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유통업 지도 바꾸는 ‘첨병’ 디지털 신기술…조직 구조 변화 일으켜

최근에는 인지 기술이 부상하고 있다. 얼굴이나 여러 가지 상황 대처를 인간의 인지 기술을 활용해 자동으로 인지하거나 대응하는 기술로, 초기 단계의 인지 기술은 이미 유통업에 활발하게 적용된다. 온라인 유통업은 미래 생존에 필수적인 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3D 프린터 또한 잠재적으로 유통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3D 프린터 기술의 한계인 원가 효율성, 크기, 인쇄의 질 문제 등으로 유통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3D 프린터의 발전 속도로 본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여기에 유통업도 예외는 아니다.
CDO·COCO…새로운 ‘직함’ 생겨나
이러한 기술 발전은 전통적인 유통 업체가 견고히 쌓아 올렸던 울타리를 허물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유통 업체의 대표적인 대응 전략 중 하나는 옴니 채널이다. 옴니 채널은 온라인·모바일·오프라인·카탈로그·콜센터 등의 여러 개의 쇼핑 채널을 소비자 중심의 전체 관점에서 빈틈없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고객에게 일관된 경험을 끊임없이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다.
많은 선진 유통 업체들은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소비자 요구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기술의 도입은 물론 조직 구조 변화도 발 빠르게 시도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최고디지털책임자(CDO:Chief Digital Officer) 직함을 신설, 웹 서비스, 소셜 미디어, 고객 충성 제도, 이커머스 및 와이파이 등 스타벅스의 디지털 네트워크 통합 전반에 대한 역할을 부여했다. 미국의 대형 유통 업체인 콜스와 로스는 최고고객책임자(CCO:Chief Customer Officer)를 새롭게 선임해 마케팅뿐만 아니라 디지털 인터페이스, 가격 책정, 판촉, 머천다이징 등의 역할까지 맡기고 있다. 미국의 대형 백화점인 메이시는 2013년 최고옴니채널책임자(COCO:Chief Omnichannel Officier)를 선임해 매장·온라인·모바일의 통합 운영을 관장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모바일, 이커머스, 빅 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으로 불리는 인지 기술과 3D 프린터 등 디지털 기술 발전은 가히 혁명적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선진 유통 기업들은 시장 내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기술 도입을 통한 변화와 혁신을 끊임없이 이끌어 내고 있다. 디지털 기술 발전의 거대한 도전에 맞서 어떤 유통 업체는 모바일과 이커머스, 소셜 및 기술 친화적인 소비자를 위해 디지털 기술에 승부를 거는가 하면 온라인을 통한 가격 경쟁력 제고에 집중함으로써 차별화에 힘쓰기도 한다.
디지털 기술은 이미 국내 소비자의 삶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한국 유통 기업들도 디지털 기술 시대에 부응해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도록 사업 구조를 진화시켜야 한다. 또한 새로운 디지털 기술의 도전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내부 조직 간 높은 벽을 허물고 동기부여의 조직 문화 조성도 요구된다. 그러한 관점에서 조직 내에서 혁신적으로 사고하고 협업하는 조직원들에게 경영진이 전략적으로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얘기일지 모른다.
이재훈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전무/유통·물류 및 소비재 산업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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