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셔 부의장의 대내외 명성은 옐런 의장보다 높다. 부의장 취임 때 일부 언론에서는 Fed 내 상왕 정치를 예견하기도 했다. 그는 서머스 교수의 스승이다. 서머스 교수는 양적 완화 무용론을 주장할 정도로 매파적 성향을 보인 바 있다. 피셔 부의장의 내심에도 매파적 속성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8월 말 잭슨 홀 연설에서 매파적 기질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피셔 부의장의 잭슨 홀 연설은 2010년 벤 버냉키 전 Fed의장의 잭슨 홀 연설과는 완전 반대의 파급력을 가졌다. 2010년 버냉키 전 의장은 잭슨 홀 연설에서 2차 양적 완화(QE2)를 시사하며 남유럽 재정 위기국(PIIGS) 사태를 진정시켰다. 5년이 지나 같은 자리에서 피셔 부의장은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보다 엄밀하게는 9월 금리 인상에 무게중심을 두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피셔 부의장의 이번 연설 내용 중 인상적인 부분은 물가 상승에 대한 확신이다. 연설문을 통해 최근 저물가 현상은 크게 세 가지 원인에 근거한다고 밝혔다. ▷유가 하락 ▷달러 강세 ▷경기 회복 부진 등이다. 하지만 이들 변수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Fed의 성공적 정책 운용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을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덧붙였다.
“금리를 인상하기 위해 물가가 2%에 닿을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피셔 부의장의 뜻이 Fed의 뜻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달러화와 미국 수입 물가지수 간 상관계수는 마이너스 0.8에 달한다. 달러 강세 진정 시 물가는 우리 생각보다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 Fed의 선제적 대응이 예상되는 이유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 한경매거진&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