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정체 극복할 돌파구 필요…다각화 통한 리스크 분산 효과도
과거 한국은 잘살아 보자는 일념으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달성했다. 극심한 빈곤을 뛰어넘어 근면 성실하게 일한 결과 ‘한강의 기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지난 이야기일 뿐,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성장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선진국을 닮아 가고 있는 추세다. 국가의 고성장을 도모해 실업률을 줄여 더 부유하고 부강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 경제의 뿌리이자 원동력이 되는 기업들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영 수단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정체된 현 상황 속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선 인수·합병(M&A)을 주요 전략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M&A는 기업 전략 중 하나의 방편이지 유일한 해법은 아니고 산업별 또는 회사별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기업 전략의 기본인 더 좋은 제품을 더 싸고 더 빠르게 제공해 궁극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려 더 빠른 성장을 실현한다는 측면에서 M&A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유용한 방편이 될 수 있다.
고객·제품·기술력의 업그레이드 기회
첫째, 고객 확보 차원이다. 같은 제품이더라도 국가별로 유통망이 크게 다를 수 있으므로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현지 유통망이 이미 구축된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단기간에 제품을 해당 국가 전역에 판매할 수 있는 활로를 열 수 있다. 둘째, 제품 및 서비스 역량 확보다. 인수 기업이 가지지 않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 역량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제품과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다양화를 꾀할 수 있다. 셋째, 기술과 인력 확보를 통해 궁극적으로 기술을 업그레이드함과 동시에 연구·개발(R&D)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넷째, 동종 업계 회사의 M&A로 원가절감을 달성하는 것으로 이는 공급 업체들로부터의 구매력 증대 및 중복 인력 삭감을 통해 가능하다. 마지막은 사업의 다각화를 통한 리스크 분산이다.
125억 달러(약 14조7000억 원)에 성사된 2011년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모토로라가 보유한 특허 기술을 확보해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소송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취지에서였다. 구글은 그 이전 2007년 당시 더블클릭을 31억 달러(약 3조6456억 원)에 인수해 온라인 광고판 사업에 진출하면서 종전 광고 체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었고 2006년에는 유튜브를 16억5000만 달러(약 1조9405억 원)에 인수하면서 이미 구축된 고객과 서비스를 접수하면서 동영상 유료 광고를 통해 매출 창출을 일으키는 성공적인 M&A를 이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1년 스카이프를 86억 달러(약 10조1135억 원)에 인수했는데, 이는 회사의 기존 제품과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양 사 고객 통합을 통해 시너지를 실현한 좋은 사례다. 기존의 핵심 역량을 강화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정확히 어떤 이득이 있었는지는 불투명하다는 평도 있다.
엑슨모빌은 2009년 XTO에너지를 360억 달러(약 42조1490억 원)에 인수했다. 천연가스가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을 받으면서 중요성이 증가하자 엑슨모빌이 취약했던 천연가스 자원 확보가 목적으로 이를 통해 엑슨모빌은 추가적인 규모의 경제 달성, 자원 및 관련 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 세계경제는 저성장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자동차·정보기술(IT)·중공업 등 한국의 주력 산업에 대한 미래의 불확실성도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자원 빈국이면서 동시에 세계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구조적으로 대외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 M&A는 지금과 같은 시장 정체 시기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계기이자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원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재무자문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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