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융·복합으로 진화 가속도, 신흥 개도국 시장 개척 나서야

유연화·정밀화…산업 자동화 뉴 트렌드
산업 자동화는 제품의 계획과 설계, 생산 준비 단계에서부터 생산의 제어·관리·운용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좁은 의미로는 로봇과 컴퓨터를 이용한 생산 설비를 통신 및 운반 장비 등과 연결해 컴퓨터의 제어에 따라 다양한 크기와 종류의 제품을 동시에 생산·조립·검사·포장하는 일괄 생산 공정 체제를 가리킨다. 넓은 의미로는 자동 창고, 산업용 로봇, 수치제어 공작 기계, 컨베이어, 무인 운송차, 품질 검사 장치 등과 같이 생산 과정을 감시하고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제품의 수주, 설계, 품질 검사, 자재 관리, 창고 관리 등의 무인 공장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공장자동화나 생산 자동화와 혼용돼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시장 변화에 빠른 대응 가능
산업 자동화 기기 발전은 생산 라인 비용 절감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 생산 전반에 걸쳐 인력에 의존하던 일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발전돼 왔다. 1913년 포드자동차에서 컨베이어 라인 시스템이 최초로 적용된 이후 점차 확대돼 2013년 세계 산업 자동화 시장 규모는 2300억 달러 수준에 이르게 됐다. 민감하고 무거운 액정표시장치(LCD) 기판의 운반 로봇 시스템, 자동차·일반 기계 산업의 용접 및 외팔 로봇 등 작업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산업용 로봇이 활용됐다. 이후 산업 자동화 기술들이 정보기술(IT)과 융·복합화되면서 제어기·센서·구동기 등을 종합적인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돼 왔다.

산업 자동화 시스템에는 산업용 로봇, 머신 비전, 산업용 PC,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 공장자동화(FA)용 센서 등을 포함한다. 머신 비전은 제조 현장에서 필요한 검사 및 측정과 같은 공업적인 활용 분야에 해당하고 산업용 로봇은 자동제어, 프로그래밍, 다목적 처리 기능을 갖는 기계를 의미한다. 산업용 PC는 산업 현장의 온도와 충격 등의 요구 사항에 맞게 설계된 맞춤형 컴퓨터를 뜻한다. PLC는 시퀀스 제어 기능과 수치 연산 기능을 갖춘 제어장치를 의미한다. 디지털 또는 아날로그 입출력 모듈을 통해 로직·시퀀싱·타이밍·카운팅·연산과 같은 특수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프로그램 가능한 메모리를 사용한다. 여러 종류의 기계나 프로세서를 제어하는 디지털 동작의 전자장치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센서는 측정 대상의 정보를 측정해 해독 가능한 신호로 변환하는 소자를 뜻하는 개념이다.
유연화·정밀화…산업 자동화 뉴 트렌드
산업 자동화의 최근 트렌드는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IT와의 융·복합화’다. 산업 자동화 시스템은 네트워크·인터넷·모바일 기술 등의 IT가 생산 설비와 융합되면서 요소 부품의 통합적 관리가 가능해지고 있다. 제어기·센서·구동기 등을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종합적인 시스템으로 통합해 관리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HMI(Human Machine Interface)는 각종 장비와 제어기를 연결해 감시 기능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로, 원격제어가 가능하고 장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산업 자동화의 둘째 트렌드는 ‘산업 설비의 로봇화’다. 산업용 로봇은 위험한 작업을 대체하고 시각·역각(로봇의 팔이나 손이 받는 힘 혹은 토크를 측정) 센서를 통해 3차원 환경 인식이 가능해지면서 산업 자동화의 주역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센서를 통해 외부 환경의 변화를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하며 이에 대응해 움직이는 지능형 산업용 로봇으로 진화하고 있다. 운반 로봇 시스템은 TV 제조 공정에서 민감하고 무거운 LCD 기판을 다루는 데 쓰이고 자동차와 일반 기계 산업의 용접 및 부품 핸들링을 위한 외팔 로봇 등은 주요 공정에 필수품이 되고 있다.

셋째, ‘생산 유연화’는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산업 자동화의 주요 트렌드로 부상했다. 소비자 기호의 다양화에 따라 소품종 대량생산의 일괄 수송 체제에서 생산 자동화를 통한 다품종 소량 다빈도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시장 환경 변화에 더욱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산업 자동화 시스템 역시 유연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됐다. 컴퓨터 통합 시스템(CIM), 유연 생산 시스템(FMS), 컴퓨터 지원 생산 시스템(CAM) 등의 컴퓨터 제어 기술이 적용됨에 따라 동일 공장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해지게 됐다.

마지막으로 ‘센싱과 정밀 생산(Sensing and Refinement)’을 통해 산업 자동화 시스템의 고정밀 생산능력이 높아졌다. 센서 기술이 발달하고 생산 공정에 적용되면서 인간의 감각을 대신하고 보다 일괄적이고 정밀한 제품 생산이 가능해졌다. 물체와의 거리를 판단하고 색을 구분하며 물질의 종류를 감지하면서 생산 공정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외부 환경을 감지하는 센서 기술은 지능형 로봇의 필수 부품으로 향후 산업 자동화 시스템의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세계 산업용 로봇 연평균 15.6% 급증
세계시장 규모는 연평균 7.3% 성장해 2015년에는 2352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 산업 자동화 시스템은 2000년 817억 달러에서 2015년 2352억 달러로 연평균 7.3% 성장해 왔다. 특히 산업용 로봇이 가장 빠르게 성장해 2000년 63억 달러에서 2015년 551억 달러로 연평균 15.6% 성장했다. 같은 기간 산업용 PC는 7.1%, 센서는 6.0%, PLC는 5.1%, 머신 비전은 4.0% 성장했다.

국내시장 규모는 연평균 10.2% 성장해 2015년에는 약 5조3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산업 자동화 시스템은 2000년 1조2000억 원에서 2015년 5조3000억 원으로 10.2% 성장했다. 국내시장에서도 산업용 로봇이 가장 빠르게 성장해 2000년 1200억 원에서 2015년에는 1조9124억 원으로 20.3% 성장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산업용 PC는 14.4%, 센서는 10.2%, PLC는 10.7%, 머신 비전은 5.9% 성장할 전망이다.

산업 자동화의 주요 트렌드와 시장 동향을 바탕으로 국내 산업 발전을 위한 다음과 같은 정책적 시사점이 나온다. 첫째, 신흥 개도국 중심의 제조 네트워크 구축 및 현지 지사 진출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산업 자동화 기술들은 제조업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꾀하고 있는 신흥 개도국을 중심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신흥 개도국의 부상하는 제조 기업들을 중심으로 맞춤형 생산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사를 설립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세분화된 제조업 업종별로 맞춤형 산업 자동화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머신 비전, 산업용 로봇, 산업용 PC, PLC, 센서 전 영역에 걸쳐 세계적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산업에 진입해 있고 세부 업종별 특화된 솔루션으로 경쟁력을 모색하고 있다.

셋째, 산업 자동화의 4대 트렌드에 맞게 산업 자동화의 기술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 IT 분야의 선도적 기술들을 산업 자동화 기술과 융합해 종합적 생산공정 관리 및 원격제어 능력을 고도화하고(IT 융합), 산업용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위험하고 어려운 작업 영역들을 분석해 신규 산업 분야의 산업용 로봇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로봇화). 더욱이 다품종 소량 다빈도화가 필요한 산업 영역을 찾아 생산 유연화 시스템 적용 분야를 모색해야 한다(생산 유연화). 또한 반도체·마이크로 소자 등 정밀화된 생산공정이 필요한 영역들을 중심으로 맞춤형 센서를 개발하고 시장을 선도할 필요(센싱)가 있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