높다.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2012’,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이곳에서 촬영했다. 최근에는 이 같은 한류 드라마들의 영향으로 이곳을 찾아오는 중국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카페를 운영하는 A 씨는 “카페거리는 낮과 저녁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낮에는 브런치를 즐기러 오는 30~40대 여성이 대부분이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들이 자녀를 학교에 보낸 뒤 잠깐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 찾는 것이다. 저녁엔 20대 후반을 중심으로 한 데이트족의 비중이 높아진다.

카페거리답게 메인도로의 업종은 카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면 도로에는 옷가게나 공방이 하나둘 들어서고 있는 중이다. 메인 도로와 이면 도로의 임대료는 크게 차이가 난다. 메인 도로 가게들의 보증금은 33㎡(10평)를 기준으로 약 4000만~5000만 원이고 임대료는 200만~250만 원이다. 이면 도로의 보증금은 4000만 원이고 임대료는 150만 원 정도다.
하루 평균 80명 이상 찾아야 가게 유지

카페 창업을 고려하고 있다면 ‘카페거리’를 선택하는 건 어떨까. C 씨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C 씨는 2년 전 백현동 카페거리에 99㎡(30평) 크기의 카페를 개업했다. 일반 카페 치고는 규모가 컸지만 카페거리의 메인 도로에서 장사를 하기 위해 큰 평수를 선택했다. C 씨는 “메인 도로의 가게는 작은 평수보다 큰 평수의 가게가 대부분”이라며 “초반에 창업비용이 올라가 무리가 됐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 노출될 수 있는 입지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말했다.

C 씨가 카페를 창업하는 데 든 비용은 모두 1억4000만 원이다. 보증금 5000만 원에 인테리어 비용 7000만 원, 집기 구매 비용 2000만 원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C 씨는 백현동 카페거리 형성 초기에 창업했기 때문에 권리금은 따로 내지 않았다.
C 씨가 한 달 동안 가게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 비용은 약 3800만 원이다. 유지비용 중 절반 이상을 인건비로 쓴다. 직원을 낮 시간에 5명, 저녁 시간에 4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의 임금은 합쳐 2500만 원이다. 가게 유지비의 65%를 인건비로 사용한다. 이 밖에 월 임대료로 400만 원이 든다. C 씨는 “케이크나 빵은 카페에서 직접 만들기 때문에 재료비가 많이 든다”며 “한 달에 재료비로 800만 원 정도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전기료·수도료 등이 100만 원 정도 나온다.

하루에 손님을 몇 테이블 받아야 가게를 유지할 수 있을까. C 씨의 카페는 낮에는 브런치를 먹는 손님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테이블당 매출이 약 3만5000~4만 원이 나온다. 저녁 시간에 디저트를 먹는 손님은 테이블당 2만 원 정도 나온다.

현재 C 씨 가게의 테이블은 16개다. 2인 기준 테이블당 평균 매출을 3만 원으로 계산했을 때 16개의 테이블을 꽉 채우면 매출이 48만 원 정도다. 하루 최소 유지비용(122만 원)을 맞추려면 테이블을 3번 회전해야 한다. 업종 특성상 회전율이 높지 않지만 빙수를 판매하는 여름엔 회전율이 높은 편이다.

C 씨의 가게가 하루 4~5번 정도 테이블이 회전된다면 최고 월 3200만 원의 순익이 남는다. 이 수준을 4개월만 유지하면 창업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이지연 인턴기자 new91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