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달려가 사과문 발표한 김수천 사장, ‘서울에어’ 출범 차질 촉각
김수천 사장은 사고가 난 지 이틀 만인 4월 16일 일본 현지를 찾았다. 김 사장은 이날 주히로시마 총영사관과 사고가 난 히로시마공항, 한일사고조사위원회, 히로시마 현청사 등 유관 기관을 차례로 방문했다.지난 4월 14일 밤 8시 5분, 일본 히로시마공항에 착륙하던 아시아나항공 162편(A320기)이 활주로를 벗어나 비상 정지하는 사고가 터졌다. 이날 해당 여객기는 평소보다 30m 정도 낮은 고도로 활주로에 접근하다가 꼬리 부분이 6m 높이의 무선 전파 발신 시설에 부딪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인 4월 14일 오후 히로시마공항은 8시 3분까지만 해도 시계가 1800m 이상으로 양호한 상태였지만 아시아나 여객기가 착륙하던 8시 5분 무렵에는 시계가 300~400m 수준으로 급속히 악화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일본 교통안전위원회는 기상 여건으로 조종사의 대응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번 사고로 승객 81명 가운데 27명이 다쳤고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잦은 사고로 이미지 타격
아시아나항공은 2013년 7월에도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착륙 중 대형 사고를 냈다. 당시 사고로 숨진 승객만 3명이고 180여 명이 다쳤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 3월에는 김해에서 사이판으로 가던 비행기에서 기계 결함이 발견돼 회항했고 샌프란시스코행 여객기는 엔진 이상으로 일본 간사이공항에 비상착륙했다.
잦은 사고와 인명 피해가 겹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이미지는 큰 타격을 받았다. 김수천(59)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이번 히로시마공항 사고 현장을 급히 직접 찾아가 사과문을 발표한 것도 이러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김 사장은 사고가 난 지 이틀 만인 4월 16일 일본 현지를 찾았다. 김 사장은 이날 주히로시마 총영사관과 사고가 난 히로시마공항, 한일사고조사위원회, 히로시마 현청사 등 유관 기관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어 사고 발생 및 공항 폐쇄와 관련해 불편을 끼친 것에 대해 사과하며 피해를 본 탑승객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김 사장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제2 저비용 항공사인 ‘서울에어’의 출범도 이번 사고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3월 말 열린 이사회에서 서울에어 설립을 의결하고 국토교통부에 항공운송 사업 면허를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유례없는 저유가 등 경영 환경도 적기였다. 하지만 2013년 대형 사고에 이어 이번 히로시마공항 사고까지 겹치며 아시아나항공의 안전 관리 능력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항공법 113조 ‘항공운송 사업 면허 기준’을 보면 ‘해당 사업의 시작으로 항공 교통의 안전에 지장을 줄 염려가 없을 것’이라는 문구가 제일 먼저 명시돼 있다. 새로운 항공사 출범의 제1 요건이 안전이라는 뜻이다. 업계에선 국토부도 잦은 사고를 내는 곳에 면허를 내 주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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