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고객의 재무 의사 결정:문화의 역할’
Based on “Marketing Communication Strategies and Consumer Financial Decision Making: The Role of National Culture”, J. Andrew Petersen, Tarun Kushwaha, and V. Kumar, Journal of Marketing: January 2015, Vol. 79, No. 1, pp. 44~63.7.연구 목적
세계 각국은 저마다 다른 역사와 종교·언어·경제·사회제도·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다른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문화를 존중해야 하며 국가별로 광고와 마케팅 기법을 달리해야 한다. 세계 전체 음료 시장의 48%를 차지하고 있는 코카콜라는 21개의 각기 다른 광고를 국가별로 제공함으로써 국가별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Diet)’라는 단어가 건강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한 국가에서는 ‘다이어트’ 대신 ‘라이트(Light)’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섭취량이 적고 건강에 민감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캔의 크기를 작게 만든다.
이와 같이 국가별 고유문화에 영향을 받는 소비자들의 재무적 의사 결정과 관련해 앤드루 피터슨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마케팅학과 부교수, 타룬 쿠샤하 노스캐롤라이나대 마케팅학과 부교수, 쿠마르 미국 조지아주립대 교수는 ‘마케팅 전략과 고객의 재무 의사 결정:문화의 역할’을 주제로 공동 연구한 논문을 마케팅 저널 2015년 1월호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소비자의 문화적 특성이 재무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하고 해당 문화에 부합하는 마케팅 전략이 소비자의 재무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증명했다. 소비자의 재무 의사 결정은 ‘저축을 할지’, ‘신용을 활용할지’, ‘소득보다 소비를 더 많이 할지’로 구분된다.
연구 주제
연구진은 세계 각국의 문화적 특성을 장기 지향형, 불확실성 회피형, 남성성형으로 구분했다. 또한 소비자의 재무 의사 결정은 저축률, 신용 활용, 소비 패턴으로 구분해 실험했다. 연구진은 세 가지 문화적 특성이 소비자의 재무 의사 결정에 각각 다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을 수립했다. 즉, 장기 지향형 문화에 영향을 받은 소비자는 먼 미래의 소비까지 고려해 저축에 더 신경을 쓸 것이다. 반면 불확실성 회피형 문화적 환경에 노출된 소비자는 내·외적인 불안감 상존으로 미래의 소비 예측이 힘들다. 이에 따라 미래에 빚이 될 수 있는 신용 활용을 꺼릴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성성이 강한 사회에서는 부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사회적 지위에 대한 표현의 수단으로 부를 내세우는 성향이 강하므로 본인의 급여 수준보다 높은 소비 수준의 소비 패턴을 유지할 것이다.
연구진은 또한 문화적 특성과 함께 조절 초점 이론에 근거한 마케팅 전략이 소비자의 재무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토리 히긴스 미국 컬럼비아대 심리학과 교수의 조절 초점 이론에 따르면 ‘향상’과 ‘예방’ 구조는 성질상 서로 다른 이상 욕구 상태를 향한 조절을 위해 서로 다른 수단을 사용한다. 즉 향상에 초점을 둔 개인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망·접근 수단을 사용하고 예방에 초점을 둔 개인은 경계·회피 수단을 사용하려고 한다. 이 논문에서 향상은 소비 욕구가 높은(열망이 높은) 소비자에게 효율적이고 소비 욕구가 낮고 위험을 회피하려는 소비자에게는 예방(경계)이 효율적이라는 것을 전제했다. 즉, 안락함이 중요하고 미래의 행복을 추구하려는 장기 지향형 민족 문화를 가진 소비자에게는 예방 초점 마케팅이 효율적이고 소비 욕구가 강한 남성성형 문화에서는 향상 초점 마케팅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낮은 문화에서 소비자는 향상 마케팅에 더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는 소비에 대한 욕구가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높은 소비자에 비해 강하기 때문이다.
연구 방법
연구진은 문화적 특성이 소비자의 재무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하고 조절 초점 이론에 근거한 마케팅 전략이 소비자의 재무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증명하기 위해 독특한 설정을 적용했다. 문화적 특성에 대한 자료는 다양한 민족이 공존하고 거시적(경제적·정치적·사회적)인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고 한 국가 내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국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2010년 기준 노동시장 구성-외국인 90%, 자국민 10%로 구성된 국가)을 대상으로 샘플을 수집했다. 이와 함께 연구에 필요한 통계 자료인 저축률, 신용 활용(신용카드·모기지·대출 등), 소비 패턴(특정 기간의 지출÷특정 기간의 소비자 소득)을 획득하기 위해 25년 동안 UAE에서 사업을 영위한 다국적 은행의 고객을 대상으로 했다. 선택한 다국적 은행의 소비자 샘플은 34개국 100개의 민족으로 구성돼 있으며 통계 자료는 2004년 2월부터 2007년 3월까지 수집된 자료를 활용했다. 소비자 연령은 25세 이상, 다양한 교육 수준의 소비자로 구성됐다.

연구 결과, 장기 지향형 문화를 가진 소비자는 단기 지향형 문화를 가진 소비자에 비해 저축률이 높았다. 또한 장기 지향형 문화의 소비자는 예방 초점 마케팅에서 높은 저축률을 보여 예방 초점 마케팅에 보다 더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높은 문화를 가진 소비자는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낮은 소비자에 비해 향상 초점 마케팅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는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낮은 소비자의 높은 소비 욕구를 향상 초점 마케팅을 통해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강한 소비자가 신용 활용도가 낮고 향상 초점 마케팅보다 예방 초점 마케팅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마지막으로 남성성이 강한 문화를 가진 소비자는 여성성이 강한 문화를 가진 소비자에 비해 더 많은 소비를 했다.
또한 향상 초점 마케팅은 남성성이 강한 소비자에게 보다 효율적이었다. 즉 남성성이 강한 소비자는 부의 집착이 강하고 소비 욕구가 높아 소비를 늘리는 향상 초점 마케팅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연구진은 연구 대상에서 전제한 가설들을 실험을 통해 모두 증명했다.
시사점
저성장·저금리 기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은 포화된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 중에는 현지화를 통해 성공한 기업이 있는 반면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국내로 회귀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인도 시장에서 성공한 국내의 현대차는 열악한 도로 여건, 높은 기온, 저가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는 특성을 면밀히 사전 조사해 인도 시장에 적합한 모델을 양산했다. 인도의 소비자에게 처음에는 고급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후 저가 모델을 도입해 하위 소득 계층에게도 파고들었다.
그 결과 1997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현대차는 2000년 이후 높은 시장점유율을 장기간 유지하고 있다. 반면 1994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대우차는 중형차 중심의 진출 전략을 펼쳤지만 저가와 소형을 선호하는 인도 소비자의 수요 예측 실패로 본사의 파산과 맞물려 2001년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처럼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진출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가별로 문화를 이해하고 현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논문은 다양한 문화적 특성은 다양한 소비성향을 갖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줬다.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기업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한 기업은 반드시 해당 국가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 하며 현지화를 목표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박광빈 삼정KPMG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kwangbinpark@kr.kpm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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