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주택 가격 하락세 ‘닮은꼴’
글로벌 증시가 훈훈한 봄을 보내고 있다. 한국 증시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증시는 연초 이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거안사위(居安思危)라고 했다. 이렇게 좋은 분위기일수록 위기에 대한 대비는 필수다. 증시 투자자들이 꼭 챙겨야 할 악재가 될지도 모를 변수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다. 이에 따른 신흥국들의 유동성 위기 가능성은 당분간 꼭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다음으로는 유럽과 관련해 그리스 문제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정치·외교적 리스크 등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아슬아슬하게 7%에 턱걸이한 중국은 현재 주택 가격 하락이 잠재적 위험 요소다. 앞선 변수들에 비해 중국 주택 가격 하락은 일시적인 영향이 아닌 중·장기적인 악재가 될 수 있어 점검이 필요하다.

중국 부동산 가격 하락 속도는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 당시 부동산 가격 하락 속도와 거의 유사하다. 중국 70개 주요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은 2015년 2월 기준 전년 대비 6% 하락했다. 작년 9월 이후 6개월째 하락세며 하락 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신경 쓰인다. 미국에서는 2007년 3월부터 2008년 9월까지 19개월 하락세를 이어 가다가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졌다는 것을 상기하면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당시 주식시장은 역설적으로 2007년 연말까지 좋았지만 1년쯤 지나 큰 충격을 맞이한 바 있다.

현재 중국을 리먼브러더스 사태 당시 미국과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미국의 당시 가처분소득 대비 모기지 대출 비율은 100%에 달했지만 중국은 현재 25%다. 예금 대비 모기지 비율도 중국이 훨씬 낮다. 중국의 부동산 침체가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같은 엄청난 소용돌이를 불러올 확률은 높지 않다. 다만 중국 부동산 침체가 자금 흐름상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 상승이 끝난 이후가 두려운 상황이다. 중국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부동산 문제만큼은 무섭다. 중국 부동산은 경계할 필요가 있는 변수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