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 업계,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국내 사와 동반 성장 나서

미래 성장 산업, ‘제약’에서 찾다
전 세계적으로 제약 산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현재 1000조 원 규모의 세계 제약 시장은 2017년이 되면 약 14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제약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2014년 한국 정부도 2020년까지 세계 7대 제약 강국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Pharma 2020 Vision’)로 개방형 혁신을 통한 연구·개발(R&D) 확대, 전략적 해외 진출 확대, 제약 기업의 투자 확대 유도 등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정부 시책은 민간 부문의 적극적인 협력과 기여를 전제로 한 것이다. 특히 신약 개발의 노하우와 다양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의 역할 없이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2014년 의약품 수출 113% 증가
지난해 국내에서는 연구·개발 중심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최초의 민간 주도 국제 행사도 열렸다.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와 한국제약협회(KPMA) 주도로 2014년 11월 18일 열린 ‘제약 산업 오픈 이노베이션 콘퍼런스’로, 1000조 원대 세계 제약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임상과 연구·개발 총괄 담당자들이 서울에 집결했다.

이날 행사에서 각 주요 제약사의 R&D와 사업 개발을 담당하는 주요 의사 결정권자들은 국경을 뛰어넘는 논의를 나눴다.

이상석 KRPIA 부회장은 “최근 실질적인 해외 수출 사례가 나오면서 제약 산업이 확실한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인지되고 재조명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업계 간 논의가 뜨거웠다”고 전했다.
미래 성장 산업, ‘제약’에서 찾다
상생 협력을 위한 업계의 노력은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다. 국내 제약 업계는 리베이트로 얼룩진 과오를 윤리 경영으로 극복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지역사회와의 소통 및 국내 제약사와의 상생 협력을 통한 동반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 2013년 국내 시가총액 100대 기업(0.14%)을 앞서는 2014년 글로벌 제약사들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0.42%) 비율이 이를 방증한다.

업계는 이제 약을 ‘공공재’로만 인식하던 정책 환경을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약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옥연 KRPIA 회장은 “글로벌사, 국내사 할 것 없이 혁신을 위해 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상생 협력해야 하는 이때,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제약 산업 육성 의지를 보여준다면 훨씬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제약사들의 ‘블록버스터’ 의약품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2014년 의약품(원료 및 완제 의약품) 수출 실적은 24억 달러 이상으로 전년 대비 약 113% 증가했다. 블록버스터 신약은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의약품으로, 보통 해당 제약 업체 수익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의약품을 말한다.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