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대 전후 미국은 젊어지고 있었다. 25~54세(핵심 노동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하락하고 있었다. 공급과잉 문제를 수요 증가가 빠르게 상쇄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은 반대로 늙어가고 있다. 2008년을 전후로 이 비율이 급등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베이비부머가 본격적인 은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고령화에 따른 더딘 수요 증가는 공급과잉 문제를 명쾌하게 해소하지 못했다.
인구구조 변화로 빠르게 진행 중인 미국의 고령화 및 저성장은 어떤 산업들에는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와 정보기술(IT)이다. 베이비부머들은 미국에서 돈이 가장 많다. 이들의 욕망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 욕망은 결국 의료비 또는 관련 서비스업에 대한 대가 지불로 나타나고 있다. 돈 많은 베이비부머의 고령화는 바이오산업의 수요 증대를 의미한다.
산업계로 눈을 돌리면 늙어가는 노동력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 답은 효율성이다. 효율성을 높여주는 IT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를 키운다. 최근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기술 중 큰 줄기를 IT가 잡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시장에서 IT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시대 흐름 변화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수익률 차로 표현된다.
1980년 이후 박스권을 보여 온 두 지수 간 수익률 차는 고령화가 본격화된 2008년 이후 빠르게 바뀌었다. 수익률에서 나스닥이 S&P500을 크게 앞지르기 시작했다. 두 지수 간 섹터 비중 차에 원인이 있다. 4월 현재 나스닥에서 헬스 케어와 IT가 차지하는 비중은 60.8%다. S&P500에서는 24.3%다. 나스닥의 승리 이유다. 고령화와 저성장이 트렌드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어디에 투자할지 답이 나와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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