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의 관점을 바꿔라 ‘착한 경쟁’
전옥표 지음┃비즈니스북스┃312쪽┃1만5000원

한 연구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44%가 스스로를 ‘패배자’로 여긴다고 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가 처한 현실이다. 행복이나 성취감 같은 말은 가진 것 많은 이들의 여유와 같은 뜻으로 읽힐 지경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교육열이 가장 뜨겁고 대학 진학률도 가장 높으며 가장 오랜 시간 일하는 나라다. 저마다 최선을 다해 달려온 우리의 현주소가 ‘패배자’라는 결과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준다.

전작 ‘이기는 습관’으로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저자는 이번 신작을 통해 일과 생활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 끊임없는 경쟁과 비교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책 제목 그대로 ‘착한 경쟁’, 바꿔 말하면 경쟁의 관점을 바꾸는 일이다. 좋은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취직하고 높은 자리에 올라 억대 연봉을 받으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선 남부러울 일 없을 것 같은 명망가의 자살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저자가 새롭게 명명한 삶의 방식 ‘착한 경쟁’은 누군가를 짓밟고 올라서는 경쟁이 아니다. 오히려 남이 아닌 어제의 자신보다 나아지기 위한 경쟁을 말한다. 직장인 혹은 최고경영자(CEO)라면 단순히 수익이나 목표 달성을 위한 경쟁이 아니라 진정한 가치를 위해 열심히 사는 모습이다.

물론 한정된 자원과 기회를 차지하기 위해 벌어지는 ‘경쟁’ 자체를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단순히 남들 위에 올라서기 위한 ‘나쁜 경쟁’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착한 경쟁’을 택할 것인지는 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착한 경쟁’을 위해 저자가 제시한 방법은 7가지다. 첫째, 배움에 집중한다. 둘째, 무슨 일을 하든지 준비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셋째, 스스로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 넷째, 서두르지 않되 꾸준히 노력한다. 다섯째, 많은 경험을 해본다. 여섯째,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키운다. 일곱째, 계획에 그치지 않고 실제 행동으로 옮긴다.

한 번의 승부에서 이기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생이라는 긴 승부에서 끊임없이 승리를 경험하는 것이다. 착한 경쟁을 하는 사람은 남이 제시하는 승부의 원칙 속에 들어가 자신을 맞추는 사람이 아니다. 그 대신 스스로 게임의 법칙을 정하고 자기 인생의 승자가 되는 법을 아는 사람이다. 그들은 경험이 주는 힘을 믿고 노력하는 만큼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순간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를 향해 꾸준히 나아간다. 단순히 결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만들어 내는 실질적인 능력을 계발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동환의 독서노트
경쟁의 관점을 바꿔라 ‘착한 경쟁’
엄마가 변해야 세상이 바뀐다
‘엄마 인문학’

김경집 지음┃꿈결┃296쪽┃1만4800원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은 그동안 너무 많이 들어 이젠 식상하다. 그러나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인문학이 홀대 받은 가장 큰 이유는 당장 돈이 되지 않는 학문이란 생각 때문이다. 맞다. 한국에서 돈이 되지 않는 학문은 그저 장식에 불과하고 지적인 만족과 정신적인 위안이나 준다고 생각했다.

흔히 ‘문사철(문학·역사·철학)’을 인문학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인문학이란 단어의 뜻을 먼저 살펴보면 그 범위가 사뭇 달라질 수 있다. 인문학은 말 그대로 ‘사람(人)의 무늬(文)’를 다루는 학문이다. 인문학에서 ‘문(文)’자는 글월 문자가 아니다. 사람의 무늬를 다룬다는 말은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으로 바꿀 수 있다. 그런데 인문학만 인간을 다루는 것은 아니다. 자연과학도 ‘인간은 누구인가’ 혹은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그러니 질문은 인문학이나 자연과학이나 같다. 다만 과학은 사실을 중요시하고 인문학은 사실을 기반으로 가치를 따질 뿐이다. 따라서 인문학의 범위는 자연과학에 이르기까지 확장할 수 있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우리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분야인 만큼 인문학의 범주에 당당히 들어갈 수 있다.

인문학자 김경집 씨가 최근 새로운 책을 냈다.‘엄마 인문학’이다. 책 제목이 참 재미있다. 엄마 인문학이라니, 그럼 아빠 인문학도 있을까. 그렇다면 사회적 역할에 따라 인문학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 책에서 그는 “오늘날 인문학은 단순히 인간의 문제를 되짚어 보고 성찰하는 데 그치는 학문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최고의 대안”이라고 정의하며 그 가치를 평가한다.

저자는 한국이 처한 위험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비정규직의 양산, 청년 실업 등 한국 사회는 현재 버거워진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다. 위기가 닥친 이유는 사회적 구조 문제와 함께 우리의 가치관에서부터 시작된다. 요컨대 한국 사회는 그동안 속도의 프레임에 빠져 우리의 가치를 부에만 매몰해 왔다. 그러면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를 타개하는 방법을 인문학에서 찾고 있다. 특히 엄마가 인문학을 공부하라고 권하고 있다. 엄마가 바뀌면 교육이 바뀌게 되고 교육이 바뀌면 모두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를 혁명에 비유한다. 엄마가 책을 읽고 세상을 읽고 또 사람과 삶을 읽는 혁명. 저자는 이를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혁명’이라고 칭한다. 엄마의 서재에서 시작되는 섹시한 혁명을 기대해 본다.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경쟁의 관점을 바꿔라 ‘착한 경쟁’
나는 스타벅스보다 작은 카페가 좋다

작은 카페를 차리려면 얼마가 필요한가, 작은 카페를 차리기 전에 가장 먼저 준비할 것은 무엇인가, 10년 동안 손님이 끊이지 않는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 책은 작은 카페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준다. 처음 시작하는 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살아남는 것’이다. 이 책에는 수많은 카페 사이에서 철학 있는 작은 카페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 들어 있다. 그리고 생존을 넘어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성공 전략까지 제시한다.

조성민 지음┃라온북┃320쪽┃1만5000원



경쟁의 관점을 바꿔라 ‘착한 경쟁’
누가 내 머릿속에 창의력을 심어놨지?

저자는 드라마 ‘카이스트’에 나온 괴짜 교수의 실제 모델이다. 늘 남들과 다른 행동과 사고를 추구하는 그는 TV를 거꾸로 매달아 보고 양쪽의 신발 끈 색을 달리해 묶고 다닌다. 학생들에게도 자율성과 창의성을 북돋아 주는 교육 철학 덕에 그의 연구실에서 김정주(넥슨)·김준환(올라웍스)·신승우(네오위즈) 등 여러 벤처 창업자들이 태어났다. 그가 ‘벤처 창업의 대부’로 불리는 이유다. 저자는 ‘인간의 머릿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어떻게 발생하는가’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3차원 창의력 개발법’을 창안했다.

이광형 지음┃문학동네┃240쪽┃1만4500원



경쟁의 관점을 바꿔라 ‘착한 경쟁’
종교, 설명하기

저자는 신경과학과 종교학의 상관관계에 대해 정확한 답을 제시하는 새로운 유형의 학자다. 인지종교학은 종교학의 이론과 방법에서 급진적인 혁신을 이끌고 있다. 이 책은 마음의 작동 방식을 통해 종교 현상을 설명할 수 있고 나아가 종교적인 사유와 행동은 마음이 진화한 표준적인 인지 능력에 기생하는 부산물, 즉 진화의 부작용이라고 설명한다. 기존의 종교학자들과 달리 종교를 ‘이해’하려는 시도를 거두고 철두철미하게 종교를 ‘설명’한다. 종교를 객관적·계량적·분석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제목에서부터 드러난다.
파스칼 보이어 지음┃이창익 옮김┃동녘사이언스┃560쪽┃2만5000원
경쟁의 관점을 바꿔라 ‘착한 경쟁’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