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혁신 성패 좌우…리더 태도에 따라 조직원 달라져

회사가 혁신을 시작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운영 시스템을 대폭 바꿨고 유능한 인재들을 대거 영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입했습니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만큼 성과가 나지 않고 있습니다. 조직이 안정됐고 직원들의 업무 역량도 높아진 것 같은데 성과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혁신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부 임직원들은 “이럴 거면 뭣하러 그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시간을 허비했지”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합니다. 정말 혁신이 실패한 걸까요. 아니면 혁신의 성과가 나타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걸까요. 혁신의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추가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혁신 전도사를 포스트에 앉혀라
의욕적으로 혁신을 추진했는데 성과가 나지 않으면 경영자는 초조해집니다. ‘내가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라고 자책하게 되고 자신의 결정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게 됩니다. 경영 책임을 맡고 있는 최고경영자(CEO)가 흔들리면 조직 전체가 흔들립니다. 더구나 혁신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입했다면 경영상의 타격도 적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경영자가 혁신을 잘못하면 회사 전체가 순식간에 불안정해집니다. 게다가 혁신을 멈추면 그 상태에 그대로 머무르는 게 아니라 퇴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꾸고 싶고 바꿔야 할 잘못된 관행이 오히려 확고하게 뿌리내리는 계기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 운영의 비효율과 성과 부진은 개선하기가 정말 어려워집니다.

이 때문에 경영자는 혁신이 방향을 잘 잡고 있는지, 절차와 방법이 적절한지, 직원들이 공감하면서 잘 참여하고 있는지 늘 살펴봐야 합니다. 혁신이라는 마차가 목표 지점에 제때 도착하려면 때론 앞에서 끌고 때론 뒤에서 밀어야 합니다. 마차에 올라타 말의 고삐를 당기고 채찍질을 가하는 것만으로 마차가 잘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귀하의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혁신이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 먼저 충분한 시간이 경과했는지 살펴보세요. 혁신의 결과는 금방 나타나지 않습니다. 물론 일부 단기 성과를 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혁신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돛을 올립니다.

따라서 귀하의 회사가 혁신을 시작하면서 세웠던 성과 목표와 성과를 기대하는 시기를 다시 한 번 살펴보기 바랍니다. 성과 목표가 과한 것은 아닌지, 성과 예상 시기를 너무 이르게 잡은 것은 아닌지 검토해 보세요. 과일이 가을이 돼야 익는 것처럼 혁신의 성과도 나타나는 시기가 있습니다. 경영자는 그때까지 꾹 참고 기다려야 합니다.


혁신의 완성은 디테일에 있다
성과가 나지 않는다고 방향을 틀고 제도를 다시 바꾼다면 기대했던 성과는 영영 볼 수 없게 됩니다. 배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고 키를 한꺼번에 돌리면 전복될 수도 있습니다. 혁신에서 조급함은 매우 위험한 적입니다. 혁신에 성공하려면 진득하게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혁신의 계획이 업무 현장에서 얼마나 잘 실행되고 있는지 살펴보십시오. 혁신의 성공은 계획이 아니라 실행에 달려 있습니다. 혁신이 실패하는 가장 큰 요인은 실행력 부족입니다. 계획만 세워 놓고 제대로 실행하지 않아 실패하는 게 많다는 겁니다.

따라서 혁신의 계획이 업무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꼼꼼하게 점검해 보세요. 임직원들이 혁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특히 아주 사소한 것에 관심을 가져 보세요. 혁신을 추진할 때 대개 굵직굵직한 것들은 잘 실행됩니다. 그러나 끝부분까지 완벽하게 실행할 때가 많지 않습니다. 혁신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사소한 것이 실행되지 않는 것입니다. 사소한 것까지 제대로 이행돼야 혁신이 완성되는데 끝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혁신이 작동하지 않거나 비효율적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회사의 주요 간부들이 혁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조직이 성과를 거두고 성장하려면 조직의 책임자가 조직을 위해 헌신해야 합니다. 조직은 기본적으로 조직 책임자의 헌신으로 가동됩니다. 모든 조직 구성원이 스스로 혁신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면 혁신은 훨씬 쉬워질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많지 않습니다. 조직 구성원 모두가 혁신의 주체가 되고 혁신에 적극 동참하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따라서 누군가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혁신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조직의 책임자들 몫입니다. 조직 책임자들의 태도에 따라 조직 구성원들의 혁신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집니다.

이렇듯 혁신의 성공 열쇠는 조직 책임자가 들고 있습니다. 만약 귀하 회사에서 혁신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 조직 책임자들이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살펴보세요. 그들이 혁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혁신의 내용과 방법을 전파하고 자신이 책임을 지고 있는 부서에서 혁신을 실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세요.

만약 그들이 소극적이거나 형식적으로 혁신을 대하고 있다면 혁신의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그런 조직 책임자가 발견되면 그를 설득하고, 설득하고 또 설득해야 합니다. 조직의 책임자가 혁신에 소극적이거나 반대하고 있다면 아마도 그가 혁신을 왜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니 알려주세요.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하세요.

그러나 그렇게 열심히 이야기해도 변화가 없다면 그를 빨리 조직 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혁신에 동의하고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임직원을 조직의 책임자 자리에 앉히십시오. 그러면 순식간에 조직의 분위기가 바뀔 것입니다.


반대하거나 소극적인 리더는 과감하게 교체해야
그런 점에서 혁신의 성패는 인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혁신을 성공시키려면 기본적으로 혁신의 목적과 방법에 동의하는 임직원을 주요 자리에 배치해야 합니다. 조직의 책임자들을 ‘혁신의 전도사’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그렇게 해서 혁신을 성공시켰습니다. 이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놓고 모두 바꾸라”고 과감한 혁신을 주문하면서 삼성의 주요 임원들을 대상으로 혁신을 세뇌시켰습니다. 그는 임원들을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일본 도쿄로 불러 혁신의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 그런 다음 현장을 조사한 뒤 그 결과를 가지고 토론하는 프로그램을 며칠씩 계속했습니다. 이 회장은 이 과정을 거쳐 그룹의 핵심 임원들을 ‘혁신의 전도사’로 만들었습니다.

이 회장은 또 혁신에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인 임원들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했습니다. 그는 그렇게 삼성 핵심 조직의 책임자 대부분을 혁신의 전도사로 채웠습니다. 혁신의 전도사들은 조직의 최일선에서 직원들을 이끌고 혁신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삼성의 혁신은 그렇게 이 회장의 치밀한 계획과 집요한 실행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이 회장의 혁신이 성공한 요인은 인사였습니다. 조직의 책임자를 친혁신적 임직원으로 배치하는 인사, 이것이 혁신을 가능하게 만든 것입니다.

귀하도 조직의 책임자들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살펴보고 필요한 인사를 하십시오. 혁신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중용하고 그렇지 않은 리더십을 퇴진시키세요. 이것이 조직에서 혁신을 성공시키는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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