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다리·꾸이꾸이·오징어 땅콩 좋아해 등 충성도 높아

편의점 안주 판매 1위는 ‘OOO’
막바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다 집밖으로 내몰린 사람들은 하나둘 편의점으로 향한다.

시원한 캔 맥주 하나가 절실해서다. 이때 한 가지 고민이 생긴다. ‘안주는 무엇으로 할까.’ 안줏거리가 없어서 고민이 아니다. 요즘 편의점에는 간단한 안줏거리가 산적해 있다. 그러면 사람들은 어떤 안주를 많이 먹을까.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한 편의점 브랜드 ‘CU(씨유)’의 안주 판매 순위를 분석해 봤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제공한 ‘안주류 판매 순위’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8월까지 가장 많이 팔린 1위 안주는 ‘숏다리’였다. 이어 ‘꾸이꾸이’, ‘숏다리 매운맛’, ‘오징어 땅콩 좋아해(소)’ 등이 뒤를 이었다. 1위부터 4위까지는 고객들의 충성도가 매우 높은 제품들로 전년도와 비교해 순위 변동이 없었다. 1~2인 가구 증가로 소형 안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들 상품의 인기도 꾸준하다는 게 BGF리테일 관계자의 설명이다.
편의점 안주 판매 1위는 ‘OOO’
1~2인 가구 증가로 치킨 안주 인기

안주 순위 중·하위권에서는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지난해 안주 판매 순위 6위를 기록했던 ‘질러 부드러운 육포’는 올해 ‘동해 당일 오징어’를 누르며 5위로 올라섰다. 이는 최근 2030세대 사이의 소비 트렌드인 ‘스몰 럭셔리(가치 소비) 코드’와도 관련이 있다. 가치를 우위에 두고 조금 더 비싼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성향이 안주류인 오징어와 육포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 특히 최근에는 수입 맥주가 가격 경쟁력(4캔 1만 원)을 갖추면서 그 소비 여력이 안주류로 옮겨 오는 추세다.

7위부터 10위까지 순위 변동은 더욱 극심했다. 맛밤(7위), 하루견과(8위), 오징어 땅콩 좋아해(대)(9위), 핫다리(10위)였던 지난해 안주 순위는 올해 리얼 허니버터 아몬드(7위), 스모크치킨(8위), 훈제 닭다리(9위), 맛밤(10위)으로 뒤집혔다.

지난해 이른바 ‘허니버터칩 열풍’을 타고 출시된 허니 맛 콘셉트의 제품들이 전 카테고리에서 인기를 끌면서 ‘리얼 허니버터 아몬드’가 ‘하루견과’, ‘맛밤’을 누르고 순위권에 진입했다. 스모크치킨·훈제 닭다리도 처음으로 야식 판매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조각 치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은 1~2인 가구의 증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치킨 한 마리를 혼자 다 먹지 못하고 남겨두기보다 먹을 만큼 조각으로 사 먹겠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GF리테일 한 관계자는 “1~2인 가구 증가로 ‘나 홀로 음주족’이 늘면서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 안주류의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한입쥐포·미니오징어채 등 소포장 안주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화 기자 kb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